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뉴스핌] 장일현 특파원 = 11일(현지시간) 영국을 제외한 유럽 주요국 증시가 약보합으로 마감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직접 협상이 나흘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투자자들은 규모 있는 베팅은 자제하면서 조심스러운 행보를 보였다.
미국과 중국 간 무역 휴전이 12일 종료될 예정인 상황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이날까지도 이에 대한 명확한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는 점도 시장을 긴장하게 하는 변수 중 하나였다.
범유럽 지수인 STOXX 600 지수는 전장에 비해 0.32포인트(0.06%) 내린 546.76으로 장을 마쳤다.
독일 프랑크푸르트 증시의 DAX 지수는 81.52포인트(0.34%) 떨어진 2만4081.34에, 프랑스 파리 증시의 CAC 40 지수는 44.48포인트(0.57%) 하락한 7698.52로 마감했다.
이탈리아 밀라노 증시의 FTSE-MIB 지수는 40.27포인트(0.10%) 내린 4만1583.59에 장을 마쳤다.
반면 영국 런던 증시의 FTSE 100 지수는 33.98포인트(0.37%) 오른 9129.71로 마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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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 밀라노 증권거래소. [사진=로이터 뉴스핌] |
미국과 중국은 지난 5월 90일간의 무역 휴전에 합의했고, 이 휴전은 12일에 종료된다. 양측은 지난 7월 29일 관세 휴전을 90일간 연장하기로 합의했지만 최종 결정권자인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까지 가부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미 CNBC는 "전 세계 투자자들은 미·중 간 긴장된 무역 관계의 향후 방향에 대한 소식을 애타게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과 러시아 정상간 회담은 시장이 가장 촉각을 곤두세우는 사안이다.
현재까지는 미국과 러시아 정상이 오는 15일 미국 알래스카에서 만나기로 했다는 것을 제외하고는 이 회담과 관련해 구체적으로 드러나는 내용은 많지 않은 상황이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유럽 주요국 정상들은 이 회담에서 당사자인 우크라이나가 제외돼서는 안된다는 점, 푸틴의 주장대로 우크라이나 점령지를 러시아가 갖게 해서는 안된다는 점 등을 강조하고 있지만 이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확실한 보장도 아직까지 나오지 않고 있다.
로이터 통신은 "우크라이나와 유럽은 우크라이나가 이 회담에서 배제되는 것을 우려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다만 시장에서는 트럼프와 푸틴의 직접 만나는 것이 이번이 처음이고, 양측이 휴전안에 대해 지속적으로 의견을 교환해왔다는 점 등을 들어 이번 회담이 3년 반 지속돼 온 우크라이나 전쟁의 중대한 분기점이 될 수 있다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이 같은 휴전 협상 기대감은 주가에도 그대로 반영됐다.
유럽의 최대 탄약 제조업체인 독일의 라인메탈은 1.6% 하락했고, 전차 엔진 변속기 생산업체인 렌크는 1.6% 내렸다.
범유럽 지수인 STOXX 600의 방산 섹터는 1.1% 떨어지면서 1개월여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독일의 벤치마크 지수도 약세를 면치 못했다.
다만 최근 몇 달 새 유럽이 우크라이나에 대한 무기·장비 지원 비중이 크게 늘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템플턴 글로벌 에퀴티 그룹의 포트폴리오 매니저 겸 연구 분석가인 크레이그 캐머런은 "우크라이나에 대한 무기 지원 양상이 최근 크게 달라졌다"며 "이제는 유럽이 (미국보다) 훨씬 더 많은 무기를 제공하고 있다"고 말했다.
특징주로는 세계 최대 해상 풍력업체로 꼽히는 덴마크의 오르스테드가 "미국 시장의 중대한 부정적 상황에 따라 600억 덴마크 크로네(약 13조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계획하고 있다"고 밝히면서 29.6% 폭락했다.
스위스 제약업체 노바티스는 만성 자가면역 질환인 쇼그렌병 치료 신약 이아날루맙(Ianalumab)의 3상 임상시험이 주목할 성과를 거뒀다는 소식과 함께 2.1% 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