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이영기 기자 = 한솔제지가 '친환경 소재' 사업을 중심으로 성장세를 되찾을지 주목된다.
1일 금융감독원 분기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한솔제지는 연결기준 매출 2조1941억원, 영업이익 472억원을 기록해 전년 대비 각각 10.7% 및 63.7%가 줄어드는 실적을 보였다.
원자재 펄프 가격의 하향 안정화와 제품 단가 인상 효과로 올해 1분기에는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5% 감소했지만 영업이익은 336%나 증가하는 실적을 보였다. 연결기준 매출액은 5341억원, 영업이익은 340억원이다.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78억원의 4배가 넘게 늘어났다.
한솔제지는 도매상 판가 할인율을 축소하면서 제품 단가를 인상했고 반면 펄프 가격도 톤당 562달러선으로 지난해 평균가 659달러에서 하향 안정화되는 덕을 봤다. 특히 전년 1분기에는 폭설 피해로 장항 공장의 일부 가동 중단에 따른 손실이 있었다.
한솔제지는 "북미 지역에 대한 인쇄용지 수출 증가도 실적 개선에 기여했지만 원자재와 에너지 비용 부담은 여전하다"고 말했다.
중동 지역 분쟁으로 최근 물류비가 오르며 펄프 가격이 다시 꿈틀거리고 있고 업계에서는 가격 상승세가 상당 부분 이어질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전기료 상승도 마찬가지다. 펄프 가격은 미국 남부산 활엽수 펄프(SBHK)의 지난 한 달 평균이 톤당 895달러로 전월 대비 4.07% 오르며 52주 최고치를 기록했다. 다행히 오름세는 꺾이는 양상이다. 펄프 가격 인상 요인으로 해상 운임 상승이 꼽힌다. 중동 분쟁으로 상하이 컨테이너 운임 지수(SCH)가 11주째 상승하는 상황이다.
그럼에도 양호한 전망을 가능하게 하는 요인도 있다. 산업용지 부문의 경우 출혈 경쟁이 완화되면서 수익성을 회복하고 있으며 인쇄용지 부문도 국내 가격 인상과 북미 시장 수요 회복으로 매출과 수익에서 모두 개선세를 더하고 있다. 특히 인쇄용지와 라벨지 위주의 특수지 부문이 수익성을 견인할 것으로 보인다. 라벨지나 영수증에 사용되는 특수지는 한솔이 연간 생산 32만 톤으로 세계 톱이다.
한솔제지 관계자는 "미국 등 선진국에서는 택배 라벨 판매가 꾸준하고 개발도상국에서는 영수증 종이 시장이 성장세라 실적에 도움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올해 주력 사업인 제지 부문에서 실적 턴어라운드가 예상되지만 내년 창립 60주년을 앞둔 한솔제지는 친환경 소재 기업으로 변신을 추구하고 있다.
우선 나무 성분인 셀룰로오스를 10억 분의 1로 분쇄해 나노화한 고분자 물질인 셀룰로오스 미세섬유 제조 기술을 확보해 상용화를 준비 중이다. 화장품 제조 공정에서 석유계 원료를 쓰는 제품이 있는데, 이를 친환경 셀룰로오스가 대체할 수 있다는 것이다.
회사 관계자는 "국내 화장품 회사와 공동 개발 중으로 이르면 하반기에 출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플라스틱 제로' 사회로 가려는 글로벌 추세에서 결국은 종이가 그 대체 소재이고 시간이 걸리더라도 관련 분야로 사업을 확장한다는 것이 한솔제지의 방침이다. 이런 맥락에서 식품 포장 용기 제조업체 한솔 에코패키징을 2년 전에 인수했고 관련 부문에서 업체를 추가로 인수할 계획이다.
바이오가스 사업도 한솔제지가 집중하는 분야다. 하수 찌꺼기나 분뇨, 음식 쓰레기 등 유기성 폐자원이 미생물에 분해되면 만들어지는 것이 바이오가스다. 내년부터 법 시행으로 국내 지방자치단체는 바이오가스화 시설을 설치해야 한다.
신사업을 차치하더라도 한솔제지는 제지 부문에서 제품 포트폴리오가 잘 짜여진 것으로 평가된다. 이를 바탕으로 한솔제지는 올해 매출 2조2048억원, 영업이익 1036억원 수준에서 시장 컨센서스가 형성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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