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KYD 디데이
정치 통일·외교

속보

더보기

고위급 교류 성사됐는데…더 꼬여버린 한·러시아 관계

기사입력 :

최종수정 :

※ 본문 글자 크기 조정

  • 더 작게
  • 작게
  • 보통
  • 크게
  • 더 크게

※ 번역할 언어 선택

루덴코 차관 첫 방문 기간에 상호 비난 설전
어렵게 만들어진 한러 관계 전환 계기 무산
러시아의 비상식적 2중플레이 배경에 설 분분
여론 의식한 정부대응 전략적으로 현명했는지 의문

[서울=뉴스핌] 유신모 외교전문기자 = 러시아가 한국과의 관계 개선 가능성을 모색하기 위해 고위급 인사를 서울에 보낸 상황에서 한·러 정부가 서로 상대국 정상을 공개 비난하는 혼란스러운 일이 벌어졌다.

양국 간에 어떤 일이 있었는지는 즉각 알려지지 않았지만, 이 혼란은 양측 모두 원치 않는 결과였다. 어렵게 성사된 고위급 교류의 효과는 커녕 악재만 쌓인 셈이다.

마리야 자하로바 러시아 외교부 대변인 [사진=러시아 외교부 홈페이지]

◆한러 외교 사상 최초의 상대국 정상 비난

안드레이 루덴코 러시아 외교부 차관은 지난 1~4일 서울을 방문해 김홍균 외교부 1차관과 김건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 정병원 차관보 등 외교부 고위 당국자들을 두루 만났다. 루덴코 차관은 북한 핵문제와 북·러 관계를 담당하는 인물로 한국 방문은 윤석열 정부들어 이번이 처음이다. 따라서 그의 방한은 현재의 한·러, 북·러 관계에서 상당한 의미가 있는 행보였다.

그러나 그가 서울에 머무는 동안 마리야 자하로바 러시아 대변인은 지난 2일(현지시간) 윤석열 대통령의 북한 관련 언급을 문제삼아 윤 대통령을 직접 비난했다. 발언 수위도 비상식적으로 높았다. 자하로바 대변인은 윤 대통령의 발언이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을 겨냥한 공격적인 계획을 흐리려는 목적에서 나온 것"이라며 "노골적으로 편향됐고 끔찍해 보인다"고 말했다.

이에 외교부는 즉각 "일국의 외교부 대변인의 발언으로는 수준 이하로 무례하고 무지하며 편향돼 있다"고 반발했다. 외교부는 또 "러시아의 지도자가 명백한 국제법 위반 행위인 우크라이나 침공을 특별군사작전이라고 지칭하는 것이야말로 국제사회를 호도하려는 억지에 불과하다"며 블라드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직접 겨냥했다. 외교부는 게오르기 지노비예프 주한 러시아 대사를 외교부 청사로 초치해 엄중한 항의를 전하기도 했다.

양국 정부가 상대국 정상을 직접 공개 비난한 것은 30년 한·러 외교관계에서 한번도 없던 일이다. 더욱이 러시아 외교 차관이 한·러 관계 개선을 목적으로 서울을 방문한 상태에서 이같은 일이 벌어졌다는 것은 외교적 상식으로 이해하기 어려운 일이었다.

◆한국에 손 내민 러시아

러시아가 '비우호국'로 규정한 한국에 차관급 인사를 보낸 것은 러시아로서는 어렵게 내린 결정이다. 양측은 지난해부터 루덴코 차관 방한을 조율해왔지만 쉽게 이뤄지지 못했다. 특히 지난해 9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푸틴 대통령의 전격 회담이 이뤄지는 등 한·러 관계가 극도로 민감해지면서 방한 일정을 잡지 못하고 계속 미뤄졌다.

외교부의 한 관계자는 루덴코 차관의 방한에 대해 "러시아로서는 계속 상황을 주시하다가 더 이상 미뤄서는 안되겠다는 생각으로 방한 결정을 내린 것"이라며 "양국 관계 전환점을 만들기 위한 선제적 결정"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루덴코 차관은 외교부 당국자들과 면담에서 한국과의 관계 회복을 모색하는 발언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다른 관계자는 "루덴코 차관이 북한 문제에 대해서는 우리와 완전히 다른 시각을 드러냈지만 이는 러시아 정부의 공식입장을 재확인한 것이었으며 전체적인 라인은 양국 관계 개선에 대한 의지 표현이었다"고 설명했다.

러시아가 루덴코 차관을 서울에 보내 관계 회복을 모색하고 있는 상황에서 자하로바 대변인이 한국 대통령을 비난한 것은 상식적으로 러시아의 '계산된 행동'으로 보기는 어렵다. 외교부도 두가지 사안이 각각 인과관계 없이 다른 이유로 발생한 것으로 보고 있다.

안드레이 루덴코 러시아 외교차관 [사진=러시아 외교부 홈페이지]

러시아는 왜?....분분한 설

러시아의 앞뒤가 맞지 않는 언행에 대해 여러가지 해석이 나오고 있다. 우선적으로 자하로바 대변인이 사려깊지 못한 발언을 한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자하로바 대변인은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러시아에 협조적이지 않은 외국에 직설적인 비판을 가하는 것으로 화제가 된 인물이다.

일각에서는 그동안 한·러 사이에 공개되지 않은 갈등이 있었을 것이라는 관측을 내놓기도 한다.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한·러 사이에는 외교적 악재가 계속 쌓여왔다. 한국이 미국과 서방이 주도하는 대러시아 제재에 동참하면서 러시아는 한국을 '비우호국'으로 분류했다. 지난해 7월 우크라이나를 방문한 윤 대통령이 "생즉사 사즉생의 정신으로 강력히 연대해 함께 싸우겠다"고 말한 것도 러시아를 크게 자극했다. 지난해 8월 한·미·일 정상의 캠프데이비드 선언을 통해 사실상 군사동맹 수준으로 안보협력을 강화하자 러시아는 북한과 군사적 협력관계로 돌아섰다.

한 외교소식통은 "자하로바 대변인이 러시아가 아닌 북한에 대한 윤 대통령의 발언에 '급발진'한 것이 이상하다"면서 "드러나지 않은 채 그동안 진행되어온 양국 간 갈등 사안이 있었던 것 아닌가 싶다"는 추론을 내놨다.

최근 러시아의 날 선 대응은 한국이 우크라이나에 살상무기를 제공하려는 움직임을 감지한 탓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우크라이나 무기 지원은 러시아가 한·러 관계에서 '마지노선'으로 설정하고 있는 사안이다. 실제로 러시아의 비난 수위는 신원식 국방부 장관이 최근 우크라이나에 대한 군사 지원을 언급한 이후부터 확연히 달라졌다. 러시아가 한국의 우크라이나 군사지원을 막기 위해 경고 차원에서 과도한 발언을 내놓고 있다는 해석이다.

안한 것만 못한 방한...정부 대응은 적절했나

배경이 어찌됐든 예기치 않은 상황이 벌어지면서 루덴코 차관의 방한은 실패작이 됐다. 양국 관계를 전환시킬 수 있는 흔치 않은 계기가 될 수도 있었지만, 결과적으로 '2중 플레이'가 된 러시아의 행보에 소중한 기회가 날아간 셈이다. 오히려 루덴코 차관의 방한이 이뤄지지 않은 것보더 못한 결과가 됐다.

자하로바 대변인의 발언이 선을 넘은 것은 맞지만 한국 정부의 대응이 최선이었는지도 의문이다. 자하로바 대변인의 발언과 루덴코 차관의 방한을 따로 대응해 어렵게 이뤄진 고위급 소통의 기회를 살려 나갔어야 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대(對) 러시아 외교에 밝은 전직 관료는 "최근 북·러 관계를 감안하면 한국에 러시아와 관계 개선은 전략적으로 매우 중요한 시점"이라며 "정부가 러시아 정상을 비난하며 같은 수위로 즉각 맞받아치기보다 루덴코 차관이 서울을 떠난 뒤 자하로바 대변인의 언급에 외교경로로 강력히 항의했다는 사실을 공개했다면 한·러 관계 모멘텀은 살릴 수 있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외교부의 한 고위관계자는 전략적으로 더 현명한 대응 방법이 없었는지를 묻는 질문에 "이걸 즉각적으로 강하게 대응하지 않으면 국민들이 어떻게 생각하겠느냐"고 답함으로써 전략적 판단보다 여론을 의식한 정치적 대응의 성격이 더 많이 포함된 조치였음을 시사했다.

opento@newspim.com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쿠팡 로저스 대표, 17일 국회 청문회 출석 [서울=뉴스핌] 조민교 기자 = 쿠팡은 오는 17일 예정된 개인정보 유출 사태 관련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과방위) 청문회에 대해 신임 대표 해롤드 로저스를 증인으로 내세운다고 밝혔다. 김범석 의장의 출석 여부는 정해지지 않았다. 10일 쿠팡 관계자는 "고객불안 해소와 위기 수습에 적극적으로 나선다고 한만큼 해롤드 로저스 신임 쿠팡 대표가 청문회에 출석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해롤드 로저스(Harold Rogers) 미국 쿠팡 Inc 최고관리책임자. [사진=쿠팡 제공] 이날 박대준 대표가 3370만 명 규모의 개인정보 유출 사태 책임을 지고 물러난 뒤 쿠팡은 미국 모회사 법무 담당 최고관리책임자인 로저스를 임시 대표로 선임했다.  청문회 증인 명단에는 당초 박 대표를 포함해 김범석 쿠팡Inc 의장, 북미사업개발 총괄, 정보보호 최고책임자(CISO) 등 관계자 6명이 채택된 바 있다. 이날 국회 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는 쿠팡의 개인 정보 유출 사태와 관련한 청문회 증인으로 로저스 신임 대표를 채택했다. 다만 김범석 의장과 박대준 대표의 출석 여부는 정해지지 않았다. 최민희 과방위원장은 "이는 쿠팡 측의 상황 변경이 생긴 것에 따른 후속조치"라면서 "박 전 대표의 증인 신분은 유지된다"고 말했다. mkyo@newspim.com 2025-12-10 17:52
사진
[단독] KF-21, 내년 3월 양산 1호기 출고식 [서울=뉴스핌] 오동룡 군사방산전문기자 = 한국형 전투기(KF-21) 양산 1호기 출고 행사가 내년 3월 경남 사천 KAI 본사에서 열리는 방향으로 검토되고 있다. 뉴스핌이 단독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당초 2026년 연말로 잡혔던 일정이 약 10개월 앞당겨지는 '조기 실전배치 시나리오'가 가시권에 들어온 것이다. KF-21(당시 KF-X) 사업은 2015년 방위사업추진위원회(방추위)가 약 8조원(70억~80억달러 수준) 규모의 체계개발을 승인하면서 본궤도에 올랐고, 인도네시아가 개발비 20% 분담을 약속하며 공동개발 파트너로 참여했다. 이후 설계안 확정(2019년)과 2020년 9월 최종조립 착수 과정을 거쳐 2021년 4월 시제 1호기(001번기) 출고 및 명명식에서 공식 제식명 'KF-21 보라매'가 부여됐다.​​ 지난해 11월 29일 1000소티 비행을 달성한 한국형 전투기 KF-21. 이로써 전체 약 2000소티 중 절반을 완료하며 반환점을 돌았다. [사진=한국항공우주산업] 2025.12.09 gomsi@newspim.com 시제기는 단좌 4대·복좌 2대를 포함해 총 6대가 제작됐고, 2022년 7월 첫 비행에 성공한 뒤 2023년 초음속 돌파, 야간·무장분리 시험을 포함해 2024~2025년까지 누적 2000회 수준의 시험비행을 소화하면서 블록Ⅰ(공대공 중심) 체계개발 막바지 단계에 올라와 있다. 방위사업청과 공군은 이 시험 데이터를 토대로 2026년까지 '초도양산+작전운용시험·평가'를 동시에 진행해 공군 F-4E, F-5 등 노후 3세대 전투기를 순차적으로 대체한다는 이정표를 세워왔다.​ 당초 KF-21 양산기 전력화 로드맵은 2024년 양산계약, 2025년 최종조립, 2026년 하반기 대량 양산 출고 및 전투적합 판정, 2026~2028년 초도 대대급 배치 순으로 짜여 있었다. 실제로 방추위는 2025년 3월께 '올해 20대·내년 20대' 방식의 1·2차 양산계약(20+20대)을 의결했고, 1조9000억원 안팎(1차 20대 기준 약 1조9000억원)의 초도 물량 계약이 체결되면서 사천 KAI 공장은 2025년 5월부터 양산 1호기 최종조립에 들어간 상태다.​ 이 기본 시나리오에서 2026년 연말로 잡혀 있던 '양산 출고식'을 10개월가량 당겨 2026년 3월 사천에서 여는 방향으로 급선회한 것이다. 업계에선 "양산 1호기·2호기를 포함한 초기 물량의 기체·엔진·전장 계통 신뢰성 검증이 예상보다 순조롭고, 공군의 F-4E 조기 퇴역·북한 핵·미사일 위협 고도화에 따른 전력 공백 우려가 일정 단축으로 이어진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2015년 개발 승인 이후 만 10년 만에 양산형을 내놓는 만큼, 대통령 참석을 전제로 한 '국가급 이벤트'가 될 것이란 전망이 업계에 확산되는 분위기다.​ KF-21 시제 1호기 출고식은 2021년 4월 경남 사천 KAI 본사에서 문재인 당시 대통령이 참석한 가운데 열렸고, 그 자리에서 "2032년까지 120대 실전배치" 목표가 공개되면서 한국의 '8번째 초음속 전투기 개발국' 도약을 대내외에 과시한 바 있다. [사천=뉴스핌]문재인 대통령이 9일 경남 사천시 고정익동 한국항공우주산업(KAI)에서 열린 한국형전투기 'KF-21 보라매' 시제기 출고식에서 기념사를 하고 있다. [사진=청와대] 2021.04.09 photo@newspim.com 내년 3월로 예고되는 이번 출고행사는 시제기가 아닌 '양산형 1호기'가 주인공인 만큼, 시제기 롤아웃 이후 약 4년 만에 현직 대통령이 다시 사천을 찾는 장면이 연출될 가능성이 높다.​​ 특히 이재명 대통령은 최근 아랍에미리트(UAE)를 포함한 중동 순방 과정에서 KF-21을 한국 방산 수출 패키지의 핵심 품목으로 전면에 내세우며, 향후 수출형 블록Ⅱ·블록Ⅲ 개발과 현지 공동생산·부품 협력 구상을 함께 홍보해 왔다. 대통령실과 국방부, 산업부 안팎에선 "양산형 출고식이 사실상 '수출형 보라매'의 첫 공개 무대가 될 수 있는 만큼, 대통령 주관 행사로 격상할 명분이 충분하다"는 기류가 감지된다.​ 현 시점에서 군·방산업계가 그리는 '3·6·9 시나리오'의 뼈대는 비교적 선명하다. 내년 3월 사천 출고식을 통해 양산 1호기를 공개하고, 6월까지 공군·방사청 공동의 전투적합 판정(전투운용능력 평가)을 마친 뒤, 9월 전후로 공군 작전부대에 초도 인도를 시작한다는 시간표다.​ KF-21 블록Ⅰ양산기는 2026년 상반기 대량 출고 이후 강릉 제18전투비행단과 예천 제16전투비행단에 각각 1개 전투비행대대(20대 안팎) 규모로 나뉘어 초도 배치되는 방안이 유력하게 거론된다. 이어 2028년 이후 공대지·다목적 능력을 강화한 블록Ⅱ 80대는 횡성 제8전투비행단, 충북 지역 제19전투비행단 등으로 확산 배치돼 공군의 F-5, 구형 F-16 전력을 단계적으로 완전히 대체하는 계획이다. 지난 11월 5일 국산항공기 FA-50와 함께 비행하는 손석락 공군참모총장의 KF-21. [사진=공군 제공] 2025.12.09 gomsi@newspim.com KF-21 사업은 개념연구 착수(2000년대 초) 이후 예산·기술 이전 문제로 수차례 좌초 위기를 겪었지만, 2015년 개발 승인 이후 10년 만에 양산형 출고 단계에 진입했다. 방산업계에서는 "전투기 체계개발-양산-수출까지 독자 사이클을 돌리는 소수 국가 반열에 올랐다"고 이구동성으로 이야기하고 있다. 방산업계의 한 관계자는 "KF-21 양산형 출고는 단순히 새 전투기를 들여놓는 차원을 넘어, 한국이 10년 주기의 전투기 개발·개량 사이클을 스스로 설계해 가는 수준으로 성장했음을 보여준다"며 "2015년 개발 승인에서 2025년 양산 1호기, 2032년 120대 전력화로 이어지는 연표는 한국이 명실상부 '전투기 개발·수출국'으로 올라섰다는 증표"라고 했다. gomsi@newspim.com 2025-12-09 11:38
기사 번역
결과물 출력을 준비하고 있어요.
종목 추적기

S&P 500 기업 중 기사 내용이 영향을 줄 종목 추적

결과물 출력을 준비하고 있어요.

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이 내용에 포함된 데이터와 의견은 뉴스핌 AI가 분석한 결과입니다. 정보 제공 목적으로만 작성되었으며, 특정 종목 매매를 권유하지 않습니다. 투자 판단 및 결과에 대한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주식 투자는 원금 손실 가능성이 있으므로, 투자 전 충분한 조사와 전문가 상담을 권장합니다.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