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김근철 특파원=이란 군이 23일(현지 시간) 카타르에 위치한 미국의 알우데이드 공군 기지에 대해 "강력하고 파괴적인" 미사일 공격을 감행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미국의 핵 시설 공습 이후 이란 정부가 감행한 미군에 대한 첫 보복 공격이다.
CNN 방송 등은 카타르 내 방공망이 가동되며 이란 미사일에 대한 요격이 이뤄지면서 수도 도하 상공에서 큰 폭발음이 계속 들리고 있다고 보도했다. 일부 외신들은 이란이 카타르로 발사한 미사일 10기 중 3기가 미군 기지에 떨어졌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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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타르 도하 상공에서 이란이 발사한 미사일이 요격되는 모습. [사진=로이터 뉴스핌] |
이로 인해 도하 공항과 영공은 일시 폐쇄됐고, 주카타르 미국 대사관은 자국민들에게 외출 자제 및 대피를 권고했다.
이란 국영 TV 등은 이번 보복 군사작전이 '승리의 전령'으로 명명됐으며 이란 최고국가안보회의와 이란군 하탐알안비야 중앙사령부의 지휘로 실행됐다고 보도했다.
이란 군은 성명을 통해 "백악관과 그 동맹에 전하는 이 단호한 행동의 메시지는 명확하다"면서 "이란은 영토 보전과 주권 및 국가 안보에 대한 어떤 침범도 지나치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한편 카타르 정부는 알우데이드 기지를 향한 미사일 대부분을 자국의 방공망이 요격했으며 인명 피해도 발생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카타르 당국은 이번 공격을 강력히 규탄하며, 대응 조치를 취할 국제법적 권리를 보유하고 있다고 경고했다.
백악관 고위 관계자는 "알우데이드 기지를 향한 추가 위협 가능성을 면밀히 주시 중"이라며, 미 국방부와 협조해 대응책을 논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미군은 이라크에 위치한 아인 알아사드 공군 기지에서도 공습 가능성에 대비해 방어 시스템을 가동한 것으로 전해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국방장관, 합참의장 등과 함께 백악관 상황실에서 긴급 대책회의를 열었다고 CNBC 방송이 전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주말 벙커버스터 폭탄 등을 동원한 이란의 핵 시설에 대한 미군의 폭격을 승인했으며, 테헤란 정권의 붕괴 가능성까지 경고했다.
이에 맞서 이란 정부와 혁명 수비대는 "이제 모든 미국 시민과 군인은 합법적 표적이 됐다"고 선언하면서 중동 지역의 미군 기지에 대한 직접 공격 가능성을 시사해왔다.
현재 중동에는 미군 약 3만 명 이상이 주둔 중이다. 주요 기지로는 알우데이드 기지를 비롯해 바레인의 미 해군 제5함대 사령부, 쿠웨이트와 아랍에미리트의 육·공군 주둔 기지, 시리아와 이라크 북부 기지 등이 있다.
kckim100@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