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적 위기 알림 전설의 영송나무
영송제로 마을 안녕과 신령함 기원
[거창=뉴스핌] 정철윤 기자 = 경남 거창군은 당산마을에 있는 천연기념물 당산리 당송나무에서 오랜만에 송이가 피었다고 20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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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년기염물 당산리 당송 송이 개화 [사진=거창군] 2025.10.20 |
이번 송이 개화는 대략 5년 전까지 1~2년에 한 번씩 자주 피어났던 것에 비해 오랜만에 찾아온 특별한 일로, 올해 대형 산불과 각종 자연재난 등 어려운 시기를 견뎌낸 후에 피어난 만큼 더욱 의미가 깊다.
당산리 당송나무는 약 600년 된 노송으로, 그 생물학적 가치가 뛰어나 1999년 천연기념물로 지정됐다. 이 나무는 마을의 수호목으로서 역사적으로도 특별한 의미를 지니고 있다.
경술국치, 광복, 6·25전쟁 등 국가적 위기 상황이 닥치기 전에 '웅-웅-웅' 소리를 내어 마을 사람들에게 이를 미리 알렸다는 전설이 전해지고 있다.
마을 주민들의 증언에 따르면 2010년 3월 26일 천안함 사건이 발생하기 일주일 전 밤, 당송나무가 '우우웅-우우웅-' 하는 신비로운 울음소리를 냈다고 해, 주민들은 이 나무를 '영송(靈松)'이라 부르며 신령스러운 존재로 여겨, 당산마을에서는 매년 정월대보름에 영송제를 지내며 마을의 안녕을 기원하는 전통을 이어오고 있다.
yun0114@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