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욱희 경제사회노동위원회 전문위원(경영학 박사)
면접은 구인자가 구직자를 평가하는 마지막 관문이다. 최근 채용 과정에서 면접 비중이 점차 커지고 있다. 채용에서 앞의 과정에서 아무리 높은 점수로 통과했을지라도 면접에서 저평가되면 취업의 확률은 급격히 떨어진다.
중장년 구직자들이 현장에서 "이미 앞의 과정에서 높은 평가를 받은 구직자가 면접에서 유리한 건 아닐까요?"라고 자주 질문하곤 한다. 그러나 블라인드 채용 방식을 채택한 기관의 경우, 앞의 채용 과정에서 구직자가 어떠한 평가를 받았는지 면접관은 전혀 알 수가 없다.
당일 면접관 책상 위 서류에는 구직자가 특정인임을 확인할 수 있는 내용들은 모두 가려져 있으며, 자기소개서만 있는 경우도 상당수다. 추가로 향후 업무수행계획서가 있는 정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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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욱희 경사노위 전문위원 |
일반적으로 면접은 주로 면접관이 구직자에게 질문하고, 구직자는 답변하거나 개인의 생각을 주어진 시간 안에 전달하는 과정이 핵심이다. 따라서 면접은 흔히 구직자만 평가받는 자리로만 인식하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면접은 구직자도 해당 기업이나 기관을 평가할 좋은 기회가 된다. 구직자도 해당 기관이나 기업을 직접 방문하여 실질적으로 평가할 수 있다는 의미다. 따라서 면접에서 중장년 구직자가 무작정 주눅 들 필요는 없다.
조금만 신경을 쓴다면 다음과 같은 부분에 대해 해당 기관을 평가해 볼 수 있다. 예를 들면 다음과 같다. 전반적으로 면접관들 스타일은 어떠한지? 면접관 커뮤니케이션 스타일은 어떠한지? 해당 기관의 근무 환경은 어떠한지? 조직 문화나 분위기는 어떠한지? 해당 기관 직원들의 표정은 어떠한지? 등이다.
대학교 졸업 이후 S 기업에서 면접을 볼 당시 이야기를 해보려 한다. 우선 S 기업 건물에 들어가자마자, 직원들이 친절하게 맞이해 주었다. 그리고 별도로 안내받은 곳으로 이동했는데 지정된 면접 대기 장소 분위기도 너무 좋았다. 친절하게 직원들이 안내해 주었으며, 커피도 자유롭게 마실 수 있도록 전반적으로 잘 갖춰져 있었다. 또한 특별히 신경 쓴 점심 식사 제공은 물론 면접 수당까지 챙겨 주는 등 구직자에 대한 세심한 배려를 느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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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양윤모 기자 = 중장년층에게 취업 기회를 제공하기 위한 '2024년 서울 중장년 일자리박람회'가 22일 오전 DDP 아트홀에서 오세훈 서울시장이 참석한 가운데 열렸다. 이번 박람회는 서울시50플러스재단 주관으로 구직자 3000여명과 중장년 구인 희망 기업인 세스코, 현대홈쇼핑70여개가 참여한 가운데 재취업을 위한 안내를 하고 있다. 2024.07.22 yym58@newspim.com |
면접 결과는 어떠했을까? 최종 3차 면접에서 비록 낙방했지만, 지금까지도 필자는 S 기업에 대해서 좋은 이미지를 갖고 있다. 지금은 S 기업의 충성고객이 되었다. 이처럼 비록 취업에서 칼자루를 기관이나 기업에서 쥐고 있지만 구직자도 해당 기관을 평가할 수 있다.
면접에서 A 구직자가 "오늘 면접이라 일찍 와서 00기관을 둘러보았는데, 홍보 문구가 눈에 띄어 인상적이었다"라고 이야기한다. "평소 홍보 문구를 해당 기관의 홈페이지에서만 접하다가 직접 기관에 방문하여 눈으로 보니 가슴에 와닿았다"라고 말했다.
이와 같은 구직자의 답변에 면접관도 즉각 화답하였다. "그렇다면 우리 기관을 홍보해 본다면 어떤 방식으로 할 수 있을지 생각이나 아이디어를 이야기해 보세요."라고 후속 질문을 던질 수 있다. 이렇듯 면접에서 자연스럽게 구직자도 기관에 대해 평가하고 느낀점을 이야기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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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양윤모 기자 = 6일 오전 서울시청 다목적홀에서 개최된 '2025 서울시 4050 중장년 취업박람회'를 찾은 시민들이 일자리를 확인하고 있다. 이번 박람회에는 삼성생명,신한라이프,현대그린푸드, HY한국야쿠르트 등 중장년 채용을 희망하는 30여 개 기업이 참여해 중장년 구직자 450여 명을 채용할 예정이다. 2025.03.06 yym58@newspim.com |
중장년 구직자에게 면접에 가기 전 꼭 주문하는 내용이 있다. 준비된 내용을 충실하게 답변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해당 기관의 근무 환경이나 직원들 표정을 세심하게 관찰하라고 강조한다. 기관의 건물 입구에서부터 나오기까지 만나고 지나친 모든 사람을 관심 있게 보라고 한다. 그리고 면접 결과와 관계없이 전반적으로 그 느낌이 어떠한지 스스로에게 자문해 보라고 한다. 정말 미치도록 일하고 싶은 기관인지 냉정하게 생각해 보라고 주문한다. 면접은 거꾸로 구직자도 냉정하게 해당 구인 기업을 평가해야만 한다.
한 해의 딱 반이 지나가려 한다. 중장년 구직자도 하반기 재취업을 위해 구체적인 계획을 수립할 때 그 내용 중의 하나로 구직자도 기관을 당당하게 평가해 보면 어떨까? 자신이 향후 열심히 미친 듯이 일하고 싶은 조직인지 아닌지에 대해 평가해 볼 수 있다.
구직기간을 단축하려면 지금 당장 자신의 열정을 불태우는 것도 중요하지만 때론 처지를 바꾸어 생각도 해보며, 냉정해져야만 한다. 하반기부터는 면접 이후 구인자와 구직자를 두고 각각 객관적으로 분석해 보았으면 한다.
특히, 자기 자신만 평가하고 실패 요인만 분석하며 낙담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이제부터 중장년 구직자도 해당 기관(구인자)을 당당하게 평가해 보기를 강력히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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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양윤모 기자 = 6일 오전 서울시청 다목적홀에서 개최된 '2025 서울시 4050 중장년 취업박람회'를 찾은 시민들이 일자리를 확인하고 있다. 이번 박람회에는 신한라이프,현대그린푸드, HY한국야쿠르트 등 중장년 채용을 희망하는 30여 개 기업이 참여해 중장년 구직자 450여 명을 채용할 예정이다. 2025.03.06 yym58@newspim.com |
*장욱희 박사는 현재 경제사회노동위원회 전문위원으로 활동 중이다. 그는 성균관대학교 산학협력단 교수와 숭실대학교 경영학부 조교수를 역임했으며, (주)커리어파트너 대표이사로 재직했다. 방송 관련 활동도 활발하다. KBS, 한경 TV, EBS, SBS, OtvN 및 MBC, TBS 라디오 등 다수 프로그램에 출연하여 고용 분야, 중장년 재취업 및 창업, 청년 취업 등에 대해 이야기했다. 삼성SDI, 오리온전기, KT, KBS, 한국자산관리공사, 예금보험공사, 서울시설공단, 서울매트로 등 다양한 기업과 기관에서 전직지원컨설팅(Outplacement), 중장년 퇴직관리, 은퇴 설계 프로그램 개발 등의 업무를 수행했다. 또한 대학생 취업 및 창업 교육, 고용노동부, 중소벤처기업부 정책연구를 수행하였으며 공공부문 면접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그는 '나는 당당하게 다시 출근한다'라는 책을 출간했으며, '아웃플레이스먼트는 효과적인가?'라는 논문을 발표했다. 현재 인사혁신처 정책자문위원회 위원, 여가부 산하 한국청소년상담복지개발원 비상임 이사로 활동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