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고대죄하는 마음, 전원 총사퇴해야"
"형식적 사과 이상 합의에 못 이르러…국교위 새 출발해야"
[서울=뉴스핌] 송주원 기자 = 이배용 국가교육위원장이 김건희 여사에게 '금거북이'를 건넸다는 의혹으로 지난 1일 사퇴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가운데, 국교위원 6명이 자진 사퇴 의사를 밝혔다. 교육 발전에 이바지하기 위해 설립된 행정기구가 반교육적 부패 기관으로 전락했다는 자성에서다.
김성천 위원 등 국교위원 6명은 4일 "우리는 오늘 자로 위원직을 사퇴한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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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이길동 기자 = 국가교육위원회는 3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비공개 현안 논의 긴급회의를 개최했다. 이날 회의에선 '매관매직' 의혹을 받는 이배용 국가교육위원장 사의 표명과 관련해 대책을 논의했다. 2025.09.03 gdlee@newspim.com |
김 위원 외에 이민지·이승재·전은영·장석응·정대화 위원 등이 뜻을 함께 했다.
이들은 "사회적 합의를 바탕으로 교육정책을 수립하여 교육 발전에 이바지하도록 설립된 합의제 행정기구가 끝없는 무능함과 무책임함으로 발족 후 3년 내내 국민적 비판을 받는 천덕꾸러기 신세를 면치 못하더니 급기야 이 위원장의 매관매직 파문으로 이제는 반교육적 부패 기관으로 전락했다"며 "국교위의 존속 자체가 위협받는 존폐의 위기에 직면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국교위가 사회적 합의를 바탕으로 본연의 책무를 수행하지 못한 것, 내부 갈등을 해결하지 못하고 운영 난맥상이 거듭된 것에 대해 진심으로 국민들께 사과드린다"며 "이 위원장의 매관매직 혐의로 압수수색을 당한 후 잠적하듯 사퇴한 상황에 대해서는 적절한 사과의 말을 찾기 어려운 참담한 심정이다. 교육 기관에서는 상상할 수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이밖에도 이들 위원들은 ▲중장기 국가교육발전계획을 제대로 수립하지 못한 것 ▲지난 총선에 국가교육위원들이 무더기로 특정 정당에 공천 신청해 염불보다 잿밥에 눈이 어두웠던 것 ▲다수의 위원이 극우 편향적 관점을 가진 리박스쿨에 연루된 것 등을 국교위의 과오로 꼽았다.
국교위가 최근 긴급회의를 소집해 긴 시간 토론했지만 형식적 사과문을 내는 것 이상의 합의에는 이르지 못했다고도 밝혔다.
이들은 "늘 그랬듯이 국교위의 거듭된 파행을 극복하고 근본적인 혁신을 마련하는 대책에서는 현저한 의견 차이가 존재하기 때문이다. 현 사태를 바라보는 관점이나 지난 3년 간의 국교위의 상황에 대한 평가에는 건널 수 없는 간극이 있었고 쉽게 좁혀질 수 있는 문제가 아니라는 사실이 다시 확인된 것"이라며 그간의 내홍을 전했다.
김 위원 등은 "현재의 국교위를 그대로 둔다면 다음 3년 역시 지난 3년의 한계를 벗어나지 못할 수도 있다"며 "우리는 국교위에 대한 높은 기대와 이 기대에 부응하지 못하는 국교위를 향한 국민들의 따가운 질책을 동시에 느끼면서 어렵게 발족한 국교위를 더 이상 무책임한 기구로 방치할 수 없다는 판단에 따라 석고대죄하는 마음으로 위원직을 사퇴하고자 한다"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우리가 사퇴를 결심한 이유는 국교위가 지난 3년 간의 족쇄에서 벗어나 새 술을 새 부대에 담는 마음으로 새로운 출발을 해야 한다고 판단하기 때문"이라며 "국교위가 우리 교육의 미래를 활기차게 열어가는 출발점을 마련할 수 있도록 현 사태에 책임 있는 국가교육위원 모두의 총사퇴를 강력하게 촉구한다"라고 강조했다.
jane94@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