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정상태 전무 불구 속도만 고집…지역발전 대의는 뒷전" 일갈
김태흠 지사와 문제의식 깊이 공유…차별 없는 공통 법안 촉구
[대전=뉴스핌] 오영균 기자 = 이장우 대전시장이 정부와 여당의 대전·충남 행정통합 추진 방식을 두고 "준비 부족으로 전국적인 통합 논의가 완전히 꼬여버렸다"며 작심 발언을 쏟아냈다. 이는 재정 대책조차 전무한 상태에서 속도전만 고집하는 정부의 태도를 '졸속'으로 규정하며 정면 비판에 나선 것이다.
이 시장은 11일 행정통합 관련 주민투표 실시 요청 기자회견 직후 취재진과 만나 "초기 대전·충남 중심으로 전개되던 통합 논의가 광주·전남, 대구·경북 등으로 확산되면서 오히려 전체적인 구도가 엉망이 됐다"며 "정부가 충분한 준비 없이 논의를 확산시키는 바람에 통합의 본질이 흔들리고 있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특히 이 시장은 타 지자체의 통합 움직임이 대전·충남의 전략적 판단을 흐리게 하고 있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그는 "당초 광주·전남은 우리 측의 논의 과정을 지켜보며 판단하겠다는 입장이었으나, 어느 순간 상황이 급변해 사실상 동시다발적으로 추진되는 구조가 됐다"며 "각 지역의 특수성을 고려한 정리 절차도 없이 무작정 속도만 붙은 격"이라고 지적했다.
대구·경북의 통합 논의를 향해서는 더욱 매서운 비판을 가했다. 이 시장은 특정 정치인의 실명을 언급하며 "일부 정치인의 정치적 일정에 따라 통합이 추진되면서 정작 중요한 지역 발전이라는 대의는 뒷전으로 밀려났다"며 "이러한 정치적 요소들이 전체 통합 논의를 복잡하게 꼬이게 만든 결정적 원인"이라고 꼬집었다.
이 시장이 가장 심각하게 문제 삼은 지점은 '재정 대책의 부재'다. 그는 "행정안전부 장관조차 통합에 필요한 재정 추계를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다는 취지의 발언을 할 정도로 정부는 무대책으로 일관하고 있다"며 "통합 시 지원하겠다는 '4년 20조 원'이라는 막대한 자금을 도대체 어디서 조달하겠다는 것인지 구체적인 답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국세와 지방세의 구조적 조정 없이 단순히 다른 지역이나 분야의 예산을 끌어다 쓰는 '아랫돌 빼서 윗돌 괴기' 식의 구조가 될 수밖에 없다"며 "재원 확보에 대한 명확한 청사진도 없이 통합만 외치는 것은 시민을 기만하는 행위"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시장은 현재의 일방통행식 추진 방식에 대해서도 경고 메시지를 보냈다. 그는 "지역별로 처한 상황과 조건이 완전히 다른데도 일률적으로 밀어붙이는 방식은 지역 갈등만 증폭시킬 뿐"이라며 "여야가 참여하는 국회 차원의 특별위원회를 구성해 특정 지역에 대한 차별이 없는, 공통된 기준의 통합 법안을 원점부터 재논의해야 한다"고 강력히 촉구했다.
그러면서 김태흠 충남지사와의 공조 체제도 강조했다. 이 시장은 "김 지사 역시 '이런 식의 통합은 안 된다'는 문제의식을 깊이 공유하고 있다"며 "지금은 무리하게 속도를 낼 때가 아니라, 무너진 원칙과 구조를 다시 세우고 철저히 점검해야 할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gyun507@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