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5년간 반도체 등 6만명 채용...SK, AI 등 올해만 8000명 채용
포스코, 향후 5년간 1만5000명 채용...카카오도 첫 신입 공채
[서울=뉴스핌] 정탁윤 기자 = 재계가 글로벌 경기 둔화와 미국발 관세 리스크 등 불확실성이 커지는 상황에서도 대규모 채용 계획을 내놨다. 불확실성 속에서도 '청년 고용'이라는 사회적 책무를 다한다는 취지다.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16일 국무회의에서 "우리 기업들이 청년 취업난이라는 또 하나의 고비를 넘는 데 정부와 함께 힘을 합쳐주기를 바란다"고 당부한 지 이틀만이다. 이 대통령은 대기업이 신입보다 경력직 채용을 선호하는 현상을 거론하며 신입을 채용하면 혜택을 주겠다고 약속하기도 했다.
◆ 삼성, 5년간 반도체 등 6만명 채용...SK, AI 등 올해만 8000명 채용
18일 재계에 따르면, 삼성그룹은 향후 5년간 6만명을 새로 채용하며 청년 일자리 창출과 미래 성장사업 육성에 나서기로 했다. 연간 1만2000명 규모로 반도체, 바이오, 인공지능 분야를 중심으로 채용을 확대한다.
삼성은 지난 1957년 국내 최초로 공채 제도를 도입해 지금까지 유지하고 있다. 1993년 여성 신입사원 공채를 신설했고, 1995년에는 학력 제한을 없애며 열린 채용을 선도했다. 현재 삼성전자, 삼성물산, 삼성바이오로직스 등 19개 계열사가 하반기 공채를 진행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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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9월 15일(현지시간) 프랑스 리옹 소재 그루파마스타디움에서 열린 국제기능올림픽 폐회식에 참석한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국가대표 선수단과 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사진=삼성] |
SK그룹도 인공지능(AI) 시대 대비를 위해 올해 12월까지 상반기 규모에 버금가는 4000여 명을 채용해 총 8000여 명을 선발키로 한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실무형 청년인재 육성을 위한 교육 지원도 강화한다.
SK그룹이 중점 추진하고 있는 AI, 반도체, 디지털전환(DT) 경쟁력 강화에 함께할 국내외 이공계 인재들이 주 대상이다. SK하이닉스는 이달 22일부터 다음달 1일까지 하반기(7~12월) 신입사원을 모집한다. 반도체 설계, 소자, R&D, 양산기술 등 SK하이닉스의 AI 반도체 사업 확대에 함께할 역량 있는 인재를 선발, 채용할 계획이다.
현대차그룹도 국가 경제 활성화와 청년 일자리 창출을 위해 올해 총 7200명을 신규 채용하기로 했다. 내년에는 청년 채용 규모를 1만 명으로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한다는 방침이다.
현대차그룹의 채용은 글로벌 모빌리티 퍼스트무버의 위상을 확보하고 미래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차원으로, 국내 연관산업의 고용 유발 효과까지 감안하면 관련 산업의 전체 채용에 미치는 영향력은 더욱 커질 것으로 기대된다.
현대차그룹의 청년 신규 채용은 전동화 및 SDV(소프트웨어 중심 자동차) 전환 가속화 등 미래 신사업 분야에 집중된다. 경쟁력 있는 신규 차종 개발, 품질·안전 관리 강화, 글로벌 사업 다각화, 브랜드 가치 증대를 위한 인원도 확충한다.
◆ 포스코, 향후 5년간 1만5000명 채용...카카오도 첫 신입 공채
포스코그룹은 청년 일자리 창출을 위해 올해 연간 신규채용 규모를 3000명 수준으로 확대하고 5년간 1만5000여명을 채용하기로 결정했다.
포스코 그룹은 올해 그룹 채용 규모를 2600명 수준으로 계획했으나, 청년 일자리 확대를 위해 400명이 늘어난 3000명 수준을 고용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또 내년 이후에도 안전, 인공지능(AI), 연구개발(R&D) 분야 채용 확대 등을 통해 전체 신규채용 규모를 올해와 유사한 수준으로 유지하고 향후 5년간 1만 5000개의 양질의 일자리를 창출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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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계 주요 대기업 [사진=뉴스핌 DB] |
한화그룹은 30개 계열사의 하반기 신규 채용을 실시한다고 밝혔다. 채용 규모는 총 3500여명으로 지난 상반기(2100여명)보다 1400여명 늘어난 수준이다. 계열사별 연간 채용인원은 한화에어로스페이스 1100명, 한화오션 800명, 한화시스템 550명, 한화생명 300명, 한화손해보험 250명, 한화투자증권 200명 등으로 집계됐다.
앞서 카카오도 이달 8일부터 2026년도 카카오그룹 신입크루 공개 채용을 실시한다고 밝혔다. 이번 채용은 창사 이래 처음으로 테크, 서비스, 비즈니스, 디자인, 스태프 등 전 직군을 대상으로 하는 그룹 단위 신입 공채로, 그룹 차원에서 인공지능(AI) 시대에 적합한 인재를 적극적으로 확보하기 위한 목적이란 설명이다.
재계 한 관계자는 "인공지능(AI)의 등장과 불확실한 지정학적 환경처럼 대내외적 경영여건이 급변하고 있지만 경쟁력 있는 청년인재를 제 때 확보하는 것이 지속 가능한 기업의 토대"라며 "인재 채용과 역량 강화를 위한 지원도 지속해 AI 등의 분야에서 국가 경쟁력 강화에 기여한다는 방침"이라고 말했다.
tack@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