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 = 뉴스핌] 김범주 기자 = 정부가 한국의학교육평가원(의평원)으로부터 인증받지 못한 대학에 1년 이상 보완 기회를 주겠다는 규정 마련을 추진 중인 가운데 전국 의과대학 교수들이 "의평원을 해체하려는 준비"라며 반발하고 나섰다.
최창민 전국 의과대학 교수비상대책위원회(전의비) 위원장 등은 21일 정부세종청사 교육부 앞에서 집회를 열고 '고등교육기관의 평가인증 등에 관한 규정 개정' 입법예고를 결정한 정부를 정면으로 비판했다.
전국 의과대학 교수비상대책위원회(전의비) 관계자들이 21일 정부세종청사 교육부 앞에서 교육부 의학 교육 평가·인증에 관한 교육부의 시행령 개정에 항의하는 집회를 열고 있다/김범주 기자 |
의대 학사 운영이 제대로 이뤄지는지 여부를 평가하는 의평원은 정부가 의대 증원을 발표하자 평가 기준을 기존 15개에서 49개로 늘렸다. 의학 교육의 질이 하락해서는 안 된다는 취지다.
하지만 대학들은 평가지표 증가에 따른 '무더기 탈락'을 우려하고 있다. 정부도 관련 규정을 수정해 의대가 의평원 평가에 탈락하더라도 1년간 보완할 수 있는 기간을 부여하겠다는 입장이다.
이에 대해 의대 교수들은 "(정부가)1년 이상 보완할 기간을 주어야 한다는 조항을 신설해 의평원 인증의 실효를 무력화하려는 의도를 보였다"며 "의과대학의 질유지를 위한 최소한의 장치를 무너뜨리려는 나쁜 의도가 숨겨있다"고 비판했다.
'조건부 휴학'을 승인한 정부 결정도 정면으로 반박했다. 의대 교수들은 "조사에 따르면 (의대생들은) 충분한 성적이 나오지 않아서 미래에 훌륭한 의사에 못 미칠지 우려한다"며 "본인의 적성과 맞는지 확신이 들지 않아서와 유급·제적에 대한 불안감 등이 압도적 이유"라고 지적했다.
남은 기간에 의대 정규 과정에서 주어지는 학습량을 충분히 소화할 수 없으며, 휴학 결정은 최소한의 학습권을 보장받기 위한 자기 결정 권한이라는 주장도 내놨다.
이외에도 교육부가 직무유기를 했다는 비판도 나왔다. 의대 교수들은 "주무부처 장관이 학교의 교육역량을 먼저 살피고 적절한 인원을 산정해서 증원을 해야 한다"며 "하지만 본인보다 국무위원 서열이 낮은 복지부 장관이 시킨대로 증원하고, 이를 대통령에게 먼저 보고하지 않은 직무를 유기를 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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