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뉴스핌] 장일현 특파원 = 러시아가 북한에 자폭 드론 기술을 전수하고 있다고 우크라이나군 정보수장이 말했다.
북한이 자폭 드론을 대량으로 생산하는 역량을 갖게 될 경우 남한 전역을 대상으로 한 드론 공격 능력을 갖추게 될 것이란 우려가 제기될 수 있는 대목이다.
![]() |
최근 비밀 장소에서 이란군에 전달된 드론이 진열돼 있는 모습.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이후 이란은 러시아에 최대 드론 공급국 역할을 하고 있다. [사진=로이터 뉴스핌] |
키릴로 부다노우 우크라이나 국방부 산하 정보총국(GUR) 국장(중장)은 9일(현지시간) 공개된 미국 군사매체 워존(TWZ)과의 인터뷰에서 "모스크바(러시아)가 평양(북한)에 한반도의 힘의 균형을 바꿀 수 있는 첨단 군사 기술을 제공하고 있다"고 말했다.
부다노우 국장은 "러시아는 북한의 장거리 가미카제(자폭) 드론 개발과 KN-23 단거리 탄도미사일의 정확도 향상 등에 도움이 되는 기술을 제공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이번 전쟁에서 우크라이나에 심각한 공중 위협을 가하고 있는 샤헤드(Shahed) 계열의 드론 생산 능력이 북한에 넘어가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러시아와 북한은 가르피야(Garpiya)와 게란(Geran) 유형의 무인기 생산 능력을 북한에 구축하기로 합의했다"며 "이는 남북한 간 군사적 균형에 분명한 변화를 가져올 것"이라고 말했다.
게란은 이란제 샤헤드-136 드론의 러시아 버전이며, 가르피야는 러시아가 중국산 엔진과 부품으로 생산하는 드론이다.
부다노우 국장은 "러시아는 (전쟁 초기) 이란에서 샤헤드 드론을 제공받았지만 지금은 매달 2000대 가량을 자체 생산하고 있다"며 "향후 생산 능력을 월 5000대까지로 늘릴 계획"이라고 말했다.
러시아는 생산 능력 확대와 함께 (드론의) 사거리와 폭탄 탑재량, 공격 패턴 등을 지속적으로 개선하고 있는데 이런 역량이 모두 북한으로 전수되고 있다는 것이다.
부다노우 국장은 "북한이 샤헤드 드론을 보유하게 되면 남한의 어느 곳이든, 그리고 엄청난 규모로 목표물을 타격할 수 있게 된다"며 "이는 남한의 방공망을 무력화시켜 (전투기와 미사일 등) 다른 무기의 공격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북한의 단거리 탄도미사일 KN-23의 능력도 러시아 덕분에 크게 향상됐다고 했다. 그는 "(KN-23 탄도미사일이) 러시아에 이전되기 시작했을 때는 몇 ㎞의 오차를 보였는데 지금은 정확히 목표물을 타격하고 있다"며 "이는 러시아와 북한 전문가들의 공동 연구의 결과"라고 했다.
한편 부다노우 국장은 우크라이나군이 기습 공격으로 한때 서울 면적의 2배 이상을 점령했던 러시아 쿠르스크 전선에 현재 북한군 1만1000명이 배치돼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