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실적 대형 증권사, 실적 기반 안정적 경영 지속
내부통제 문제로 일부 증권사 리더십 교체 가능성
중소형 증권사, 실적 부진으로 경영진 교체설 대두
[서울=뉴스핌] 이윤애 기자 = 올해 호실적을 기록한 증권사들이 연말 최고경영자(CEO) 인사에서 변화를 최소화하며 안정에 무게를 두고 있다. 내년 3월까지 11개 증권사의 CEO 15명이 임기 만료를 앞둔 가운데 KB증권, 하나증권이 대표이사 연임을 확정하며 안정적 경영 기조를 이어갈 전망이다. 미래에셋증권과 한국투자증권 등 주요 증권사들도 연임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나온다.
13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KB증권은 지난 6일 김성현 IB부문 대표와 이홍구 자산관리(WM)부문 대표의 연임을 확정했다. 김 대표는 채권자본시장(DCM) 부문에서 13년 연속 1위를 기록하며 5연임에 성공했다. 이 대표는 자산관리(WM) 부문 성장과 조직 안정화를 이끌며 경영 성과를 인정받아 연임이 확정됐다.
지난 12일에는 강성묵 하나증권 대표가 연임에 성공했다. 강 대표는 올해 흑자전환에 성공하며 3분기 누적 영업이익 1957억원, 순이익 1818억 원을 기록했다. 자산관리, 투자은행, 증권 및 트레이딩 등 주요 사업 부문에서 실적 개선을 이뤄내며 경영 역량을 증명했다.
메리츠증권은 김종민 대표가 부사장에서 사장으로 승진했다. 올해 7월 말 대표이사로 취임한 지 반년 만이며, 주요 경영지표 개선을 이끌며 사장으로 승진했다. 메리츠금융그룹은 "성과 보상주의와 인재 중용 원칙에 따라 주요 경영지표 개선에 기여한 임원들을 대상으로 인사를 단행했다"고 밝혔다. 김 대표는 장원재 사장과 함께 각자대표체제를 이어갈 예정이다.
미래에셋증권과 한국투자증권의 CEO 연임 여부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업계는 김미섭·허선호 미래에셋증권 대표와 김성환 한국투자증권 대표가 연임에 성공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두 증권사 모두 올해 1조 클럽 달성에 성공하며 안정적 리더십을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 내부통제 이슈, 일부 CEO 연임 '걸림돌'
반면 내부통제 문제로 인해 일부 증권사의 CEO 연임에는 제동이 걸렸다.
김상태 신한투자증권 대표는 임기가 1년 남았음에도 1300억원 규모의 금융사고에 대한 책임을 지고 자진 사퇴했다. 후임으로 이선훈 자산관리부문 대표 부사장이 내정됐다.
이석기 교보증권 대표는 3분기 누적 영업이익 1556억원, 당기순이익 1300억원으로 전년 대비 각각 144.6%, 121.6% 증가하며 호실적을 기록했다. 그러나 '랩·신탁 돌려막기' 관행이 적발되며 금융당국으로부터 중징계 가능성이 제기돼 연임이 불투명하다. 금감원은 지난 9월 교보증권에 3~6개월 영업정지 조치를, 이 대표에게는 '문책경고'(9월) 등의 중징계를 사전 통지했다. 이후 한 단계 낮은 경징계 '주의적경고'(11월)로 경감시켰지만 최종 결정은 이달 말 내려질 것으로 보인다. 중징계 이상은 금융사 임원 취업이 제한된다.
중소형 증권사 가운데 부진한 실적을 기록한 곳들은 CEO 교체설이 거론되고 있다.
다올투자증권은 3분기 누적 영업손실 194억원, SK증권은 764억원의 적자를 기록하며 어려움을 겪고 있다. 황준호 다올투자증권 대표와 전우종·정준호 SK증권 각자대표의 향후 거취가 주목된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올해 증권업계가 호실적을 기록하며 대형 증권사들이 안정을 택하는 한편, 내부통제와 실적 부진 문제가 불거진 일부 증권사는 변화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yunyu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