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입임대주택 반지하 물량 26호 리모델링해 공유창고 10개소 조성
계절용품·취미용품 등 보관 가능...이용료 월 5만6000원~15만2000원 수준
2026년 상반기 운영 목표..."수요 없어 방치된 반지하 다양하게 활용"
[서울=뉴스핌] 조수민 기자 = 서울주택도시개발공사(SH)가 임대주택으로 활용하고자 매입한 반지하 물량의 일부를 공유창고로 운영한다. 주거시설로 이용이 어려운 반지하 주택을 물품을 보관할 수 있는 창고로 개조하겠다는 것이다. SH는 이용료를 취득하고 시민들은 생활 편의를 높이는 '일석이조'의 정책 효과가 기대된다. 황상하 사장 체제에서 나온 첫 반지하 물량 활용 사업인 만큼 성과에 관심이 쏠릴 전망이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SH는 자체 보유한 매입임대주택 중 반지하 26호를 리모델링해 공유창고 10개소를 조성하기로 결정했다. 리모델링 대상인 반지하 주택은 자치구별로 ▲강남구 4호 ▲강동구 2호 ▲관악구 1호 ▲광진구 3호 ▲구로구 1호 ▲마포구 2호 ▲서초구 5호 ▲성북구 6호 ▲송파구 2호다. 우선 해당 주택들을 대상으로 시범사업을 전개한 후 수요와 이용형태 등을 지켜보고 추가 공급 여부를 정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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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H 전경 [제공=SH] |
SH는 공사가 주택을 매입해 시민들에 시세 대비 저렴한 임대조건으로 공급하는 매입임대주택 제도의 일환으로 반지하 주택을 매입해왔다. 그러나 침수 이력 등으로 상태가 불량한 주택이나 노후 시가지 및 구릉지 등에 위치하는 등 접근성과 주변환경이 열악한 물량의 경우 임대주택으로 공급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 이에 SH는 보유 반지하 주택 활용방안을 다양화하고자 이번 시범사업을 추진하게 된 것이다.
공유창고는 시민들이 계절용품과 취미용품 등 사용빈도가 적으나 공간을 차지하는 물건을 보관할 수 있는 공간으로 조성된다. 소형 원룸에 거주하거나 가구원수 대비 주택이 협소해 불편함을 겪는 시민들에 추가 공간을 제공하겠다는 취지다. 운영은 이듬해 상반기 시작될 예정이다.
이용료는 보관유닛 크기에 따라 월 5만6000원~15만2000원 수준으로 책정된다. 이는 SH가 조사한 시세 대비 80% 수준이다. 다만 SH 관계자는 "운영 초기에는 마케팅을 위해 할인 행사가 이뤄질 수 있다"며 "이용료는 운영계획 및 입지 등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 사업을 위해 SH는 예산 8억원을 투입한다. 사업비는 서울시 등 타 기관의 지원 없이 SH 자체 예산으로 충당한다. 정부와 서울시가 시민 주거환경 상향을 위해 '반지하 주택 소멸 정책'을 강조하면서 SH도 정책 기조를 따라 반지하 주택을 지속 매입해왔다. SH는 그동안 시민 주거향상을 위해 매입한 일부 반지하 주택을 공유 커뮤니티 시설 등으로 용도전환한 바 있으나 본격적인 반지하 활용 사업을 추진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SH 관계자는 "접근성 부족 등으로 활용수요가 없어 방치된 매입주택 반지하 가구를 활용하고자 이번 사업을 추진하게 됐다"며 "공유창고가 청년 및 노후주택 거주민들의 협소하고 열악한 주거여건을 개선하고 삶의 질 향상의 기회를 제공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blue99@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