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뉴스핌] 장일현 특파원 = 미국과 유럽연합(EU)이 무역 협상을 타결한 이후 유로화가 급락했다.
28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유로화는 이날 장중 달러 대비 0.9% 하락한 1.164달러에 거래됐다. 영국 파운드화에 대해서도 비슷한 수준으로 떨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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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27일(현지시간) 영국 스코틀랜드 턴베리에서 우르줄라 폰 데어 라이엔 유럽연합 집행위원장과 EU산 상품에 15% 관세를 부과하는 내용의 무역협정을 타결하고 악수하고 있다. [사진=로이터 뉴스핌] |
FT는 "투자자들은 미국과 EU가 타결한 관세 합의안이 향후 유럽 경제에 타격을 줄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고 말했다.
유럽 상품은 미국으로 수출될 때 15% 관세를 부과받지만 유럽은 미국으로부터 무역에 대한 어떠한 양보도 얻지 못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관세율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8월 1일부터 부과하겠다"고 위협했던 30%의 절반으로 떨어졌지만 투자자들은 이 정도의 관세 수준으로도 유럽의 수출 부문에 위험을 초래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동안 EU 측은 관세 협상의 목표를 10%라고 줄곧 밝혀왔고, 불공정한 협상에 마주치게 될 경우 강력하게 보복하겠다고 엄포를 놨지만 실제로는 손에 얻은 게 거의 없다는 진단이 나오고 있는 것이다.
로얄런던자산관리(Royal London Asset Management)의 멀티자산 부문 책임자인 트레버 그리텀은 "거래가 성사된 것은 좋은 일이지만 겉으로 드러난 것 이상으로 무역 관계는 개선되지 않고 오히려 악화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유럽에서는 이번 합의에 대한 평가가 엇갈리고 있다. 독일과 이탈리아 등에서는 "최선은 아니지만 최악은 피했다"는 입장인 반면 프랑스와 독일의 극우 진영 등에선 강력한 반발이 나오고 있다.
프랑수아 바이루 프랑스 총리는 이날 엑스(X·옛 트위터)에 "오늘은 (유럽에) 암흑의 날"이라고 썼고, 독일의 극우성향 정당 독일을위한대안(AfD)의 앨리스 바이델 공동대표는 "이것은 합의가 아니라 유럽 소비자와 생산자에 대한 모욕"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