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동 피고인들에 진술 회유한 적 없어"
"75세 고령·심장부정맥 정밀검사 필요"
[서울=뉴스핌] 배정원 기자 = 파리바게뜨 제빵기사들에게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탈퇴를 강요한 혐의 등으로 구속기소된 허영인 SPC그룹 회장이 '증거인멸에 대한 가능성이 없다'며 불구속 상태에서 재판을 받게 해달라고 호소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2부(조승우 부장판사)는 9일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허 회장에 대한 보석 심문기일을 진행했다.
[서울=뉴스핌] 이형석 기자 = 허영인 SPC그룹 회장이 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환경노동위원회의 산업재해 관련 청문회에서 의원질의에 답하고 있다. 2023.12.01 leehs@newspim.com |
허 회장 측 변호인은 "검찰은 장기간 수사를 통해 충분한 증거를 확보했고 피고인은 증거를 인멸할 수도, 할 생각도 없다"며 "그룹 회장의 지위를 이용해 공동 피고인들의 진술을 회유한 적도 없다"고 주장했다.
'회장 지시에 따른 것'이었다고 주장하는 황재복 SPC 대표를 회유할 가능성에 대해서도 "허영인 피고인이 황재복 피고인에 대해 진술 번복을 유도하려고 시도해도 황재복 피고인이 재판장 앞에서 자신의 입장을 거두고 허영인 피고인을 위한 행동을 하겠다고 전혀 생각하지 않는다"며 "(진술 번복) 유도를 종용하고자 하는 마음도 없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피고인은 현재 75세 고령으로 최근 검사에서 심방 조기박동이 확인돼 심장부정맥에 대한 정밀검사가 필요하고 공황장애 치료도 필요하다는 진단을 받았다"며 "수용 생활로 인한 스트레스가 피고인의 건강상태를 악화시키고 있다"며 보석을 허가해달라고 호소했다.
이에 대해 검찰은 "피고인은 구속 사유에 대한 모든 혐의를 부인하며 타인에게 책임을 전가하고 있다"며 "공동 피고인들도 범행에 대한 진술을 번복하거나 부인하고 있다"며 허 회장에게 증거인멸 우려가 있다고 반박했다.
또 "피고인은 검찰의 출석 요구에도 불응하고 사업 명목으로 해외 출장을 가는 등 도망의 염려도 있다"며 "보석을 허가할 상당한 이유가 없다"고 지적했다.
앞서 허 회장은 황 대표 등과 공모해 지난 2021년 2월부터 이듬해 7월까지 SPC 자회사인 피비파트너즈에서 민주노총 화학섬유식품산업노동조합(화섬노조) 산하 파리바게뜨지회 조합원 570여명을 상대로 노조 탈퇴를 종용하는 등 노조 운영에 개입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검찰에 따르면 이들은 2021년 5월경 인사에서 해당 조합원들에게 낮은 정성평가를 부여해 승진에서 탈락시키는 등 불이익을 준 것으로 조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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