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러시아에 50일 시한 주고 관세 위협
유가, 즉각적이지 않은 위협에 낙폭 확대…WTI 2.2%↓
금, 3주래 최고치 피로감에 소폭 반락
[뉴욕=뉴스핌] 김민정 특파원 = 14일(현지시간) 국제 유가가 큰 폭으로 하락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러시아가 전쟁을 끝내지 않으면 고율 관세를 매기겠다고 압박했지만, 투자자들은 그가 50일간의 시한을 주면서 예상한 것보다 러시아에 대한 제재가 즉각적이지 않다고 판단했다.
이날 런던 ICE 선물거래소에서 브렌트유 9월물은 배럴당 전장보다 1.15달러(1.63%) 내린 69.21달러를 기록했고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서부텍사스산원유(WTI) 8월물은 배럴당 1.47달러(2.15%) 밀린 66.98달러에 마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우크라이나에 대한 새로운 무기 지원을 발표하고 러시아가 50일 내 평화 협정에 합의하지 않으면 러시아산 수출품 구매 국가에 100%가량의 혹독한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이 같은 뉴스를 본 시장에서는 미국이 실제로 러시아와 계속 거래하는 국가들에 고율의 관세를 부과할지에 대한 의구심이 커졌고 유가는 낙폭을 늘렸다. 러시아에 대한 발표가 예상보다 강하지 않다는 분석도 유가 하락으로 이어졌다.
프라이스 퓨처스 그룹의 필 플린 선임 애널리스트는 "시장에서는 이번 소식을 가격 하락 요인으로 받아들였다"며 "협상할 시간이 많아 보였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러시아산 원유에 대한 즉각적인 제재 우려가 오늘 아침 시장이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멀어진 것처럼 보였다"고 덧붙였다.
러시아산 원유의 주요 수출 대상국에는 중국과 인도가 포함된다. 미즈호의 밥 야거 에너지 선물 부문 책임자는 "미국이 중국에 100% 관세를 부과할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본다"며 "그렇게 되면 인플레이션이 폭발적으로 치솟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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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11월 30일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열린 G20 정상회의에 참석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서울=뉴스핌]박공식 기자 = 2025.07.09 kongsikpark@newspim.com |
금값은 3주래 최고치에 도달한 피로감과 안전자산 선호 후퇴에 소폭 하락했다. 뉴욕상품거래소(COMEX)에서 금 선물 8월물은 트로이 온스(1ozt=31.10g)당 전장보다 0.1% 내린 3359.10달러에 마감했다. 금 현물은 미국 동부 시간 오후 1시 44분 0.1% 밀린 3350.97달러를 가리켰다.
우리나라와 유럽연합(EU)은 트럼프 대통령과 관세 합의를 원한다고 밝혀 무역 합의 기대를 키웠다. 트럼프 대통령은 주말 사이 EU에 서한을 보내 오는 8월 1일부터 30%의 관세율을 적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투자자들은 15일 6월 미국의 소비자물가지수(CPI)에 주목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지난달 CPI가 전월 대비 0.3%, 전년 대비 2.6% 올랐을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5월 0.1%와 2.4%보다 오름폭이 커질 것이라는 예상이다.
변동성이 큰 항목을 제외해 보다 기조적인 물가 오름세를 보여주는 근원 CPI도 6월 전월 대비 0.3%, 전년 대비 2.9% 상승해 5월의 0.1%와 2.8%보다 빠른 오름세를 보일 것으로 예측됐다.
TD 증권의 바트 멜렉 상품 전략 책임자는 "금 가격이 크게 오른 이후 일부 차익 실현 매물이 나오고 있지만, 전반적으로 금 시장은 여전히 매수세가 강하다"며 "투자자들은 인제 화요일(15일) 발표되는 미국의 CPI와 수요일(16일) 생산자물가지수(PPI)를 주시하며 연방준비제도(Fed)의 향후 통화정책 방향을 가늠하려 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mj72284@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