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제일교회 특임전도사 "혐의 인정할 수 없어"
대리인단 "국민저항권 행사한 것, 무죄 확신"
[서울=뉴스핌] 조승진 기자= 지난 1월 윤석열 대통령의 구속영장 발부 과정 당시 서울서부지법에서 발생한 집단 난동 사태 피고인들에 대한 첫 재판이 10일 열렸다.
이번 재판에는 전광훈 목사가 이끄는 사랑제일교회 특임 전도사로 알려진 이형석 씨가 피의자로 포함됐다.
이날 서울서부지법 형사합의11부(재판장 김우현)는 이날 난동 사태 가담자 63명 중 우선 기소된 23명에 대한 첫 공판기일을 열었다. 피고인 수가 많아 14명은 오전에, 9명은 오후에 재판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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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김학선 기자 = '서부지법 난동 사태' 관련 첫 재판이 시작된 10일 서울 마포구 서울서부지방법원 인근에서 열린 서부지법 애국청년들 불법구속 규탄대회에서 참가자들이 피켓을 들고 있다. 2025.03.10 yooksa@newspim.com |
오전 법정에서는 경찰관 폭행,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 종료 후 떠나는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차량을 둘러싸거나 공격, MBC 취재진 폭행 등 혐의에 대한 재판이 열렸다.
오후 법정에서는 지난 1월 19일 새벽 윤 대통령에 대한 구속영장이 발부된 직후 법원에 난입하거나 기물을 파손한 혐의(특수건조물침입 등)를 받는다. 사랑제일교회의 특임 전도사로 지목된 이 씨도 이 혐의를 받는다.
이 씨 측은 혐의를 전반적으로 부인했다. 변호인은 "특수건조물침입 혐의에서 특수의 구성요건이 되지 않기에 인정할 수 없다"며 "추후 서면으로 공소 사실 인정·부인 여부를 제출하겠다"고 말했다.
또 혐의를 인정하는 다른 피고인의 자백 진술이 불리한 증거로 활용될 수 있다며 "혐의 인정 피고인과 부인하는 피고인을 분리해서 재판해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최 모 피고인은 "(서부지법) 후문 영상을 보면 강제로 (문을) 개방한 피고인은 극히 일부"라며 "후문 강제 개방 행위를 적용하는 건 검찰의 소설"이라고 주장했다.
검찰은 "피고인들이 직접 후문을 개방했다는 점으로 기소한 게 아니다"라며 "오해 소지가 있는 일부 문구를 수정하는 등 공소장 변경을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이 모 피고인은 "공소장에는 경찰에 의해 엄격하게 통제되고 있던 후문을 강제로 개방했다고 하지만 어떤 이유에서인지 새벽 4시쯤 법원이 개방돼 경찰이 배치되지 않은 상황이었다"라며 "특수건조물침입 혐의는 부인한다"고 했다.
반면 법원에 불을 지르려다 미수에 그친 혐의 등으로 기소된 일명 투블럭남인 신 모 씨(19), 법원 당직실 모니터를 부수고 화분을 파손한 혐의 등으로 기소된 또 다른 최 모 피고인 등은 혐의를 모두 인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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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김학선 기자 = '서부지법 난동 사태' 첫 재판이 열리는 10일 이하상 변호사 등 변호인들이 서울 마포구 서울서부지방법원으로 향하고 있다. 2025.03.10 yooksa@newspim.com |
앞서 오전에 진행된 재판에서도 피고인들은 혐의를 부인하는 측과 인정하는 측으로 나뉘었다.
경찰 폭행 혐의로 기소된 피고인은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 위반은 인정하지만, 경찰을 폭행한 사실은 없다", MBC 취재진을 폭행한 혐의로 기소된 한 피고인은 "취재진이 아니라 일반 시민과 싸우는 상황이었다"며 "피고인은 취중 상태였고 평소 MBC에 화가 많이 나 마침 MBC에 대한 항의를 듣고 백팩을 던졌는데 하필이면 리포터(취재진) 머리에 떨어진 것"이라고 말했다.
공수처 차량을 둘러싸거나 공격한 혐의로 기소된 어느 피고인은 스크럼을 짜 공수처 차량을 막고 유리창을 내려치거나, 다중의 위력을 이용해 공수처 직원들을 폭행하거나 감금한 사실이 없다며 혐의를 부인했다.
이날 기소된 피고인들은 20대부터 60대까지 연령이 다양했다. 직업은 치과의사, 약사, 사업체 대표, 대학생, 무직자 등이었다.
서부지법 난동 사태 피고인들을 대리하는 이하상 변호사는 이날 오전 재판 직후 취재진과 만나 "국민 저항권은 헌법 전문에 의해서 보장되는 것이고 최후 수단으로 행사할 수 있다"며 "이 관점에서 자유 청년들(피고인들)의 행위는 불법행위가 성립되지 않아 무죄판결 될 거라고 확신한다"고 말했다.
chogiza@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