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뉴스핌] 장일현 특파원 = 발렌시아 등 스페인 남동부에 이틀 동안 쏟아진 폭우로 인한 인명 피해가 계속 늘고 있다.
스페인 구조 당국은 31일(현지시간) 엑스(X·옛 트위터)를 통해 "오후 4시 현재 전체 사망자는 158명"이라고 밝혔다. 발렌시아 지역이 155명, 인근 카스티야 라 만차에서 2명, 안달루시아에서 1명이 숨졌다.
이는 지난 1973년 10월 홍수로 300명이 사망한 이후 51년 만에 최악의 인명 피해다.
구조대원과 주민들, 군인들은 주택과 차량 등에 대한 수색과 구조 작업을 계속하고 있으며 사망자는 더 늘어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스페인 당국에서는 실종자가 몇 명이나 되는지도 정확히 파악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31일(현지시간) 폭우로 홍수 피해가 발생한 스페인 발렌시아 지역 한 주택가에 물에 휩쓸렸던 차들이 쌓여 있다. [사진=로이터 뉴스핌] |
다리와 도로, 철로가 파괴됐고 스페인에서 생산하는 감귤류의 약 3분의 2를 생산하는 지역의 농경지가 물에 잠겼다. 이 지역은 세계 최대의 오렌지 수출 지역이다.
발렌시아 생존자들은 "모든 것이 물에 잠겼고, 휩쓸려 갔다. 마을에, 거리에 아무것도 남아 있지 않다"고 증언하고 있다.
마르가리타 로블레스 국방장관은 "사망자 수가 더욱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오스카 푸엔테 교통장관은 "동부 지역 도로 80㎞ 정도가 심각하게 파손됐거나 통행이 불가능한 상태"라며 "마드리드와 발렌시아를 잇는 고속열차 노선을 복구하는데 2~3주가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스페인 남동부 지역에서는 지난 29일부터 폭우가 쏟아져 대규모 홍수가 발생했다.
스페인 기상청은 발렌시아에서 8시간 동안 내린 비가 지난 20개월 동안 기록한 강수량보다 많았다고 밝혔다.
발렌시아 서쪽 치바 지역에선 4시간 만에 318㎜ 이상의 비가 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평소 때 발렌시아 10월 강수량의 4배가 넘는 양이다.
갑자기 쏟아진 엄청난 비로 강이나 하천이 넘치면서 급류에 휩쓸리거나 집이나 차 등에서 빠져나오지 못해 사망한 경우도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페드로 산체스 스페인 총리는 "시간이 얼마나 걸리더라도 단 한 명의 실종자를 찾는데 최선을 다하겠다"며 "국민들은 되도록 집에 머물러 달라"고 당부했다.
기상청은 "31일에도 발렌시아 등에 비가 내릴 것"이라고 예보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폭우에 대해 기후 변화가 가장 큰 원인이라고 지적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