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뉴스핌] 조용성 특파원 = 중국의 네티즌들은 우크라이나 전쟁과 관련해서 러시아를 지지하고 있고, 지난달 인도와 파키스탄의 분쟁 국면에서 파키스탄을 지지했다. 이란과 이스라엘의 전쟁 국면에서 중국 네티즌들은 이란을 지지할 것으로 예상됐지만, 실제로 중국 인터넷 여론은 이란에 냉담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중국의 한 블로거는 "중국의 SNS상에서 이란에 대한 동정의 목소리가 거의 없는 것은 무척 흥미로운 현상이다"라고 평가했다. 진찬룽(金燦榮) 인민대학교 교수는 "중국의 많은 네티즌이 이란에 대해 비판적인 시각을 드러내고 있다"고 언급했다.
중국의 SNS상에는 중국이 이란으로부터 여러 차례 배신당했다는 글들이 나오고 있다.
가장 대표적인 사례로 미국의 이란 제재 위반 수사가 거론된다. 2014년 미국은 이란의 80억 달러 규모의 해외 자산 동결을 해제했으며, 이란은 해제의 대가로 중국 업체들의 이란 내 금융 정보를 미국측에 제공했다. 그 결과 ZTE는 8억 9000만 달러의 벌금을 부과당했고, 중국석유의 이란 남파스 가스전 개발권은 프랑스로 넘어가게 됐다. 그리고 이란의 정보 제공으로 화웨이의 멍완저우(孟晚舟)에 대한 기소가 이뤄졌다.
또한 이란은 2015년 핵 협정이 체결되자 중국과의 14건 인프라 개발 계약을 일방적으로 파기했다.
2021년 중국과 이란은 포괄적 협력 계획을 체결했다. 협약은 에너지, 인프라, 군수 산업 분야에서 중국이 4000억 달러를 투자하는 내용을 담고 있었다. 하지만 이란의 비협조적인 태도로 진행이 더딘 상황이다.
또한 과거 이란 국방부는 중국의 전투기인 J-10CE 구매 계약을 체결했지만, 막판에 계약을 파기하고 러시아의 수호이-35를 구매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중국 상무부의 집계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중국의 대 이란 직접 투자는 전년 대비 87% 감소했다. 같은 기간 사우디아라비아에 대한 투자는 214%, UAE에 대한 투자는 179% 각각 급증했다.
과거 이란의 계약 위반과 협력 사업 파기의 사례들이 다시 언급되면서 중국인들은 이란에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고 있다. 이러한 국민 정서로 인해 미국과 이스라엘이 이란을 선제 공격했음에도 불구하고 중국인들은 이란을 지지하는 목소리를 내지 않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진찬룽 교수는 "이란은 중국과의 교류에서 다소 망설이는 태도를 보였고, 이로 인해 중국과 이란의 협력 사업 추진이 어려움을 겪었다"며 "중국 네티즌들의 이란에 대한 냉담함이 충분히 이해될 만하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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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지난해 10월 마수드 페제시키안 이란 대통령을 만나 악수하고 있다. [신화사=뉴스핌 특약]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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