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계 "사업재편 등 경영전략에 자사주 활용 불가·주가 부양 악영향"
[서울=뉴스핌] 정탁윤 기자 = 기업이 보유한 자사주의 원칙적 소각을 의무화하는 이른바 '3차 상법 개정안'이 25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1차, 2차에 이어 3차 상법 개정안마저 국회를 통과하며 재계는 사실상 패닉 상태다. 글로벌 기업들간 인공지능(AI) 경쟁에서 정부와 힘을 합쳐도 모자랄 판에 잇단 기업 규제법으로 경영권 방어 걱정을 해야 하는 처지에 놓이게 됐기 때문이다.
지난해 국회를 통과한 1·2차 상법 개정안은 오는 7월과 9월에 각각 시행된다. 1차 상법 개정안은 기업 이사의 충실 의무 대상을 회사 및 주주로 확대하고, 감사위원 선임 시 최대 주주와 특수 관계인의 의결권을 합산 3%로 제한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2차 개정안은 자산 2조원 이상 상장사에 대해 집중투표제 도입을 의무화하고, 감사위원 분리 선출을 기존 1명에서 2명 이상으로 확대하는 내용 등이 포함돼 있다. 재계는 잇단 상법 개정으로 계열사 간 거래나 자회사 설립, 사업부 분할 등이 어려워질 것을 우려하고 있다.
국회와 재계에 따르면, 이날 국회를 통과한 개정안은 회사가 자사주를 취득할 경우 1년 이내 소각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는 내용을 핵심으로 한다. 다만 임직원 보상, 우리사주 제도 실시 등 일정한 사유가 인정돼 이사 전원이 서명·날인한 보유 처분 계획을 매년 주총에서 승인받는 경우는 예외로 두는 조항도 담겼다.
이번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함에 따라 앞으로 상장 기업들은 신규 매입한 자사주를 기한 내에 소각해야 하며, 이를 어길 경우 5000만원 이하의 과태료가 부과된다. 기존에 보유 중인 자사주는 법 시행일로부터 1년 6개월 안에 소각해야 하고, 외국인 투자 지분 제한 기업의 경우 3년 내 처분해야 한다.
재계는 그러나 자사주 소각 의무화의 문제점으로 '사업재편 등 다양한 경영전략에 따른 자기주식 활용 불가', '경영권 방어 약화, '자기주식 취득 요인 감소해 주가부양 악영향', '외국 입법례에 비해 경영환경 불리' 등을 꼽고 있다.
자사주 소각이 의무화될 경우 기업 입장에서는 활용 범위가 제한돼 취득 유인이 줄어들 수밖에 없게 되는 만큼 주가 부양이라는 목적을 달성하기도 힘들다는 분석도 나온다.
해외 주요 기업들의 자사주 보유 비중이 한국 평균보다 오히려 높고, 국내 기업들도 다양한 경영전략에 따라 자사주를 활용하고 있다는 점을 볼 때도 일방적 소각을 못박는 것은 부작용이 클 것이라는 입장이다.
재계 관계자는 "자사주가 대주주의 지배력 확대 수단으로 전락했다는 부정적 측면만 부각되고 있는데, 자사주는 분명 긍정적인 측면이 있다"며 "차등의결권이나 포이즌 필(신주 인수 선택권) 등 경영권 방어장치 관련 보완 입법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경제단체 관계자는 "기업 경영활동을 위축시키고 자본시장에 부정적 영향을 줄 수 있는 자기주식 소각 의무화는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 면서 "당초 제도 개선의 취지를 생각하면 소각이 아니라 처분 공정화만으로도 입법 목적을 충분히 달성 가능하다"고 말했다.
tack@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