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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매 아내 수년간 간병하다 살해한 남편…징역 3년 확정

기사입력 : 2025년01월10일 06:00

최종수정 : 2025년01월10일 06:00

[서울=뉴스핌] 김현구 기자 = 치매 진단을 받은 아내를 수년간 간병하다 상태가 악화하자 그의 목을 졸라 살해한 남편이 징역 3년을 확정받았다.

대법원 1부(주심 노경필 대법관)는 살인 혐의로 기소된 A씨에게 징역 3년을 선고한 원심판결을 확정했다고 10일 밝혔다.

대법원 [사진=뉴스핌 DB]

법원에 따르면 A씨는 2020년 7월경부터 치매 진단을 받은 아내 B씨(사망 당시 79세)를 혼자 돌보며 지내왔고, B씨는 2022년 3월경 타인의 도움이 있어야만 일상생활이 가능한 '고도 치매' 단계에 들어서 인지·언어 능력이 크게 저하됐다.

A씨는 B씨의 상태가 악화해 간병으로 인한 심리적·육체적 부담이 가중됐음에도 자녀들로부터 적절한 도움을 받지 못하는 등 홀로 감당하기 어려운 상황에 이르게 되자, 장기간 간병으로 인한 극도의 스트레스, B씨로 인해 자녀들에게도 부담을 줄 수 있다는 생각에 피해자를 살해할 마음을 먹게 됐다.

이후 A씨는 같은해 11월부터 수개월간 살해 및 뒤처리 방법 등을 찾아봤고, 2023년 9월 카카오톡 메시지 형태를 통해 본인과 아내의 공동명의 유서 등을 준비한 뒤 미리 구입해 보관하던 쥐약을 B씨에게 먹였다.

하지만 B씨가 쥐약을 먹은 이후에도 별다른 이상증세를 보이지 않는 등 사망할 기색을 보이지 않자 A씨는 재차 손으로 B씨의 목을 졸라 살해했다.

1심은 A씨에게 징역 3년을 선고했다. 

이번 사건은 애초 B씨가 원인 불상으로 사망했다고 봐 살인미수로 기소됐으나 1심 재판 중 B씨의 사망 원인에 관한 감정서가 도착해 살인으로 공소장이 변경됐고 살인 혐의가 유죄로 인정됐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자신과 60여 년을 함께한 배우자인 피해자를 살해한 것은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소중하고 절대적인 가치를 지닌 사람의 생명을 빼앗는 행위로써, 피해 회복이 불가능하고 어떠한 이유로도 정당화될 수 없는 중대한 범죄이므로 피고인을 엄히 처벌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다만 피고인이 그동안 피해자를 성실히 부양하고 간호를 도맡아온 점, 고령으로 심신이 쇠약한 피고인이 피해자를 돌보는 것이 한계에 도달했던 것으로 보이는 점, 피고인이 피해자를 살해한 후 자살하기로 마음먹었고 실제로 범행 직후 쥐약을 먹고 자살을 시도했던 점, 피해자의 자녀들도 피고인의 선처를 탄원하고 있는 점 등을 고려했다"고 덧붙였다.

2심도 1심 판단을 유지했으며, 대법원도 하급심 판단이 옳다고 봤다.

hyun9@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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