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과 교직원 피해 사례 다수 발생…선제적 대응 필요
국립소방연구원, 포르말린 누출사고 분석·대응
[세종=뉴스핌] 김보영 기자 = 국립소방연구원이 최근 8년간 국내에서 발생한 포르말린 누출 사고 78건을 분석한 결과, 발암물질인 '포르말린'(aq HCHO) 누출 사고의 10건 중 8건은 학교 등 교육기관에서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소방청 산하 국립소방연구원은 포르말린 누출 사고에 대한 선제적인 예방과 대응 시스템 마련을 위해 관련 물질의 특성을 분석하고, 누출 사고 대응 기술 시연을 진행했다고 7일 밝혔다.
경기 한 고등학교에서 유리병에 있던 독성물질인 포르말린이 누출돼 소방과 경찰 당국이 조치를 취하고 있다=사진=경기도소방재난안전본부 |
포르말린은 교육기관에서 사용하는 동식물 표본 병에 담겨 있는 유독 액체로 증기압이 매우 높아 인체에 노출되면 중추 신경계 장애나 쇼크를 부르고 심하면 목숨을 잃을 수 있다.
연구원에 따르면 2016년부터 지난해까지 최근 8년간 국내에서 발생한 포르말린 누출 사고는 총 78건이다.
지역별로는 경기도와 경북 지역에서 높게 나타났다. 장소별로는 초·중·고 등 교육기관에서 발생한 사고가 66건으로, 전체의 84.6%를 차지했다.
10건 중 8건인 셈으로, 학생과 교직원 피해 사례가 가장 많았으며, 그 외 사업장(4건), 주택(2건) 등의 순이었다.
현행 소방 위험 물질(Hazmat) 대응 부서에서는 포르말린 용액 누출 사고 시 신속한 환기와 희석 작업을 통해 공기 중의 유해 물질 농도를 낮추고, '화학 흡착포'와 같은 물리적 흡착제를 이용해 액체 상태의 화학물질을 흡수하거나 제거하고 있다.
그러나 대기 중으로 생성되는 유해 폼알데하이드 기체의 체계적인 포집‧제거 대응 기술은 부족한 실정이다.
이에 연구원은 약산성을 띠며 반응성이 높은 포르말린 수용액의 특성을 활용, 다양한 물질과의 화학 반응 실험을 통해 기존 물리적 제거 방식에서 한 단계 나아가 유해물질 분해 대응 기술로 발전시켰다.
아울러 디젤 차량 매연 저감 장치에 첨가하는 '요소수', 식품 첨가제로도 사용되는 '중탄산나트륨'(베이킹파우더) 등 몇 가지 후보 물질과 포르말린 수용액을 반응시켜 본 결과, 중탄산나트륨이 유해성을 차단하는 데 가장 적절한 물질임을 규명했다.
연구원은 연구 및 실검증 결과를 바탕으로, 인체에 무해하고 안전한 중탄산나트륨이 산성 화학물질 누출 시 중화 약제로 사용될 수 있도록 전국 소방 기관에 비치하고, 관련 사고 발생 시 즉각적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한동훈 국립소방연구원 소방 정책 연구실장은 "이번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포르말린 누출 시 중화 약제로 사용할 수 있도록 전국 소방 관서에 중탄산나트륨을 비치해 관련 사고 발생 시 신속하고 정확한 대응 처리와 체계화된 안전 관리로 잠재적 유해 요인을 원천적으로 제거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kboyu@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