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 하이퍼클로바X로 B2B 시장 선점
카카오, AI 메이트 '카나나' 내년 출시 예고
[서울=뉴스핌] 양태훈 기자 = 네이버와 카카오는 잇달아 개발자 콘퍼런스를 열고 인공지능(AI) 사업 전략을 공개하며 국내 AI 시장 경쟁에 본격 시동을 걸었다. 네이버는 하이퍼클로바X를 앞세워 기업 간 거래(B2B) 시장을 공략하는 반면, 카카오는 이용자 맞춤형 AI 서비스 '카나나'로 차별화에 나섰다.
24일, 한국거래소 정보데이터시스템에 따르면 네이버와 카카오의 주가는 올해 1월 각각 최고가인 23만 5500원, 6만 1900원을 기록한 이후 지속적으로 하락해 지난 23일 17만 2500원, 3만 7700원으로 마감했다.
증권가에서는 양사의 AI 전략에 대해 엇갈린 평가를 내놓고 있다. 김하정 다올투자증권 연구원은 "생성 AI 사업의 투자 대비 성과가 부족하고 본업 외 성장 동력이 확보되지 못했다는 장기적 불확실성이 주가 상승을 제약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정신아 카카오 대표. [사진=카카오] |
반면 이준호 하나증권 연구원은 "관계의 연결로 모두에게 쉬운 AI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카카오의 목표는 긍정적"이라며, "카나나가 외부 모델과 오픈소스 모델까지 활용해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인 만큼, 품질만 확보된다면 채팅 서비스에서 충분한 차별성을 가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양사는 올해 상반기 AI 사업을 위한 대대적인 조직 개편을 단행했다. 네이버는 기존 5개 CIC 조직을 프로덕트·플랫폼, 비즈니스·서비스, 콘텐츠 등 12개 전문 조직으로 세분화했다.
카카오는 사내 AI 관련 조직을 '카나나'로 통합하고, 5단계였던 관리자 직급 체계를 '성과 리더'와 '리더' 2단계로 간소화했다. 특히 생성형 AI 기반 서비스를 전담하는 연구개발(R&D) 조직을 별도로 구성해 신규 서비스 개발에 속도를 냈다.
카카오는 이러한 조직 개편의 첫 성과로 지난 22일 경기도 용인시 카카오 AI 캠퍼스에서 개발자 콘퍼런스 'if(kakaoAI)2024'를 열고 그룹 대화 맥락을 이해하는 AI 서비스 '카나나'를 공개했다.
카나나는 개인 메이트 '나나'와 그룹 메이트 '카나'로 구성된다. '나나'는 1대1 대화를, '카나'는 그룹 대화의 맥락을 파악해 적절한 답변을 제시하는 것이 특징이다. 카카오는 연내 사내 테스트를 거쳐 내년 상반기 정식 출시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카카오는 자체·오픈소스·외부 모델을 결합하는 '오케스트레이션' 전략을 채택했다. 특히 언어 모델 3종, 멀티모달 언어 모델 3종, 비주얼 생성 모델 2종, 음성 모델 2종 등 다양한 AI 모델을 구축하며 기술력을 확보했다.
정신아 카카오 대표는 "카나나를 통해 전문가 상담, 고객 관리, 상품 추천 등 새로운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다"며, "AI가 사용자의 일상에 더욱 가까워지게 할 것"이라고 밝혔다.
[사진=네이버] |
네이버는 다음 달 11일부터 12일까지 서울 코엑스에서 '단(DAN) 24' 콘퍼런스를 개최한다. 이 자리에서 자체 개발한 초거대 AI '하이퍼클로바X'를 중심으로 다양한 AI 기술 전략을 발표할 예정이다.
양사의 AI 개발 전략은 뚜렷한 차이를 보인다. 네이버가 하이퍼클로바X라는 단일 모델을 고도화하며 B2B 시장 공략에 집중하는 반면, 카카오는 다양한 AI 모델을 결합해 이용자 경험 혁신에 주력하고 있다.
하이퍼클로바X는 이미 2000여 개의 기업·기관에 도입됐다. 한국방송광고진흥공사의 AI 광고 제작 도구 '아이작', 법무법인 대륙아주의 AI 법률 상담 서비스가 대표적인 사례다.
최수연 네이버 대표는 "현재 한국은행을 비롯한 한국수력원자력, HD현대 등 협력 기업과 하이퍼클로바X 도입에 대한 논의를 활발히 이어가는 중"이라며, "이 외에도 생성형 AI 비즈니스 관련 추가 레퍼런스 확보를 위해 노력 중이며, 최근 금융권 대상으로 하이퍼클로바X의 API 상품을 제공하는 것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dconnect@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