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협, 의대협 복귀 표명에 "긍정적으로 생각"
교수단체, 국회 복지위 만나며 대화에 적극 나서
환자단체 "사과 없으면 향후 국민 목소리 못 낼 것"
[서울=뉴스핌] 조준경 기자 = 지난 주말 의대생 단체인 대한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 학생협회(의대협)이 단체 휴학 의대생들의 전원 복귀 의사를 밝힌 가운데 사직 전공의들도 복귀를 위한 움직임에 나섰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그러나 환자단체는 전공의·의대생들의 사과를 요구하고 있다.
대한전공의협의회(대전협) 비상대책위원회 정정일 대변인은 14일 뉴스핌과의 인터뷰에서 의대협의 복귀 의사 표명에 대해 "여러 주체가 함께 의과대학 교육체계의 충격을 최소화하기 위한 방향에 뜻을 모은 점을 긍정적으로 생각한다"며 "대전협 비대위는 당면한 의료 현안 해결을 위해 정부, 국회와 대화하고 협력해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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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최지환 기자 = 의대생들이 복귀를 선언한 가운데 지난 13일 서울 시내 한 의과대학 앞을 시민이 지나가고 있다. 2025.07.13 choipix16@newspim.com |
정 대변인은 대전협 차원의 전공의 복귀 선언에 대해서는 함구했다. 그러나 오는 19일로 예정된 임시대의원총회에서 "의결된 요구안에 대한 발표가 있을 수 있다"며 복귀와 관련된 입장이 있을 것이라 예측했다.
기존 전공의들의 대정부 7대 요구안은 ▲과학적인 의사 수급 추계를 위한 기구 설치 ▲불가항력 의료 사고에 대한 구체적인 법적 대책 제시 ▲열악한 전공의 수련 환경 개선 ▲전문의 인력 증원 ▲업무개시명령 전면 폐지 ▲전공의에 대한 부당한 명령 철회와 사과 ▲필수의료 정책 패키지와 의대 증원 계획 전면 백지화였다.
정권이 바뀐 만큼 대전협은 임총에서 새로운 요구안 제시를 통해 돌아갈 명분을 마련할 것으로 관측된다.
앞서 지난 12일 이선우 의대협 비상대책위원장은 김택우 대한의사협회장, 박주민 국회 보건복지위원장 등과 '의과대학 교육 정상화를 위한 공동 성명서'를 발표했다. 의대협은 국회와 정부를 믿고 학생 전원이 학교에 돌아감으로써 의과대학 교육 및 의료체계 정상화되도록 힘쓸 방침이라고 전했다.
다만 복귀 날짜에 대해선 관련 부처들의 협조가 필요하다며 밝히지 않았다. 대통령과 정부 부처가 학사 유연화를 위한 대책을 우선 마련해야 한다는 조건을 제시한 것이다.
전공의 복귀를 위한 움직임도 관측되고 있다. 대전협 비대위는 지난 12일 전국의과대학교수협의회(의대교수협)과 서울 모처에서 만남을 가졌다. 의료계에 따르면 이날 두 단체는 ▲전공의 교육 시간 확보 ▲지도전문의 확충 ▲근무 환경 개선 등에 대해 논의했다.
대전협 비대위는 이날 오후 5시에도 국회 박주민 보건복지위원장과 만나 내부 설문조사를 기반한 전공의들의 의견을 전달할 방침이다.
정 대변인은 "중증·핵심의료 재건을 위해 어떤 조치들이 필요한지 젊은 의사들 입장에서 현장 목소리를 전달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반면 전공의·의대생의 복귀 움직임에 대해 비판적 시각도 존재한다. '사과 없는 복귀'는 안 된다는 주장이다.
김성주 한국중증질환연합회장은 이날 뉴스핌에 "전공의들은 의대생보다도 의료현장을 떠나 의료 공백을 야기한 주체아니냐"면서 "의대생과 마찬가지로 기존의 전제조건을 내걸고 정치권과 정부에 요구하는 것은 있을 수 없다"고 지적했다.
김 회장은 "또 다른 특혜를 요구하면서 환자와 국민들에게는 어떤 사과나 반성의 모습도 없이 본인들이 요구하는 조건과 방식만을 주장하는 오만함과 무례한 태도"라며 "이미 정부와 우리 사회는 많은 양보와 기회를 주었지만 그것을 거부하고 집단행동을 한 전공의와 의대생들은 응당 거기에 필요한 책임과 원칙에 따르면 된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어 "더욱이 1년 5개월 의료 여건을 방치한 집단행동을 마치 개선장군인양 오만한 태도와 자세를 보이며 기세등등 한 모습에 참담함을 금치 못하겠다"면서 "이번 정부와 정치권에서 이런 태도를 갖고 있는 집단에 더 많은 특혜나 조건을 수용하면서도 사과 한마디 받아내지 못한다면 앞으로 우리 국민들은 향후 의료계에 부당한 상황이 발생해도 어떻게 제대로된 목소리를 한번 낼수가 있겠냐"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전공의나 의대생들이 환자와 국민을 위해 진정성있는 모습이라면 사과의 목소리가 먼저 나왔을 것"이라며 "(전공의·의대생 단체로부터)따로 연락온 적 없다"고 덧붙였다.
calebcao@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