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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러와 미 국채 수익률 '엇박자' 탈동조화 의미와 대응은

기사입력 : 2025년06월02일 16:31

최종수정 : 2025년06월02일 16:31

상관관계 3년래 최저 수준
CDS 스프레드 그리스와 흡사
헤지 비율 높아지면 약달러 악화

[서울=뉴스핌] 황숙혜 기자 = 지난 수 년간 강력한 동조 현상을 나타냈던 미국 달러화와 국채 수익률이 엇박자를 내고 있다.

정상적인 상황이라면 시장 금리가 오를 때 달러화 가치도 상승하지만 최근에는 금리가 올라도 달러화가 주요국 통화에 대해 약세 흐름을 지속하는 모양새다. 특히 4월2일 이른바 '해방의 날' 이후 달러화와 국채 수익률 사이에 탈동조 현상이 두드러진다.

시장 전문가들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정책을 배경으로 지목한다. 고율의 관세와 오락가락하는 정책 기조, 여기에 '크고 아름다운' 감세안까지 미국 경제 펀더멘털과 재정을 둘러싼 회의론을 부추긴다는 얘기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미국 10년 만기 국채 수익률은 4월 초 4.16%에서 최근 4.42%까지 상승했다. 하지만 같은 기간 6개 바스켓 통화에 대한 달러화 가치를 반영하는 달러 인덱스는 4.7% 하락했다.

통상 국채 수익률 상승은 높은 금리를 찾는 해외 투자자들의 미국 자산 매입을 부추겨 달러화 수요를 높이는 한편 상승 모멘텀을 강화하는 결과를 가져온다.

실제로 지난 수 년간 국채 수익률과 달러화는 높은 상관관계를 나타냈다. 하지만 4월 초 이후 양의 상관관계가 깨졌을 뿐 아니라 최근 수치는 약 3년래 최저치로 하락했다.

달러화 [사진=블룸버그]

UBS의 샤합 얄리누스 주요 10개국(G10) 외환 전략 헤드는 FT와 인터뷰에서 "정상적인 상황이라면 금리 상승이 미국 경제의 강한 펀더멘털로 해석되면서 해외 자본 유입을 확대해야 한다"며 "하지만 최근에는 국채 수익률 상승이 미국의 재정 상황과 정치적인 불확실성을 반영하는 결과이기 때문에 달러화에 부담을 가하는 모양새"라고 설명했다.

미국 재정 건전성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면서 국채의 안전자산 지위가 흔들리면 투자자들이 요구하는 수익률이 높아지고, 달러화 자산에 대한 선호도가 낮아져 달러화 자체의 수요도 떨어진다. 달러화 약세 흐름은 이 같은 배경에서 나온 결과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로이터 뉴스핌]

상황은 국제 신용평가사 무디스의 미국 신용등급 강등과 트럼프 행정부의 감세안 추진에 따라 더욱 악화됐다.

감세안이 하원을 통과하면서 미국의 재정 적자가 더 크게 늘어나고, 국채 발행 물량이 증가할 것이라는 우려가 투자 심리를 냉각시켰다는 해석이다.

6월1일(현지시각) 미국 언론에 따르면 스콧 베선트 미 재무장관은 국채 디폴트가 발생하는 일이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역설적으로 디폴트 리스크에 대한 시장의 우려를 반영하는 단면으로 풀이된다.

아폴로 글로벌 매니지먼트의 토스텐 슬록은 신용부도스왑(CDS) 스프레드에 주목한다. 미국 국채의 신용부도스왑 스프레드가 그리스 및 이탈리아와 흡사한 수준에서 등락하고 있다는 얘기다. 스프레드 상승은 투자자들이 판단하는 디폴트 리스크가 높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금리 인하 압박 역시 투자 심리를 악화시키는 요인으로 지목됐다.

주요 외신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주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을 백악관에 불러 금리 인하를 미루는 데 대해 실수라고 지적했다.

글로벌 외환시장에서 달러화의 강한 입지와 주요 통화에 대한 상승 탄력은 제도적 무결성에서 나온다고 시장 전문가들은 주장한다.

법치주의와 중앙은행의 독립성, 그리고 예측 가능한 정책이 달러화를 강하게 하는 요인이라는 설명이다. 달러화가 기축통화 지위를 유지하는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하지만 최근 3개월 가량 이 같은 부분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가 달러화의 제도적 신뢰성을 훼손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국채 수익률과 달러화 사이에 발생한 괴리 현상은 최근 몇 년간의 패턴과 뚜렷한 변화를 나타낸다. 트럼프 행정부 2기의 출범 이전까지 통화정책 방향과 경제 성장에 대한 기대가 정부의 차입 비용에 핵심적인 변수였다.

아문디의 안드레아스 쾨니히 글로벌 외환 책임자는 FT와 인터뷰에서 "기본의 패턴이 무너지면서 안전자산을 찾는 투자자들에게 리스크를 가중시키고 있다"며 "포트폴리오 운용 원칙이 뿌리부터 흔들리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자산운용사들이 달러화에 대한 롱 포지션을 유지하는 일이 전반적인 수익률을 안정화시키는 전략이었고, 달러화가 균형 요인일 때는 안정적인 포트폴리오를 확보하기 위한 방안이었지만 갑작스럽게 달러화가 다른 위험 자산과 연동성을 보이면 투자 리스크가 커진다는 의견이다.

지난해까지 달러화가 헤지 역할을 했지만 이제 다른 자산과 같은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어 분산 투자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의미다.

골드만 삭스는 보고서를 내고 "투자자들이 각기 다른 자산들 사이에 근본적인 변화가 발생했는지 여부에 신경을 곤두세운다"며 "최근 국채 수익률 상승과 주가 하락 속에 나타난 달러화 약세 현상은 포트폴리오 헤지 수단 모두에 도전이 되고 있다"고 전했다.

약달러 현상은 부분적으로 달러화 표시 자산을 보유한 투자자들이 해당 투자에 대한 헤지를 늘리면서 달러화에 숏 포지션을 취하는 과정에 발생할 것으로 분석된다.

UBS는 "정책 불확실성이 클수록 투자자들이 헤지 비율을 높일 가능성이 크다"며 "기존의 달러화 자산 보유량에 대한 헤지 비율이 상승하면 수 백억 달러 규모의 달러 매도가 이뤄지는 셈"이라고 설명했다.

골드만 삭스는 "투자자들이 달러화 약세에 대비한 포지션을 취해야 한다"며 "특히 최근 몇 달간 상승 모멘텀을 보인 유로화와 엔화, 스위스 프랑화에 대해 적극적인 매수 전략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새로운 위험 요인들이 금의 비중을 확대하는 전략에 설득력을 실어줬다고 보고서는 전했다.

 

shhwang@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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