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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 대선공약] 이재명 '증세' vs 김문수 '감세'…상반된 해법

기사입력 : 2025년05월24일 06:00

최종수정 : 2025년05월24일 06:00

법인세·소득세·상증세로 갈라진 두 후보 세제공약
감세로 경제 살린다는 김문수, 보수경제관 전면에
조용하지만 분명한 증세 신호 보낸 이재명의 철학

[세종=뉴스핌] 이정아 기자 = 제21대 대선 후보 간 극명하게 갈리는 공약 중 하나는 세제다. 김문수 후보는 감세를, 이재명 후보는 증세를 주장하며 입장이 갈렸다. 

경기 둔화와 양극화, 고령화까지 겹친 지금 세제공약은 후보의 경제철학과 국정 방향을 드러내는 '바로미터'로 해석된다. 

◆ 감세 vs 공정…김문수·이재명 두 후보의 법인세 철학

김문수 국민의힘 후보는 대표적인 감세론자다. 그는 경제 활력을 회복하려면 기업이 움직이게 해야 한다며, 법인세 최고세율을 현행 22%에서 20%로 인하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문재인 정부에서 25%까지 올랐던 법인세율을 다시 낮추려는 흐름을 되살리겠다는 의미다.

윤석열 정부는 집권 초기 법인세율을 22%로 낮춘 바 있는데, 김 후보는 이 흐름을 잇되 한 단계 더 과감한 인하를 제안한 것이다.

김 후보는 또 법인세 과표 구간을 단순화하고, 신성장·첨단산업·지방투자 기업에 대해 과감한 세액공제를 확대하겠다고 했다. 감세의 수혜를 특정 기업군에 집중시키겠다는 전략이다.

그는 감세를 기업 투자와 고용 창출의 동인으로 바라본다. 과거 보수 진영이 즐겨 쓰던 '낙수효과' 프레임을 다시 꺼내든 셈이다.

하지만 이런 접근에는 우려도 따른다. 한국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법인세 비중은 이미 주요 OECD 국가보다 높은 편이지만, 동시에 법인세 실효세율은 낮다는 지적도 많다.

세율만 인하할 경우 대기업이 주로 수혜를 입고, 중소기업·자영업자 등은 혜택에서 멀어질 수 있다는 비판도 제기된다.

반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법인세 공약에서 세율 자체를 언급하지 않았다. 대신 그는 '공정경제 실현'을 핵심 키워드로 제시하며 지배주주의 사익편취 방지, 자본거래 감시 강화, 기술탈취 근절 등 기업 내부 거래 감시에 방점을 뒀다.

이는 조세회피를 줄여 실질적인 과세 기반을 확보하겠다는 뜻이다. 다시 말해 '실효세율'을 높이겠다는 접근이다.

이 후보의 공약집에서는 '대기업 중심의 불공정 거래를 바로잡아 경제의 투명성을 확보하고, 시장 질서를 회복해야 한다'는 문장이 반복된다.

또 그는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의 부담은 줄이되, 대기업과 플랫폼 기업의 과세 회피는 철저히 차단하겠다는 태도다. 이를 위해 디지털세, 이익공유제, 플랫폼 수수료 상한제 등 간접 과세 구조 개편 도구들을 활용할 가능성이 있다.

세율을 건드리지 않고 과세 기반을 넓히는 방식은 단기적 세수 증가에는 유리할 수 있으나, 기업으로서는 과세 불확실성이 높아질 수 있는 위험도 따른다.

특히 기업 내부에 대한 규제와 감시는 자칫 '정책 리스크'로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 중산층 감세부터 기회 보장, 누진 강화까지…갈라진 입장

김문수 후보는 소득세 정책을 '가장 먼저 손봐야 할 분야'로 꼽는다. 그는 고물가·고금리 시대에 중산층의 세 부담을 완화해야 소비와 내수가 살아난다는 입장이다. 이를 위해 '소득세 물가연동제' 도입을 공약으로 내세웠다.

이 제도는 물가가 상승하면 소득세 과표 기준도 그에 맞게 자동 조정되도록 해 사실상 세금 인상 효과를 막는 장치다. 현재 구조에서는 명목소득이 조금만 늘어도 상위 과표 구간으로 넘어가며 '소득 인플레이션 과세 문제'가 발생한다는 게 김 후보의 문제의식이다.

[광명=뉴스핌] 최지환 기자 =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22일 오후 경기 광명시 철산로데오거리에서 열린 "내일은 더 밝을" 광명시 유세에서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2025.05.22 choipix16@newspim.com

또 근로소득공제·인적공제 확대, 비과세 항목 확대 등도 병행하겠다고 밝혔다. 여기에 배당소득 분리과세, 장기주식보유에 대한 세제 혜택까지 포함해 중산층과 투자자 모두의 세 부담을 낮추겠다는 전략이다.

김 후보는 정직하게 일하는 사람이 세금에 짓눌려선 안 된다는 기조를 띄고 있다. 전체적으로 보면 그의 조세정책은 '더 적게 걷고, 시장이 움직이게 하자'는 자유주의 경제철학에 기반하고 있다.

이재명 후보는 공식 공약에서 소득세율 인상이나 감세를 직접적으로 언급하지 않았다. 그러나 그의 공약 전반을 살펴보면 중산층 이하에 대한 금융 지원과 공공재정 확대, 고소득자와 대기업에 대한 공정 과세 요구가 선명하게 드러난다.

그는 기본적으로 조세의 공정성을 강조하면서 소득세에 대해서도 소득에 비례한 과세, 즉 누진세 강화 방향을 기조로 유지하고 있다. 과거 성남시장, 경기도지사 시절에도 이러한 세금 철학을 반복한 바 있다.

특히 이 후보는 10대 공약에서 '청년미래적금'을 통해 청년층의 자산형성을 돕고 소상공인 대환대출, 상병수당 확대, 폐업지원 현실화 등 재정 지출 공약을 다수 포함했다. 이는 고소득층이나 대기업에 대한 조세 기반 확충 없이는 실현이 어려운 구조다.

또 공약집에서는 '세금을 거둘 때는 공정하게, 쓸 때는 더 공정하게'라는 문구가 언급된다. 이는 조세부담률 자체보다 조세구조의 정당성을 앞세우는 전략이며, 향후 집권 시 고소득자 대상 세율 조정 또는 공제 축소 방식의 조용한 증세 가능성을 시사한다.

다만 선거 전략상 직접적인 '증세' 표현은 지양하고 있으며, 소득세 구조에 대한 사회적 합의나 조세 정의 프레임을 통해 우회적으로 접근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 김문수 "과도한 징벌" vs 이재명 "자산 불평등 해소"

김문수 후보는 상속·증여세를 '과도한 징벌'이라고 본다. 그는 상속세 개편을 주요 감세 공약으로 삼아, 현행 상속세 체계를 '유산취득세' 방식으로 전환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피상속인의 총자산 기준으로 과세하는 현행 구조를, 수증인이 받은 자산 기준으로 개별 과세하는 방식으로 바꾸겠다는 것이다.

특히 부부간 상속은 전면 면제하고, 가업승계에 대해서는 상속세 납부유예 제도 확대를 약속했다.

[인천=뉴스핌] 김학선 기자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21일 오후 인천 계양역 앞에서 유세를 마치고 두 손을 들어보이고 있다. 2025.05.21 yooksa@newspim.com

그는 또 상속세와 증여세의 실효세율이 낮다는 비판에도 불구하고 제도적 복잡성과 심리적 부담이 기업 경영을 위축시킨다는 입장을 고수한다. 상속세 자체보다, 그 존재가 '미래 설계의 불확실성'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것이다.

감세의 수혜가 고소득층에 집중될 수 있다는 비판에 대해선 "중산층에게도 상속세는 실질적 장벽"이라며 공정한 경쟁을 위해선 상속의 자유가 필요하다고 맞서고 있다.

이재명 후보는 상속세와 증여세에 대해 공식적인 감세나 증세 방침을 제시하진 않았다. 하지만 그의 공약 전반에는 '편법 차단', '지배구조 개혁', '자산 불평등 해소'라는 철학이 뚜렷하게 녹아 있다.

그는 공정경제 공약에서 지배주주의 사익편취 방지, 자본거래 감시 강화, 기술탈취 근절 등을 제시하며 부의 집중과 세습을 막는 제도적 장치를 다수 포함시켰다. 상속세 자체를 바꾸지 않더라도 과세 기반을 넓히고 정당성을 확보하는 방향으로 해석된다.

증여세와 관련해선 명시적 언급은 없지만, 공약집에 '자본거래를 통한 사익 편취 차단', '세법과 회계법의 연계 강화' 등의 표현이 반복된다.

이는 직접적인 세율 인상이 아니더라도, 과세 회피를 막고 세금 정의를 구현하는 시그널로 볼 수 있다.

특히 부의 세습을 방지하고, 조세회피를 차단하는 장치로 상속·증여세의 역할을 '공정사회 설계의 핵심 도구'로 보는 시각이 드러난다.

다만 이재명 후보도 선거 국면에서 '증세' 표현을 피하고 있다. 대신 조세 정책의 정당성과 사회적 수용성 확보를 중시하는 전략을 취하고 있다.

각 후보가 바라보는 세금은 숫자가 아니다. 누가 내고, 어디에 쓰이며, 어떤 구조로 작동하는지에 따라 세금은 '국가 철학'이 된다. 감세냐 증세냐를 넘어, 유권자가 공감할 수 있는 조세의 방향성과 정의감이 이번 대선의 중요한 선택 기준이 될 것이다.

plum@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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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담대 이어 전세대출 문턱 높인다 [서울=뉴스핌] 정영희 기자 = 정부의 고강도 대출규제에 은행권 또한 전세대출 문턱을 높이고 있다. 가계대출 감축 취지에 발맞춘 조치이지만 서민 실수요자의 주거 사다리가 점점 짧아질 수 있다는 비판도 덩달아 커지는 모습이다. 최근 1년간 서울 아파트 전세 거래량 변동 추이 [그래픽=김아랑 미술기자] ◆ 대출 안 내준단 은행에… 집주인·세입자 모두 '망연자실' 8일 금융권은 이번 주부터 전국 단위로 조건부 전세대출 취급 제한을 확대했다. 신한은행은 지난 6일부터 10월까지 임대인 소유권 이전이나 보유 주택 처분을 조건으로 한 전세대출을 막기로 했다. 집주인이 기존에 갖고 있던 근저당을 말소하는 대신 나오는 전세대출도 마찬가지다. 본래 수도권을 대상으로만 금지했으나 이를 전국으로 확대한다. 하나은행은 이달 5일부터 9월 실행 예정인 전세대출의 신규 신청을 받지 않기로 했다. NH농협은행도 비슷한 상황이다. IBK기업은행은 이보다 하루 빠른 이달 4일부터 대출 모집인을 통한 전세대출 추가 접수를 전면 중단했다. 정부는 지난 6월 27일 수도권·규제지역의 '가계부채 관리 강화 방안'을 발표하며 가계대출 조이기에 나섰다. 같은 달 28일부터 수도권 내 주택담보대출 한도를 6억원 이하로 제한하고 다주택자의 추가 주택구입 대출을 전면 금지했다. 세입자가 전세자금대출을 받는 날 해당 주택 소유권을 이전하는 것을 조건으로 하는 소유권 이전 조건부 전세대출도 불가하다. 이와 함께 하반기 은행권 가계대출 증가 목표치를 기존의 절반으로 줄였다. 5대 은행(국민·신한·하나·우리·농협)은 가계대출 증가액 목표치를 7조2000억원에서 3조6000억원으로 축소했다. 지난달 가계대출 증가액은 4조1386억원으로 전월(6조7536억원)보다 38.7% 줄었다. 갭투자를 차단하겠다는 명목이지만 당장 자금 조달에 차질이 생기면서 전세 입주를 앞둔 이들은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수중에 돈이 없는데 은행 대출 문까지 막히면서 입주를 못 하는 일이 벌어지고 있어서다. 대출이 많이 껴있는 집이나 주택 여러 채를 소유한 임대인의 집에 들어가려면 대출이 나오지 않을 수 있다.  전세 매물도 감소세다. 전세계약 만료를 앞둔 집주인도 대출이 안 나와 보증금 반환이 어려워지자 세입자를 받는 대신 직접 입주를 선택하는 일이 늘었다. 부동산 빅데이터업체 '아실'에 따르면 6일 기준 서울 아파트 전세 매물은 2만3467건으로 전년 동기(2만6512건) 대비 11.5% 감소했다.  거래량도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아파트 전세 거래량은 9546건으로 전월(1만2120건) 대비 21% 줄었다. 수요는 많은데 매물은 줄어들면서 가격은 상승세다. 지난달 서울 아파트 중위 전세가격은 평균 5억6333만원으로 한 달 사이 333만원 올랐다. 전년 동기(5억 3167만 원)와 비교하면 6.0% 뛰었다. ◆ "돈도 매물도 없다" 갈 곳 없는 세입자, 월세로 눈 돌려 6.27 대출규제에 정책대출 감축 내용도 포함되며 전셋값 상승 압력을 더욱 키울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서민 주거 안정을 위해 지원되던 청년·신혼부부·신생아 버팀목 전세대출의 한도도 줄었다. 상품에 따라 상한선이 최소 4000만원에서 많게는 6000만원까지 내려오면서, 이를 통해 보증금을 마련하려던 예비 세입자들의 부담이 커지게 됐다. 이재윤 집토스 대표는 "2년 전보다 전세가가 하락해 보증금 반환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일부 집주인 입장에선 이번 규제가 전세 보증금 반환 리스크를 더욱 가중시키는 또 다른 변수로 다가올 것"이라고 말했다. 양지영 신한 프리미어 패스파인터 전문위원 "정책대출이 줄어들면 장기 저리 대출 수단이 사라지면서 주거 사다리 형성이 더 어려워진다"며 "청년, 신혼부부 등 초기 자산 형성이 되지 않은 계층과 주택 구입이 더 멀어지며 임대시장으로 밀려나는 현상이 가속화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무주택 실수요자는 전셋값이 오르고 자금줄은 막힌 이중고 속에서 집을 구하긴 해야 하니 반전세나 월세 등을 선택할 수밖에 없는 처지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에서 발생한 아파트 신규 임대차 계약 중 월세 비중은 42.2%(5555건 중 2345건)으로 전년 동기(41.5%)보다 0.7%p 증가했다. 이런 상황에서 국정기획위원회가 전세대출과 정책모기지에도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적용을 검토하겠다고 알려지며 우려가 더욱 커졌다. 전문가들은 대출 규제의 부작용을 해결할 추가 대책이 적절히 마련돼야 한다며 입을 모은다.  김인만 김인만경제연구소 소장은 "집값 급등의 원인이 되는 수급 불균형 문제 해결이나 세금 관련 규제 등을 통해 주택시장을 안정화하겠다는 메시지를 던질 시점"이라고 말했다. 김덕례 주택연구실장은 "이전 정부 경험에 비춰볼 때 이번 대출 규제 효과는 3∼6개월에 불과할 우려가 있다"며 "빠르고 강력한 공급 대책을 강구하지 않으면 눌려 있던 매매 수요가 저금리와 경기 활성화 분위기를 타고 다시 살아나면서 4분기 중 집값이 다시 급등세로 돌아설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chulsoofriend@newspim.com 2025-08-08 0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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