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Q 매출 22.2조원·영업익 9.2조원 기록
HBM 출하·D램 수요 증가…기저 탄탄
"공급 안정성 확보…풀스택 전략 강화"
[서울=뉴스핌] 김아영 기자 = SK하이닉스가 올해 2분기 창사 이래 처음으로 분기 영업이익 9조원을 돌파하며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했다. 고대역폭메모리(HBM, High Bandwidth Memory) 중심의 인공지능(AI) 메모리 수요 폭증과 출하 증가가 실적 급등을 이끌었으며 전 제품군에 걸친 고른 수요 회복세가 실적 기저를 탄탄하게 뒷받침했다.
고대역폭메모리(HBM)는 메모리 칩을 수직으로 적층하고 초고속 인터페이스로 연결해 대역폭을 극대화한 차세대 메모리다. 그래픽 처리장치(GPU), 인공지능(AI) 가속기 등 고성능 연산 장치에 주로 사용된다.
SK하이닉스는 올해 투자 규모를 확대해 HBM 출하량을 전년 대비 두 배 늘리고, 청주 M15X·용인·미국 인디애나 등 글로벌 생산 거점에 대한 대규모 투자를 지속해 미래 경쟁력 확보에 주력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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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 SK하이닉스는 올해 2분기 연결 기준 매출 22조2320억원, 영업이익 9조2129억원을 잠정 기록했다고 공시했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35%, 영업이익은 68% 증가하며 모두 분기 기준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순이익은 6조9962억 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69.8% 늘었다. 2분기 영업이익률은 41%, 순이익률은 31%다.
송현종 SK하이닉스 사장은 "지난 분기는 무역분쟁과 경기 불확실성 등으로 인한 수요 둔화에 대한 우려와 함께 시작됐다"며 "하지만 빅테크 기업의 적극적인 AI 투자가 지속되며 AI 향 메모리 수요 성장이 이어졌고 대외의 불확실성에 대비하기 위한 고객의 선제적인 구매가 더해지며 예상보다 우호적인 환경이 조성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D램의 경우 HBM3E 12단 제품의 본격적인 판매 확대와 아울러 서버·PC형 D램 수요도 증가하면서 출하량은 예상치를 상위하는 20% 중반까지 성장했다"고 덧붙였다.
◆시장 우려 일축…HBM 수요 자신감 굳건
SK하이닉스가 HBM에 대한 수요가 확고하다는 점을 강조하며 시장 일각의 수요 둔화 우려를 일축했다. 아울러 내년 HBM 공급 계획 역시 뚜렷하게 확보됐다고 밝혔다.
SK하이닉스는 실적 발표 이후 진행된 컨퍼런스콜에서 "HBM은 AI 메모리의 핵심 제품으로 자리 잡고 있기에 중요성을 고려하면 수요 성장성에는 의심할 여지가 없다"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이어 "AI 시장이 AI 에이전트와 피지컬AI 등으로 영역을 확장하면서 연산량이 폭발적으로 늘어날 것"이라며 "이는 HBM 수요를 더욱 견인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AI 기술이 빠르게 발전하면서 고객 풀이 확대되고 있고 신제품과 새로운 서비스가 계속 출시되고 있는 점을 고려할 때 앞으로도 높은 성장성이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상반기에 출하가 예상보다 앞당겨 진행된 점에 따라 하반기 수요 둔화 가능성도 언급했다.
SK하이닉스 측은 "2분기 고객 재고 수준이 크게 높아지지 않았고, 메모리 공급사들의 재고가 상당히 줄어든 상황"이라며 "앞으로는 생산 증가에 따른 공급 확대만이 가능하다"고 밝혔다.
또한 "향후 관세 정책에 따라 구매 수요가 영향을 받을 수는 있지만, 수요 가시성이 확보된 제품을 중심으로 안정적인 사업 운영에 주력하겠다"고 설명했다.
◆투자 확대로 차세대 경쟁력 확보 나선다
SK하이닉스는 시장 변화와 고객사의 선제적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생산라인 증설과 투자를 기존 계획보다 확대할 방침이다. 올해 투자 집행 역시 공급 물량 확보를 위한 설비 투자와 함께 장기 성장기반 마련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는 것이 회사 측 설명이다. 특히 올해 HBM 출하량을 전년 대비 두 배 늘리는 것이 목표다.
이를 위해 올해 4분기 청주 M15X 공장이 본격 가동에 들어가고, 이후 차세대 HBM 양산 중심지로 운영될 계획이다.
SK하이닉스 관계자는 "내년 모든 고객들이 필요한 물량에 대한 가시성을 확보해 놓은 상황"이라며 "점진적으로 캐파(생산능력)를 늘려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공장의 공간 제약으로 인해 고객들한테 제품 공급을 못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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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하이닉스 이천 M14 전경 [사진=SK하이닉스] |
이 외에도 용인 공장은 2027년 2분기 준공 목표로, 미국 인디애나주 공장은 2028년 말 가동 목표다. 해당 공장들 역시 중장기 AI 메모리 수요 대응 차원에서 중요한 거점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SK하이닉스는 HBM과 D램 외에도 서버용 저전력 D램, GDDR, SSD 등 다양한 제품군의 생산 확장을 병행하며 기술개발과 장기 성장동력 확보에도 역량을 집중한다는 방침이다.
SK하이닉스 측은 "수요 가시성이 확보된 제품을 중심으로 효율적 투자를 계속할 계획"이라며 "주요 고객과 협의해 공급도 선제적으로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SK하이닉스는 이번 실적을 기반으로 '풀스택 AI 메모리 프로바이더'로서의 포지셔닝을 본격화할 방침이다. 단순한 메모리 제조에 그치지 않고, AI 인프라의 전체적인 성능·효율을 높일 수 있는 HBM, DDR5, AI SSD 등 다양한 포트폴리오를 확보해 시장 지배력을 키운다는 전략이다. 이를 위해 선단 기술 확보, 고객 맞춤형 제품 믹스, 공급 안정성 확보 등 3박자를 지속 강화할 계획이다.
송현종 SK하이닉스 사장은 "AI 생태계가 요구하는 최고 품질과 성능의 제품을 적시 출시해 고객 만족과 시장 성장을 동시에 이끌어 나가는 '풀 스택 AI 메모리 프로바이더로 성장하겠다"고 강조했다.
aykim@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