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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위급 교류 성사됐는데…더 꼬여버린 한·러시아 관계

기사입력 : 2024년02월05일 10:11

최종수정 : 2024년02월08일 1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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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덴코 차관 첫 방문 기간에 상호 비난 설전
어렵게 만들어진 한러 관계 전환 계기 무산
러시아의 비상식적 2중플레이 배경에 설 분분
여론 의식한 정부대응 전략적으로 현명했는지 의문

[서울=뉴스핌] 유신모 외교전문기자 = 러시아가 한국과의 관계 개선 가능성을 모색하기 위해 고위급 인사를 서울에 보낸 상황에서 한·러 정부가 서로 상대국 정상을 공개 비난하는 혼란스러운 일이 벌어졌다.

양국 간에 어떤 일이 있었는지는 즉각 알려지지 않았지만, 이 혼란은 양측 모두 원치 않는 결과였다. 어렵게 성사된 고위급 교류의 효과는 커녕 악재만 쌓인 셈이다.

마리야 자하로바 러시아 외교부 대변인 [사진=러시아 외교부 홈페이지]

◆한러 외교 사상 최초의 상대국 정상 비난

안드레이 루덴코 러시아 외교부 차관은 지난 1~4일 서울을 방문해 김홍균 외교부 1차관과 김건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 정병원 차관보 등 외교부 고위 당국자들을 두루 만났다. 루덴코 차관은 북한 핵문제와 북·러 관계를 담당하는 인물로 한국 방문은 윤석열 정부들어 이번이 처음이다. 따라서 그의 방한은 현재의 한·러, 북·러 관계에서 상당한 의미가 있는 행보였다.

그러나 그가 서울에 머무는 동안 마리야 자하로바 러시아 대변인은 지난 2일(현지시간) 윤석열 대통령의 북한 관련 언급을 문제삼아 윤 대통령을 직접 비난했다. 발언 수위도 비상식적으로 높았다. 자하로바 대변인은 윤 대통령의 발언이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을 겨냥한 공격적인 계획을 흐리려는 목적에서 나온 것"이라며 "노골적으로 편향됐고 끔찍해 보인다"고 말했다.

이에 외교부는 즉각 "일국의 외교부 대변인의 발언으로는 수준 이하로 무례하고 무지하며 편향돼 있다"고 반발했다. 외교부는 또 "러시아의 지도자가 명백한 국제법 위반 행위인 우크라이나 침공을 특별군사작전이라고 지칭하는 것이야말로 국제사회를 호도하려는 억지에 불과하다"며 블라드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직접 겨냥했다. 외교부는 게오르기 지노비예프 주한 러시아 대사를 외교부 청사로 초치해 엄중한 항의를 전하기도 했다.

양국 정부가 상대국 정상을 직접 공개 비난한 것은 30년 한·러 외교관계에서 한번도 없던 일이다. 더욱이 러시아 외교 차관이 한·러 관계 개선을 목적으로 서울을 방문한 상태에서 이같은 일이 벌어졌다는 것은 외교적 상식으로 이해하기 어려운 일이었다.

◆한국에 손 내민 러시아

러시아가 '비우호국'로 규정한 한국에 차관급 인사를 보낸 것은 러시아로서는 어렵게 내린 결정이다. 양측은 지난해부터 루덴코 차관 방한을 조율해왔지만 쉽게 이뤄지지 못했다. 특히 지난해 9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푸틴 대통령의 전격 회담이 이뤄지는 등 한·러 관계가 극도로 민감해지면서 방한 일정을 잡지 못하고 계속 미뤄졌다.

외교부의 한 관계자는 루덴코 차관의 방한에 대해 "러시아로서는 계속 상황을 주시하다가 더 이상 미뤄서는 안되겠다는 생각으로 방한 결정을 내린 것"이라며 "양국 관계 전환점을 만들기 위한 선제적 결정"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루덴코 차관은 외교부 당국자들과 면담에서 한국과의 관계 회복을 모색하는 발언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다른 관계자는 "루덴코 차관이 북한 문제에 대해서는 우리와 완전히 다른 시각을 드러냈지만 이는 러시아 정부의 공식입장을 재확인한 것이었으며 전체적인 라인은 양국 관계 개선에 대한 의지 표현이었다"고 설명했다.

러시아가 루덴코 차관을 서울에 보내 관계 회복을 모색하고 있는 상황에서 자하로바 대변인이 한국 대통령을 비난한 것은 상식적으로 러시아의 '계산된 행동'으로 보기는 어렵다. 외교부도 두가지 사안이 각각 인과관계 없이 다른 이유로 발생한 것으로 보고 있다.

안드레이 루덴코 러시아 외교차관 [사진=러시아 외교부 홈페이지]

러시아는 왜?....분분한 설

러시아의 앞뒤가 맞지 않는 언행에 대해 여러가지 해석이 나오고 있다. 우선적으로 자하로바 대변인이 사려깊지 못한 발언을 한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자하로바 대변인은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러시아에 협조적이지 않은 외국에 직설적인 비판을 가하는 것으로 화제가 된 인물이다.

일각에서는 그동안 한·러 사이에 공개되지 않은 갈등이 있었을 것이라는 관측을 내놓기도 한다.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한·러 사이에는 외교적 악재가 계속 쌓여왔다. 한국이 미국과 서방이 주도하는 대러시아 제재에 동참하면서 러시아는 한국을 '비우호국'으로 분류했다. 지난해 7월 우크라이나를 방문한 윤 대통령이 "생즉사 사즉생의 정신으로 강력히 연대해 함께 싸우겠다"고 말한 것도 러시아를 크게 자극했다. 지난해 8월 한·미·일 정상의 캠프데이비드 선언을 통해 사실상 군사동맹 수준으로 안보협력을 강화하자 러시아는 북한과 군사적 협력관계로 돌아섰다.

한 외교소식통은 "자하로바 대변인이 러시아가 아닌 북한에 대한 윤 대통령의 발언에 '급발진'한 것이 이상하다"면서 "드러나지 않은 채 그동안 진행되어온 양국 간 갈등 사안이 있었던 것 아닌가 싶다"는 추론을 내놨다.

최근 러시아의 날 선 대응은 한국이 우크라이나에 살상무기를 제공하려는 움직임을 감지한 탓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우크라이나 무기 지원은 러시아가 한·러 관계에서 '마지노선'으로 설정하고 있는 사안이다. 실제로 러시아의 비난 수위는 신원식 국방부 장관이 최근 우크라이나에 대한 군사 지원을 언급한 이후부터 확연히 달라졌다. 러시아가 한국의 우크라이나 군사지원을 막기 위해 경고 차원에서 과도한 발언을 내놓고 있다는 해석이다.

안한 것만 못한 방한...정부 대응은 적절했나

배경이 어찌됐든 예기치 않은 상황이 벌어지면서 루덴코 차관의 방한은 실패작이 됐다. 양국 관계를 전환시킬 수 있는 흔치 않은 계기가 될 수도 있었지만, 결과적으로 '2중 플레이'가 된 러시아의 행보에 소중한 기회가 날아간 셈이다. 오히려 루덴코 차관의 방한이 이뤄지지 않은 것보더 못한 결과가 됐다.

자하로바 대변인의 발언이 선을 넘은 것은 맞지만 한국 정부의 대응이 최선이었는지도 의문이다. 자하로바 대변인의 발언과 루덴코 차관의 방한을 따로 대응해 어렵게 이뤄진 고위급 소통의 기회를 살려 나갔어야 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대(對) 러시아 외교에 밝은 전직 관료는 "최근 북·러 관계를 감안하면 한국에 러시아와 관계 개선은 전략적으로 매우 중요한 시점"이라며 "정부가 러시아 정상을 비난하며 같은 수위로 즉각 맞받아치기보다 루덴코 차관이 서울을 떠난 뒤 자하로바 대변인의 언급에 외교경로로 강력히 항의했다는 사실을 공개했다면 한·러 관계 모멘텀은 살릴 수 있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외교부의 한 고위관계자는 전략적으로 더 현명한 대응 방법이 없었는지를 묻는 질문에 "이걸 즉각적으로 강하게 대응하지 않으면 국민들이 어떻게 생각하겠느냐"고 답함으로써 전략적 판단보다 여론을 의식한 정치적 대응의 성격이 더 많이 포함된 조치였음을 시사했다.

opento@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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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韓 4대 그룹 총수들과 골프 [서울=뉴스핌] 송은정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 주요 기업 총수들과 함께 한나절 동안 '골프 회동'을 진행했다. 글로벌 통상 현안이 산적한 가운데 열린 자리여서 관세와 대미 투자 관련 의견 교환 여부에 관심이 쏠린다. (왼쪽부터)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최태원 SK 회장, 정의선 현대차 회장, 구광모 LG 회장 [사진=뉴스핌DB] 19일 외신에 따르면 18일(현지시각) 트럼프 대통령은 오전 9시쯤 플로리다주 팜비치의 마러라고 별장을 나와 인근 '트럼프 인터내셔널 골프클럽'으로 이동해 오후 5시쯤까지 라운딩을 즐겼다. 백악관 풀기자단은 "트럼프 대통령이 오전 9시15분 골프장에 도착했다"고 전했다. 이날 행사에는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 등 한국 주요 대기업 총수들이 참석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 소프트뱅크 손정의 회장이 이들을 초청했으며, 일본과 대만 주요 기업인들도 함께 자리했다. 한국의 주요 재벌기업 총수들이 집단적으로 미국의 대통령 및 정·관계 주요 인사들과 함께 골프를 즐긴 것은 사상 유례가 없는 일이다. 통상 4인 1조로 진행되는 아마추어 골프 경기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누구와 한 조를 이뤘는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백악관은 풀기자단의 확인 요청도 거부했다. 골프장 입구는 경호원들에 의해 외부인의 접근이 차단됐다. 골프장 주변도 높은 나무로 빽빽이 둘러싸여 내부 확인은 어려웠던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 대통령이 한국 기업인들과 동반 라운딩을 하지 않았더라도 경기 전후 또는 점심시간이나 휴식시간 등을 활용해 대화를 나눴을 가능성이 있다. 이 자리에서 반도체·자동차·배터리·조선 등 분야에서 이들 기업의 대미 투자 및 관세에 대한 의견이 오갔을지에 대해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한편 마러라고 별장 일대에서는 경찰이 기자와 시민의 접근을 통제하며 "VIP들이 있다"며 경계태세를 유지한 것으로 전해졌다. yuniya@newspim.com 2025-10-19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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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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