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뉴스핌] 박승봉 기자 = 경찰이 안산·화성 지역 지자체 사업 수주와 관련해 민간 업자로부터 금품을 수수한 혐의를 받는 현직 경기도의원과 전직 시의원 등 8명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 |
안산상록경찰서 전경. [사진=뉴스핌DB] |
경기 안산상록경찰서는 19일 뇌물수수와 알선수재, 범죄수익은닉규제법 위반 등 혐의로 현직 도의원 3명, 전직 시의원 1명, 민간 업자 4명을 상대로 사전구속영장을 법원에 청구했다고 밝혔다.
도의원들은 화성시와 안산시 지역구를 두고 있으며, 전직 시의원은 해당 지역 의장을 지낸 인물이다. 민간 업자 4명은 이들에게 차명계좌를 제공하거나 자금 세탁을 도운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은 안산시 지능형교통체계(ITS) 구축 사업 과정에서 편의를 제공받는 대가로 사업자 B씨에게서 수천만 원에서 수억 원대의 금품·향응을 수수한 혐의를 받는다. B씨는 이미 해당 사업과 관련해 안산시 6급 공무원에게 수천만 원대 뇌물을 건넨 혐의로 지난달 구속됐다.
경찰은 B씨 수사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도의원 등을 상대로 한 로비 정황을 포착했다. B씨는 여러 지역에서 ITS 사업을 추진하기 위해 이들에게 "경기도 특별조정교부금(특조금)을 선순위로 배정받을 수 있도록 도와 달라"고 청탁한 것으로 전해졌다. 특조금은 도지사 재량으로 배분돼 사업 시행 시기를 앞당길 수 있는 재원이어서, 정치권 로비 창구로 악용된 것으로 보인다.
이들 지방의원은 이후 실제로 지자체와 사업 관계자들을 상대로 B씨 업체를 소개·추천하거나 특조금 배정을 요청한 정황이 드러났다. 경찰은 이들이 챙긴 1억4천만원가량의 금품에 대해 기소 전 몰수보전도 신청했다.
앞서 경찰은 지난달 28일 이들 도의원 사무실과 자택, 전직 시의원 주거지 등을 압수수색해 전자기기와 계좌거래 내역 등을 확보했다. 당시 수사 인력 48명이 투입됐으며, 피의자 전원에 대해 출국금지 조치도 내려졌다.
또 다른 현직 도의원 1명을 비롯해 3명은 B씨로부터 향응을 받거나 범행을 방조한 혐의로 불구속 입건돼 조사를 받고 있다.
한편 뇌물 수수 의혹이 불거진 ITS 사업은 교통신호 체계와 지능형 시스템 구축을 포함한 지자체 핵심 기반시설 사업으로, 사업비 규모가 크고 도의 특조금 지원 여부에 따라 추진 속도가 달라지는 특성이 있다. 경찰은 이번 사건을 지방자치단체 사업을 둘러싼 정·관·재 유착의 전형적인 사례로 보고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구속영장이 청구된 피의자들에 대한 신병 확보와 함께 로비 정황 전반을 추적하고 있다"며 "정치권·관계 기관으로 수사가 확대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1141world@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