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러 고위급 회담 긍정 평가...종전 가능성 더 확신"
[서울=뉴스핌]박공식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전쟁 종식을 위해 3단계 평화안을 구상하고 있다고 현지시간 18일 폭스 뉴스가 전했다.
폭스 뉴스의 백악관 담당 기자는 이날 복수의 외교 소식통을 인용해 미국과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전쟁의 종식을 위해 ▲정전 실시 ▲우크라이나 대선 실시 ▲종전 합의 체결 등 3단계로 구성된 평화안을 수립 중이라고 자신의 X(옛 트위터) 계정을 통해 밝혔다.
미국과 러시아가 평화 프로세스의 하나로 선거 실시를 고려하고 있다는 이야기다.
외교 소식통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우크라이나에서 선거가 행해지면 친러파 대통령이 선출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으며 설사 그렇게 되지 않더라도 젤렌스키(우크라이나의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 이외의 인물과 교섭을 희망하고 있다고 전했다.
우크라이나는 2022년 2월 이후 계엄법에 따라 선거를 미루고 있다. 러시아는 평화협정 서명 조건의 하나로 우크라이나의 선거 실시를 요구하고 있다. 젤렌스키 대통령의 5년 임기는 지난해 말에 끝났다.
이날 트럼프 대통령은 플로리다주 마러라고 자택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미국과 러시아의 고위급 회담 결과를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이달 안으로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만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아주 좋았다"며 "우크라이나 전쟁 종식 가능성에 더 확신을 갖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나는 이 전쟁을 끝낼 수 있는 힘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하며 잘 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다만 이번 사우디 아라비아에서 열린 미·러 고위급 회담에 초청받지 못한 우크라이나의 젤렌스키 대통령은 우크라이나를 배제한 채 일방적으로 진행되는 종전 협상에 강한 불만을 토로했다. 그는 "우크라이나 없이는 우크라이나 전쟁을 종식시킬 수 없으며 어떤 (종전) 조건도 부과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은 "협상 테이블에 3년 동안 그들의 자리가 마련돼 있었던 만큼 오래 전에 러시아와 갈등을 해결할 수 있었다"며 젤렌스키 대통령을 우회적으로 비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러시아뿐만 아니라 미국 및 다른 나라들도 우크라이나에서 선거가 치러지길 바라고 있다"고 말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이 계엄법에 따라 선거를 실시하지 않고 임기가 끝난 뒤에도 계속 우크라이나를 통치하는 것을 우회적으로 지적한 것이다.
한편 캐롤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은 미-러간 첫 회담이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 평화 실현의 중대한 이정표를 기록했다고 평가했다. 대변인은 회담에서 논의된 내용은 공개하지 않은 채 "협상 테이블에 마주 앉은 것 자체가 평화를 위한 중대한 첫 걸음"이라고 말했다.
레빗 대변인은 트럼프 행정부가 추진하는 평화 협정을 위한 협상테이블에는 우크라이나와 유럽의 동맹국을 포함해 모든 당사자가 참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 |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우크라이나 종전 협상을 갖는 미국(왼쪽)과 러시아 대표단. [사진=로이터 뉴스핌] |
kongsikpark@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