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환 사장 공무집행방해로 불구속 기소
김호연 회장 장남, 지난 4월 사장 승진
빙그레 상승세 이을 신사업 등 과제
이미지 쇄신 등 승계 작업에 속도조절
[서울=뉴스핌] 서영욱 기자 = 역대 최고 실적을 달성하며 고공행진을 이어가던 빙그레가 '오너 리스크'를 피하지 못했다. 김호연 빙그레 회장의 장남 김동환 사장이 경찰관을 폭행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지면서 승계 작업도 속도조절에 들어갈 전망이다.
22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서부지검은 지난 14일 김동환 사장을 공무집행방해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 김 사장은 지난 6월 17일 오전 서울 용산구의 한 아파트 단지에서 술에 취해 소란을 피우다 주민 신고로 출동한 경찰을 폭행한 혐의를 받는다.
1983년생인 김 사장은 김호연 빙그레 회장의 장남이자 오너 3세다. 연세대 언더우드국제대학(UIC)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EY한영 회계법인에서 인수·합병(M&A) 업무를 맡았다. 지난 2014년 빙그레 구매팀 부장으로 입사한 그는 2021년 마케팅전략담당 상무로 승진하며 경영수업을 받았다. 지난해 경영기획 및 마케팅 총괄 본부장을 지내다 지난 4월 사장으로 승진했다.
빙그레는 지난해 사상 최대 매출을 달성하며 빙과업계 호화를 누렸다. 지난해 매출액은 1조3943억원으로 전년 대비 10% 증가하며 역대 최대 매출을 달성했다. 영업이익도 1123억원을 달성했는데, 빙그레의 연간 영업이익이 1000억원을 넘어선 것은 1967년 창사 이래 처음이다.
최대 실적 원동력은 여름 늦더위와 해외 수출 확대, 그리고 해태아이스크림 인수 효과 등이 꼽혔다. 특히 올해 빙그레는 사상 최대 매출을 달성한 지난해 실적도 뛰어넘을 전망이다. 증권가들은 올해 빙그레 매출액이 1조45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올 여름 폭염이 길어지면서 빙과 매출이 지속적으로 상승세를 이어갈 것이란 이유에서다.
여기에 김 사장이 지난 4월 말 승진하며 상승세 분위기를 이어갈 신사업 발굴과 인수합병(M&A) 등에 적극적으로 나설 것으로 기대를 모았다. 김 사장은 3남매 중 유일하게 일찌감치 빙그레에 입사해 경영 수업을 받다 가장 먼저 '사장' 타이틀을 달면서 후계 구도에서 가장 앞선 인물로 꼽혔다.
'장녀' 김정화 씨는 그룹 계열사 임원으로 이름을 올리지 않았고 '차남' 김동만 전무는 지난해 1월 해태아이스크림 전무로 입사하면서 본격적으로 경영 수업을 받고 있는 상태다.
다만 김 사장을 비롯해 3남매가 빙그레 지분을 한 주도 가지고 있지 않기 때문에 실질적인 경영권 승계 작업은 시일이 걸릴 것이란 전망이 우세했다. 여기에 김 사장이 이번 사건으로 재판을 거치고 실추된 이미지를 회복하는데 꽤 긴 시간이 필요해지면서 경영 전면에 나서기에는 부담이 따를 수밖에 없다. 경영권 승계 작업도 더 늦춰질 수 있다는 전망이다.
현재 김 사장은 깊은 사죄와 함께 반성의 시간을 보내고 있다. 김 사장은 회사를 통해 "저로 인해 불편을 입으신 분들께 다시 한번 사죄드리며, 깊이 반성하고 있다"는 입장을 전했다.
syu@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