셧다운에 투자심리 위축…"2018년과는 다르다"
경제 데이터 지연 우려…연준 '눈 가리고 비행'
은행·기술주 약세, 금·비트코인 강세
[서울=뉴스핌] 고인원 기자= 미국 연방정부가 9월 30일 자정(동부시간)부터 셧다운(업무정지)에 돌입하면서 1일(현지시간) 뉴욕 증시 개장 전 주가지수 선물이 일제히 하락했다. 이번 셧다운은 과거와 달리 장기화 우려가 커지며 이미 취약한 경제 심리에 추가 부담을 주고 있다.
미 동부시간 오전 9시(한국시간 오후 10시) 기준 시카고상품거래소(CME)에서 S&P500 E-미니 선물은 전장 대비 30.00포인트(0.45%) 내린 6708.75에 거래됐다. 나스닥100 선물은 128.00포인트(0.52%) 하락한 2만4772.25, 다우 선물은 159.00포인트(0.34%) 밀린 4만6530.00을 기록했다.
전날까지 S&P500은 3.5% 이상 오르며 9월을 강세장으로 마쳤지만, 정치적 불확실성이 시장을 짓눌렀다.
셧다운은 공화당이 장악한 상원이 임시 예산안 통과에 실패하면서 시작됐다. 민주당은 이 과정에서 공공의료보험 '오바마케어'(ACA·Affordable Care Act) 보조금 연장을 법제화하려 했으나 합의는 무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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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워싱턴DC에 있는 연방 의회의사당. [사진=로이터 뉴스핌] |
◆ 투자심리 위축…"2018년과는 다르다"
역대 셧다운은 시장 충격이 크지 않았지만, 이번에는 고용 둔화, 인플레이션, 역사적으로 높은 주가 밸류에이션 등 복합적 위험 요인이 겹쳐 리스크가 크다는 분석이다. 의회예산국(CBO)은 약 75만 명의 연방 근로자가 무급휴직에 들어갈 것으로 추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연방 근로자 대규모 영구 해고" 가능성을 언급하며 불안을 키웠다.
프리덤캐피털마켓의 제이 우즈 수석전략가는 "시장은 9월 약세 시즌을 비켜가며 매도 명분을 찾고 있었다"며 "셧다운은 예상됐지만, 합의 진전이 없다는 점이 투자자들을 더 불안하게 한다. 이번 상황은 기록상 가장 길었던 2018년과는 배경이 크게 다르다"고 진단했다.
◆ 경제 데이터 지연 우려…연준 '눈 가리고 비행'
셧다운이 장기화하면 9월 비농업 고용보고서를 포함한 주요 경제지표 발표가 지연될 수 있다. 노동부는 사실상 모든 활동을 중단한다고 밝혀 이번 주말 고용보고서 발표가 무산됐다. 이에 따라 이날 개장 전 발표되는 오토매틱데이터프로세싱(ADP)의 민간 고용보고서가 더욱 주목받고 있다.
ADP 보고서는 고용통계국(BLS) 공식 보고서보다 통상 이틀 앞서 발표돼 일종의 '예고편' 역할을 하지만, 공식 통계와 방향성이 늘 일치하는 것은 아니다.
연방준비제도(Fed)는 이달 말 두 번째 금리 인하, 12월 추가 인하를 검토 중이지만, 데이터 공백 속에 정책 결정을 내려야 하는 상황이다. JP모간은 "9월 고용보고서와 다음 주 소비자물가지수(CPI) 발표가 정부 재개 전까지 늦춰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골드만삭스는 "셧다운이 2주 이상 이어질 경우 11월 지표까지 미뤄질 수 있다"며 "이는 연준의 완화 기조 강화로 해석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브라운브라더스해리먼(BBH)의 엘리아스 하다드 수석전략가 역시 "셧다운 장기화는 성장 둔화 위험을 키우고 연준의 유연한 정책 기조 가능성을 높인다"고 내다봤다.
◆ 은행·기술주 약세, 금·비트코인 강세
개장 전 거래에서 은행주는 일제히 하락했다. ▲JP모간체이스(JPM)와 ▲웰스파고(WFC)는 각각 0.5%, ▲씨티그룹(C)은 0.9% 가까이 밀렸다. ▲골드만삭스(GS) ▲모건스탠리(MS)도 약세를 보였다.
강세장을 주도했던 ▲팔란티어(PLTR) ▲오라클(ORCL) 등 기술주도 위험회피 심리 속에 1% 가까이 밀렸다.
반대로 안전자산은 강세를 이어갔다. 금값은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며 글로벌 투자자들의 피난처 역할을 했고, 비트코인도 상승세를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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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키 매장 [사진=블룸버그] |
종목별로는 ▲리튬 아메리카스(LAC)가 시간외 거래에서 32% 폭등했다. 미 에너지부가 회사와 타커패스 리튬 광산 지분을 각각 5% 취득한다는 소식이 호재로 작용했다.
▲나이키(NKE)는 예상 밖의 매출 증가로 4% 넘게 상승했으나, 분기 이익이 31% 줄며 향후 과제가 남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또한 ▲AES(AES)는 블랙록 산하 인프라펀드 인수설에 13% 뛴 반면, ▲마벨테크놀로지(MRVL)(-2.3%) ▲GE 버노바(GEV)(-2.1%)는 증권사 투자의견 하향에 밀렸다.
koinwo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