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홍우리 기자 = 완다(萬達)그룹의 자금난 타개를 위해 왕젠린(王健林) 회장이 개인 자산을 매각한다. 이에 따라 그룹 계열의 영화제작사인 완다필름(萬達電影·002739.SZ)의 주인이 바뀌게 됐다고 현지 매체 제일재경(第一財經)이 6일 보도했다.
완다필름은 이날 공시를 통해 회사의 간접지배주주인 베이징완다문화산업그룹(완다문화산업)과 베이징헝룬(珩潤)기업관리발전회사(베이징헝룬), 실제 지배주주인 왕젠린이 베이징완다투자유한회사(완다투자)의 지분 51%를 콘텐츠 제작 업체인 상하이루이(儒意)에 매각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이번 지분 거래가 완료되면 완다필름의 지배구조에 변동이 발생할 것"이라며 투자자 이익을 지키고 주가의 이상 변동을 방지하기 위해 이달 6일부터 완다필름의 주식 거래를 2거래일 간 중단한다고 덧붙였다.
완다필름은 완다투자의 핵심 자산인 상장 영화 제작사다. 20%의 지분율 보유한 완다투자가 완다필름의 최대 주주다.
기존 완다투자의 지분은 완다문화산업이 20%, 베이징헝룬이 29.8%, 왕젠린 회장이 1.2% 갖고, 상하이루이가 49% 보유 중이었다. 이번 지분 매각으로 왕젠린 회장은 완다필름의 실질 지배주주 지위를 상실하게 되며, 다만 선셴룽즈싱예(莘縣融智興業)관리 컨설팅센터를 통해 지분 일부만 보유하게 된다고 매체는 전했다.
이번 지분 거래 가격은 20억 위안(약 3686억원) 미만일 것으로 업계는 추산한다.
[베이징 중신사 = 뉴스핌 특약] 완다(萬達)그룹 왕젠린(王健林) 회장. |
완다필름 지분 매각은 그룹 전체의 자금난 해소에 쓰일 것으로 전망된다. 완다그룹의 핵심 계열사이자 부동산 관리 업체인 완다상업관리(萬達商業管理)가 채무불이행(디폴트) 위기에 몰린 데 더해 완다상업관리의 증시 상장을 위해 그룹 전반에 걸쳐 자금 수혈이 시급한 상황이었다.
왕젠린 회장은 올 들어서만 직간접적으로 보유하고 있던 완다필름 지분을 네 번째 매각했다. 먼저 지난 7월 10일, 17일 두 번에 걸쳐 완다필름 지분을 팔아 44억 위안 규모의 자금을 마련했다.
같은 달 23일에는 완다문화산업이 상하이루이와 '지분 양도 협의'를 맺고 회사가 보유 중인 자회사 완다투자의 지분 49%를 22억 6200만 위안 매각했다고 완다필름이 공시했다. 당시의 지분 매각으로 완다투자의 지분은 완다문화산업그룹과 상하이루이가 각각 49.8%, 49%, 왕젠린이 1.2% 갖게 됐다.
지난 7월에만 완다필름 지분을 3번에 걸쳐 매각함으로써 67억 6600만 위안의 자금을 확보한 셈이다.
업계 관계자는 "완다는 자금 마련이 절실하다. 증시 상장을 위한 투자설명서가 곧 실효되기 때문"이라고 짚었다.
완다상업관리의 상장을 위한 네 번째 신청서를 지난 6월 말 제출했지만 여전히 당국의 심사를 통과하지 못한 가운데 이달 해당 신청서의 효력을 상실하기 전에 자금을 마련, 대응에 나서야 했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완다상업관리는 이미 2년 여전 주당 25위안에 프리(Pre) IPO를 통해 380억 위안을 조달하며 올해 12월 증시 상장을 약속했다. 당시의 약속을 지키지 못하면 380억 위안의 원금에 더해 12%의 이자를 상환해야 해 그룹의 자금난이 더욱 심화할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자금이 시급한 상황에서 완다광장 같은 대형 자산을 팔기에는 시간이 너무 많이 걸린다"며 "그룹 핵심자산이자 실적이 우수한 완다필름을 파는 것이 효과적이었을 것"이라고 판단했다.
한편 위드 코로나 전환 이후 중국 영화 시장이 살아나며 완다필름 실적도 개선되고 있다. 완다필름의 올해 1~3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46.98% 증가한 113억 4700만 위안, 순익은 11억 1400만 위안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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