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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울진 설 대목장…"경기 불황에 물가고에 대목장 북적대도 당췌 재미없니더"

기사입력 : 2024년02월07일 17:20

최종수정 : 2024년02월07일 17:21

"물가도 비싸고 차례상 먹을 사람도 없고"....농어촌 '인구 소멸' 위기 실감
지역상인들, "울진군·한울본부, 명절 장보기 행사...그나마 숨통틔여"

[울진=뉴스핌] 남효선 기자 = 설 명절 대목장이 선 7일, 경북 울진의 대표적 전통 장시(場市)인 울진읍 소재 '바지게장'에 설 대목장임을 알리듯 사람들의 발길로 빼곡하다.

양쪽으로 늘어 선 장옥을 사이에 둔 장터거리는 일치감치 대목장을 위해 자리잡은 상인들이 빠른 손길로 장거리를 손님들에게 건네주며 부산한 모습이다.

설 대목장을 앞두고 입춘(立春) 다음날인 5일부터 6일까지 울진지방에는 대설특보가 발효되면서 많은 눈이 내렸다.

 

 

 

[울진=뉴스핌] 남효선 기자 = 설 대목장이 선 7일, 경북 울진의 대표적 전통장시(場市)인 울진읍 소재 '바지게시장'. 2024.02.07 nulcheon@newspim.com

"설 대목장 앞두고 많은 눈이 쏟아져 대목장이 제대로 서지 않을까봐 마음 졸였는데, 다행히 날이 풀리면서 장마당에 사람들이 그득하니 살만하니너"

대목장인 7일 아침까지 햇살이 찾아들더니 금새 하늘이 구름으로 덮히고 바람도 제접 쌀하게 불면서 진눈깨비가 흩날리다가 이내 햇살이 다시 찾아든다.

설 명절을 앞두고 날씨마저 오락가락해 초저출산과 수도권 집중에 따른 '지방소멸' 위기에 몰린 농어촌의 현실처럼 암울하다.

◇ "물가 오른게 실감나니더. 과일이고 채소고 어물값이고 예전같지 않니더"

대목장을 보러나온 초로의 아낙들이 채소 좌판에서 시금치며 도라지, 생미역을 한참동안 바라보고 있다.

"예전같잖니더. 올라도 너무 올랐니더. 물가 오른게 실감나니더. 설 제수용 채소값이 평균 한 품목 당 3000~5000원씩은 오른 것 같니더. 양도 많이 줄고... 그래도 우짜니껴. 설을 쇠야되니께"

한참을 좌판 앞에 서서 살피던 아낙이 도라지 한 봉지와 시금치 한 봉지를 사든다. 표정이 어둡다.

"예전같으면 도라지 한 봉지에 5000원 하던 게 이번 장에는 8000원씩 가니더. 양도 절반으로 줄어든 것 같고...."

 

 

[울진=뉴스핌] 남효선 기자 = 설 대목장이 선 7일, 경북 울진의 대표적 전통장시(場市)인 울진읍 소재 '바지게시장'2024.02.07 nulcheon@newspim.com

어물전도 마찬가지이다.

울진지방 사람들이 젯상에 반드시 올리는 말린 열기와 가자미, 가오리 등 제수용 어물가격도 한 마리당 평균 3000~5000원 이상씩 올랐다는게 주민들의 이야기이다.

"피덕하게 말린 열기 한 마리에 보통 1만원 선에 거래됐는데, 이번 장에는 최하 1만5000원 선부터 거래되니더. 그렇다고 어물 품질이 예전보다 나아진 것도 아닌데..."

설 차례상에 반드시 오르는 과일값은 '천정부지로 오른 물가'를 더욱 실감케 하는 분위기이다.

"올 설날 조상님 차례상에는 과일 하나씩만 차릴 생각이시더. 예전에는 사과와 배, 밤, 대추 등을 넉넉하게 올렸는데. 올해는 조상님 뵐 면목이 없지만 도무지 엄두가 안나니더"

이날 대목장에서는 사과 1개에 최하 1만원 선부터 거래됐다.

 

 

 

[울진=뉴스핌] 남효선 기자 = 설 대목장이 선 7일, 경북 울진의 대표적 전통장시(場市)인 울진읍 소재 '바지게시장'. 2024.02.07 nulcheon@newspim.com

 

◇ "대목장에 사람은 많아도 장사는 예전같잖니더. 경기가 워낙 안좋은데다가 먹을 사람도 없으니 꼭 필요한 것만 사가니더"

과일전 좌판 앞에 탐스런 사과와 배,귤 상자가 가득 쌓여있다.

사람들이 크고 실한 과일을 고르느라 분주하다. 그러나 선뜻 장바구니에 담지 못하고 망설이는 빛이 역력하다.

"올해 봄철 냉해와 여름철에 쏟아진 우박 등 기상이변으로 사과농사가 흉작을 이뤄 예전보다 과일값이 제법 올랐지만, 설 대목장인데 이렇게 안팔리기는 처음이시더"

과일을 고르는 손님들에게 맞춤한 과일을 연신 권하던 과일전 주인이 혀를 두른다.

"예전같으면 설이나 추석 차례상에 과일을 가짓수마다 최소 3개씩은 올렸는데, 이제는 1개씩만 구입하는 추세이시더. 과일값이 만만찮은데다가 예전처럼 명절에 고향을 찾는 사람들도 눈에 띄게 줄어들어, 차례음식을 푸짐하게 해 놓아도 먹을 사람이 없으니께..."

어물전 처마에는 '설 대목을 겨냥한' 건어물이 빼곡하게 걸려 있다. 해풍에 잘 마른 가오리와 열기, 우럭, 가자미가 보기에도 먹음직스럽다.

"한나절 내내 열기 4마리, 가자미 10마리 팔렸니더. 오늘이 설 대목장인데, 도통 장사가 안되니더. 손님들도 꼭 필요한 어물 한마리씩만 경우 장만하니더. 작년 같으면 한나절도 못돼서 건어물이 거의 동이 났는데..."

어물전 김씨는 "작년 이 맘 때면 물건 주문이 줄을 이었다."며 "그러나 올해는 영 사람 발길조차 뜸하다"고 말했다.

그나마 전과 부침개를 파는 점포에는 사람들 발길이 이어진다.

예전에는 보기 어려웠던 '전과 부침개'를 전문으로 파는 점포가 꽤 여럿 눈에 띤다.

"최근 부침개나 전을 전문으로 파는 점포가 서너 곳 들어섰니더. 예전에는 전이나 부침개 재료를 사다가 식구들끼리 둘러앉아 직접 조리했는데... 이제는 명절에 외국여행이다 뭐다해서 고향에 누가 오니껴? 늙은 부모들만 남아 조상은 모셔야되니 차례상에 올릴만큼만 사다가 겨우 제사만 지내니더. 먹을 사람이 없으니께...."

정부가 설 명절 연휴를 앞두고 성수품 16개 품목 공급을 확대하고 역대 최대 규모인 840억 원대의 농축수산물 할인지원 예산을 책정했다고 하지만 정작 지역의 설 제수용품 장바구니 물가는 좀체 나아지지 못하는 분위기다.

손병복 경북 울진군수가 설 대목장인 7일 울진읍 소재 전통장시인 '바지게시장'을 찾아 '설명절 전통장보기' 행사를 펼치며 직접 제수거리를 구입하고 있다.[사진=울진군] 2024.02.07 nulcheon@newspim.com

 

손병복 경북 울진군수와 박형수 국회의원, 공직자, 사회봉사단체들이 설명절을 앞둔 7일, 울진읍 소재 전통장시인 '바지게 시장'에서 '설명절 전통장보기' 행사를 펼친 후 기념촬영하고 있다.[사진=울진군]2024.02.07 nulcheon@newspim.com

◇ "울진군과 한울본부가 명절마다 장보기 행사 펼쳐 그나마 숨통트이니더"

울진군은 지난 추석명절에 이어 이번 설 명절을 앞둔 7일, 울진읍을 비롯 읍면별 전통시장에서 '설명절 전통장보기' 행사를 대대적으로 펼쳤다.

손병복 울진군수와 공직자들은 읍면별 전통시장을 찾아 미리 구입한 온누리상품권으로제수거리 등 설 명절 성수품을 직접 구입하며 지역경기 활성화에 힘을 보탰다.

이날 행사에는 박형수 국회의원과 국민의힘 소속 군의원, 당직자들도 함께 했다.

과일전 주인은 "오늘 아침에도 울진군수와 직원들이 설맞이 장보기 행사로 시장을 한바퀴 쭉 돌며 과일도 사고, 어물도 사고 했니더. 그래도 명절 때마다 온누리상품권으로 전통시장서 명절 제수용품을 한꺼번에 사주니 많은 도움이 된다. 그나마 숨통이 트인다"며 고마워 했다.

손병복 울진군수는 "물가 상승등으로 어려운 시기에 '전통시장 살리기' 위한 이번 행사가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며 "전통시장에 활력을 불어넣어 지역경제가 다시 활성화될 수 있도록 군민들께서도 전통시장을 많이 이용해 주실 것"을 당부했다.

이세용 한울원자력본부 본부장과 직원들이 설 명절을 앞둔 지난 5일 경북 울진군 울진읍 소재 '바지게시장'을 찾아 전통시장 장보기 행사를 펼치고 있다.[사진=한울본부]2024.02.07 nulcheon@newspim.com

앞서 한울원자력본부도 설 명절을 앞둔 지난 5일 울진읍 소재 '바지게 시장'에서 '설맞이 복지시설 지원' 전달식을 가졌다. 

이날 한울원전본부는 복지시설에 지원하는 1500만 원 상당의 농·수 특산물을 포함, 북.죽변면 저소득가정 300세대에 오색 가래떡과 한과 세트를 담은 선물꾸러미를 본부 직원들이 직접 배달하며 따뜻한 명절의 따스운 정을 전했다

한울본부는 오는 8일, 지역 내 북한이탈주민 30명과 자활센터 참여 근로자 20명에게도 명절 선물을 전달할 예정이다.

한울본부는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이들에게 지원되는 농·수 특산물과 가래떡, 한과세트 등을 모두 울진지역 전통시장과 소상공인들로부터 구입했다.

nulcheon@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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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동행카드, 고양·과천도 30일부터 [서울=뉴스핌] 이경화 기자 = 서울시는 '기후동행카드'가 오는 11월 30일 첫 차부터 고양시와 과천시까지 서비스를 확장한다고 21일 밝혔다. 이로써 서울~고양~과천을 오가는 시민들도 월 5만~6만원대로 기후동행카드의 무제한 혜택을 받을 수 있게 된다. 지난 1월 27일 서울 지역을 대상으로 출발한 기후동행카드는 3월 30일 김포골드라인, 8월 10일 진접선·별내선까지 확대됐다. 서울 공동생활권인 인구 100만의 대규모 도시 고양시와 지리적으로 서울시와 경기남부의 길목에 위치한 과천시까지 연결됨에 따라 수도권으로 본격 확대되는 계기가 될 것으로 시는 기대한다.  서울 외 지역 기후동행카드 이용 가능 도시철도 구간 [이미지=서울시] 서울시와 고양시, 과천시는 지난해 2~3월 기후동행카드 참여 업무협약을 체결한 이후 후속 논의를 통해 구체적인 시행방안을 마련하고 11월 30일 고양시(3호선·경의중앙선·서해선), 과천시(4호선)의 기후동행카드 참여를 확정지었다. 관계기관들과 함께 시스템 개발·최종 점검을 완료했다. 이번 확대로 3호선은 고양시 일산서구 대화역에서 서울시 송파구 오금역까지 모든 역사(44개)에서 기후동행카드를 이용할 수 있게 된다. 경의중앙선은 고양시 일산서구 탄현역에서 구리시 구리역까지 34개 역사, 서해선은 고양시 일산서구 일산역에서 서울시 강서구 김포공항역까지 7개 역사, 4호선은 남양주시 진접역에서 과천시 정부과천청사역사까지 34개 역사에서 기후동행카드를 이용할 수 있다. 이에 더해 현재 기후동행카드 서비스 범위에 이미 고양시를 경유하는 서울 시내버스 28개 노선과 과천시를 경유하는 6개 노선이 포함돼 있음을 고려하면 서울과 고양·과천을 통근·통학하는 약 17만 시민의 이동 편의가 더욱 증진될 것으로 보인다.  또 이용범위가 대폭 확대되면서 과천·고양 등 시민들도 기후동행카드의 다양한 문화 혜택을 동일하게 누릴 수 있다. 과천시 4호선 확대로 대공원역도 기후동행카드를 이용할 수 있는 만큼 방문 시 서울대공원 50% 할인 등 혜택을 참고하면 된다.  기후동행카드는 올해 1월 23일 서비스 시작 이후 70일 만에 100만 장이 팔리는 등 시범사업 단계부터 큰 호응이 확인된 바 있다. 7월부터 본사업에 들어가면서 청년할인권·관광객을 위한 단기권 등 다양한 혜택이 더해졌다. 평일 최대 이용자가 65만명이 넘어가는 등 인기가 지속되고 있다. 서울시는 고양·과천 지하철 적용을 시작으로 수도권 시민들에게도 실질적인 혜택을 제공할 수 있도록 관련 협의·시스템 개발 검토를 적극 추진할 계획이다. 향후 기후동행카드의 무제한 확장을 위한 타 경기도 지자체와의 논의 역시 급물살을 탈 것으로 기대된다고 시는 덧붙였다.  기후동행카드를 이용하려면 안드로이드 기반 휴대전화에서 '모바일티머니' 앱을 무료로 다운받아 충전하면 된다. 실물카드는 서울교통공사 1~8호선 고객안전실, 지하철 인근 편의점 등에서 구매한 후 서울교통공사 1~8호선, 9호선, 신림선·우이신설선 역사 내 충전기에서 권종을 선택·충전 후 사용할 수 있다.  기후동행카드의 고양시, 과천시 확대 등에 관한 자세한 내용은 고양시(031-909-9000), 과천시(02-3677-2285), 서울시 120 다산콜센터로 문의하면 된다. 윤종장 서울시 교통실장은 "김포·남양주·구리에 이어 고양·과천 확대로 경기도 동서남북 주요 시군까지 기후동행카드의 무제한 대중교통 혁신이 이어지고 있다"며 "교통비 절감·생활 편의·친환경 동참 등 일상 혁명을 수도권 시민들까지 누릴 수 있도록 수도권 지역 서비스 확대·편의 향상에 총력을 기울이겠다"고 말했다.  kh99@newspim.com 2024-11-21 1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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