印 국영 정유사는 중개업체 통해 원유 확보, 반면 민간 정유사는 직접 계약 맺어
릴라이언스·나야라, 네스로프트의 최대 구매자
러산 원유 수입 줄이면 印 원유 수입 비용 지난해 대비 약 2% 늘어날 것 전망
[방콕=뉴스핌] 홍우리 특파원 = 러시아 최대 석유기업 로스네프트와 루코일에 대한 미국의 제재가 인도 국영 정유사보다 민간 정유사에 타격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23일(현지 시간) 인도 매체 비즈니스 스탠다드(BS)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우크라이나 전쟁 종식을 위해 꺼내든 대러 석유 제재가 릴라이언스 인더스트리(RIL)와 나라야 에너지 등 인도 민간 정유사에 타격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고 보도했다.
국영 정유사들은 주로 제3의 중개업체를 통해 러시아산 원유를 구매하는 반면, 민간 정유사들은 러시아 석유업체와 직접 장기 계약을 체결하고 있기 때문이다.
원유 순수입국으로 국내 수요의 87% 이상을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 인도는 2022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전쟁이 발발한 뒤 미국 등 서방의 제재로 판로가 막힌 러시아산 원유를 싼값에 구입하며 중국의 뒤를 이은 세계 제2대 러시아 원유 수입국이 됐다.
현재 원유 수입량의 35~40%를 러시아로부터 공급받고 있는 가운데, 로스네프트와 루코일이 전체 공급량의 60%를 담당하고 있다.
인도 재벌 무케시 암바니가 이끄는 RIL은 러시아 원유의 최대 인도 구매업체로, 로스네프트로부터 하루 약 50만 배럴의 원유를 장기 구매하는 계약을 맺어 왔다. RIL은 직접 계약 외에도 중개업체를 통해 러시아산 원유를 구매하고 있다.
인도 서부 구자라트주에서 하루 40만 배럴의 원유를 정제하는 인도 제2대 민간 정유사인 나야라 에너지 또한 러시아 업체로부터 원유를 직접 구매한다. 나야라의 경우 로스네프트가 지분 49.13%를 보유하고 있기도 하다.
다만, 미국이 인도의 러시아산 원유 구매 중단을 압박하고, 로스네프트와 루코일을 직접 제재 대상에 올리면서 인도 정유사들은 러시아산 원유 구매를 재검토하기 시작했다.
로이터 통신은 소식통을 인용, RIL이 인도 정부의 지침에 맞춰 러시아산 원유 수입을 조정할 계획이라고 보도했다.
한 소식통은 "미국의 이번 조치가 있기 전인 1월, 유럽연합(EU)이 러시아산 원유로 생산된 정제 제품에 대한 금지 조치를 내리면서 RIL은 수출 중심의 두 정유소 중 한 곳에 대한 러시아산 원유 수입 중단을 고려했다"고 매체에 전했다.
RIL 외 인디언 오일 코퍼레이션과 바라트 페트롤리엄, 힌두스탄 페트롤리엄 등을 포함한 인도 국영 정유사들도 미국의 제재 발표 이후 로스네프트와 루코일로부터 직접 공급되는 물량이 없음을 확실히 하기 위해 러시아산 원유 구매 계약을 점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 정유사 관계자는 "중개업체를 통해 러시아산 원유 일부가 시장에 유입될 것이므로 당장 '제로(0)'가 되지는 않겠지만 대규모 감축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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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도 릴라이언스 인더스트리 [사진=로이터 뉴스핌] |
한편, 러시아산 원유 수입 감축은 인도의 원유 수입 비용 부담 증가로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ICRA 기업 신용평가 부문 부사장 겸 공동 책임자인 프라샨트 바시쉬트는 "시장 가격 원유로 대체하면 연간 수입 비용이 2%에 약간 못 미치는 수준으로 증가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인도의 원유 수입 비용은 2024/25 회계연도(2024년 4월~2025년 3월) 기준 1370억 달러(197조 608억원)였으며, 이를 기준으로 인도의 연간 원유 수입 비용은 약 27억 달러 증가할 것으로 추산된다.
hongwoori84@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