이상경 전 차관 사퇴 여파…LH 개혁·주택공급 점검 일정 '빨간불'
이한준 사장 임기 만료 임박 "공급 주체 LH 속도 떨어질 것"
[서울=뉴스핌] 최현민 기자 = 정부의 부동산 정책 수립과 실행의 핵심 축인 국토교통부 1차관과 한국토지주택공사(LH) 사장 자리가 동시에 공석이 되면서 주택공급 계획에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국토부 1차관은 최근 부동산 관련 발언 논란으로 사퇴했고, 이한준 LH 사장 역시 임기 만료를 앞두고 물러날 예정으로, 불과 2주 내 양대 부동산 컨트롤타워의 수장이 모두 비게 된다.
잇따른 부동산 대책에도 불구하고 민심 악화와 집값 불안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정책 공백으로 인한 공급 일정 지연 가능성은 시장 불확실성을 증폭시키고 정부의 주택 안정 기조에도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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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상경 전 차관 사퇴 여파…LH 개혁·주택공급 일정 '빨간불'
29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부동산 정책 총괄 역할을 맡아온 이상경 전 국토부 1차관의 사표 수리와 LH 사장 후임 인선 지연으로 정부의 주택공급 확대 로드맵 전반에 차질이 불가피할 것으로 관측된다.
이 전 차관은 지난 9·7 '주택공급 확대방안'의 설계와 후속 점검, LH 개혁안 추진을 총괄해온 인물로 새 정부의 부동산 공급정책 핵심 축으로 꼽혀왔다. 실제로 이 전 차관은 LH사업구조 개편을 위한 LH개혁위원회 위원장을, 공급 방안 발표 이후에는 9·7 주택공급대책 이행점검 TF(태스크포스)팀 팀장을 맡았다.
정부는 지난 9·7 주택공급 확대방안을 발표하면서 계획의 차질없는 이행을 위해 '9·7 주택공급대책 이행점검 TF(태스크포스)'를 출범시켰다. 지난 16일 이 전 차관 주재로 열린 첫 회의에선 수도권 공공택지 활용과 도심 내 유휴부지 개발을 점검하고 법·제도개선 추진 등으로 공급 속도를 높이기 위한 방안을 논의했다.
하지만 팀장인 이 전 차관의 사퇴로 향후 대책 점검 일정과 후속 추진계획이 지연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나온다.
LH 개혁 역시 속도가 떨어질 것으로 보인다. 임재만 세종대 교수가 민간 공동위원장을 맡고 있지만 사실상 이 전 차관이 개혁 논의를 주도해온 만큼 향후 논의 속도는 떨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특히 LH 개혁위에서 향후 공공물량의 분양과 임대 비율 조정, 주택품질 향상 등을 논의해 중장기 로드맵이 마련될 예정인 만큼 공급 일정이 지연되는 것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 이한준 사장 임기 만료 임박 "공급 주체 LH 속도 떨어질 것"
이한준 한국토지주택공사(LH) 사장의 임기 만료가 임박하면서 정부의 주택공급 속도가 둔화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이 사장은 지난 8월 사의를 표명했으나 아직 사표가 수리되지 않아 임기를 이어가고 있다. 남은 임기는 2주도 채 남지 않았다. 시기적으로는 LH 개혁의 마무리와 함께 주택공급 확대를 위한 사업이 속도감 있게 추진돼야 하지만, 조직을 총괄할 수장의 부재가 길어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특히 최근 부동산 정책을 둘러싼 여론이 악화되면서 정부가 국토교통부 1차관 후임 인선에 신중을 기할 것으로 보여, LH 사장 후임 인선 역시 지연될 가능성이 높다. 이에 따라 정책 컨트롤타워의 공백이 장기화될 경우 공급 일정 전반의 차질이 불가피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실제로 한국은행이 발표한 '10월 소비자동향조사'에 따르면 주택가격전망CSI는 122로 전월(112)보다 10포인트 상승했다. 세달 연속 상승세로 지난 2021년 10월 문재인 정권 말기 아파트값 오름세가 지속되던 시기 수준(125)까지 올랐다. CSI 지수가 100을 웃돌면 1년 뒤 집값이 오를 거라고 본 소비자들이 더 많다는 걸 의미한다.
이처럼 정부가 공급책과 억제책을 번갈아 내놓고 있음에도, 정책 불확실성이 소비자 심리를 자극하며 '집값 상승 기대감'을 되살리고 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업계 관계자는 "정책 라인의 공백이 길어질수록 시장은 불안 심리가 커질 수밖에 없다"며 "공급 일정이 지연되면 실수요자들이 다시 매수세로 돌아설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정부가 정책의 연속성과 실행력을 보여주지 못하면 집값 안정 기조를 유지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덧붙였다.
min72@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