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자리 증가세 둔화했지만 실업률 내리고 임금 증가 '가속'
인플레 '정체'…"당분간 금리 내릴 이유 없어"
고용 보고서 발표 후 미 국채 수익률 상승
[뉴욕=뉴스핌] 김민정 특파원 = 지난달 미국의 일자리 증가가 예상보다 큰 폭으로 둔화했지만 실업률이 하락하고 임금 상승세가 가팔라지면서 '골디락스' 상태임을 확인했다. 이에 따라 금융시장에서는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 동결 기조가 더욱 힘을 받을 것으로 전망했다.
미 노동부 노동 통계국은 7일(현지시간) 1월 비농업 부문의 신규 고용이 14만3000건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12월 수치는 30만7000건으로 상향 조정됐다. 로이터 집계에 따르면 경제 전문가들은 1월 비농업 부문이 17만 건 증가했을 것으로 전망했다. 실업률은 4.0%로 전달보다 0.1%포인트(%p) 낮아졌다.
다만 지난해 월 평균 신규 고용 건수는 기존 18만6000건에서 16만6000건으로 하향 조정돼 고용시장이 과열 상태에서 벗어났음을 보여줬다.
1월 헬스케어 부문은 4만4000개의 일자리를 증가하며 고용 강세를 주도했다. 소매업에서도 3만4000건의 고용이 늘었다. 다만 건설업과 제조업, 도매업, 정보, 금융, 전문 경영 서비스 등에서는 일자리가 거의 변하지 않았다.
지난달 고용시장에서는 임금 증가세가 두드러졌다. 시간당 평균 임금은 한 달 사이 0.5% 증가했으며 1년 전과 비교하면 4.1% 늘어 지난해 12월과 같은 속도로 증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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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연방준비제도(Fed).[사진=로이터 뉴스핌] 2025.02.08 mj72284@newspim.com |
이 같은 탄탄한 고용시장은 연준이 추가 금리 인하에 신중한 강력한 근거 중 하나다. 연준은 지난해 9월과 11월, 12월 총 1.00%p의 금리 인하를 단행한 후 지난달 회의에서는 금리를 동결했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고용 등 경제가 강해 연준이 금리를 서둘러 내릴 필요가 없다고 강조했다.
연준이 최근 3년 가까이 공을 들여온 인플레이션이 더딘 진전을 보이고 있는 점 역시 연준이 추가 금리 인하를 망설이는 이유다. 지난해 12월 개인소비지출(PCE) 물가지수는 전년 대비 2.6% 상승했으며 연준이 주목하는 근원 PCE 물가지수는 2.8% 올랐다.
시장 참가자들은 추가 완화에 대한 연준의 기조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전망한다. 이 같은 진단이 반영돼 미 국채 수익률은 상승 중이다. 뉴욕 채권시장에서 미국 동부 시간 오후 10시 40분 10년 만기 미 국채 수익률은 전장보다 7.5bp(1bp=0.01%p) 오른 4.513%를 기록했다. 정책 금리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2년물은 7.7bp 뛴 4.285%를 가리켰다. 채권 금리는 가격과 반대로 움직인다.
클리어브릿지 인베스트먼트의 제프 슐츠 시장 및 경제 전략 책임자는 "이번 발표는 위원회가 새 정부의 관세 정책에 대한 명확성을 찾는 가운데 강한 고용으로 경제 여건이 여전히 견조하고 인플레이션이 예상보다 끈끈한 것으로 나타나 연준의 관망 모드를 유지하도록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산탄데르 캐피털 마켓의 스티븐 스탠리 수석 미국 이코노미스트는 "연준은 고용시장이 대체로 안정적이고 건전한 것으로 보고 있다"며 "일자리 수치는 그러한 방향을 분명히 가리키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이것은 단기적으로 그들이 추가 금리 인하에 나설 이유를 주지 않을 것"이라고 판단했다.
mj72284@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