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판티노 FIFA 회장 "개최국 사우디로 결정" 확인
유일한 경쟁국 호주 "유치 철회"... 단독 입찰자로
오일 머니 앞세운 '스포츠 워싱' 비판 거세질 듯
[서울=뉴스핌] 박상욱 기자 = 검은 '오일 머니'가 세계 축구를 휩쓸고 있다. 사우디아라비아가 2034년 월드컵을 개최한다. 잔니 인판티노(스위스) FIFA(국제축구연맹) 회장은 1일(한국시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사우디의 단독 개최를 공식적으로 밝혔다.
인판티노 회장은 "2026년 월드컵은 캐나다와 멕시코, 미국이 주최한다. 2030년 월드컵은 모로코와 포르투갈, 스페인에서 공동으로 개최할 예정이며 2034년 월드컵은 사우디에서 열린다"고 발표하며 "건설적인 대화와 광범위한 협의를 거쳐 6개 대륙 연맹이 모두 참여하는 FIFA 평의회를 통해 (3개 대회의) 유치국이 결정됐다"고 덧붙였다.
1일 소셜네트워크서비스를 통해 사우디의 2034년 월드컵 단독 개최를 공식적으로 발표한 인판티노 FIFA 회장. [사진 =로이터] |
2034년 월드컵은 사우디와 공동 개최 의사를 밝힌 호주·인도네시아의 대결이었다. 지난달 18일 인도네시아가 사우디 지지를 선언했다. 호주도 전날 대회 유치에 나서지 않겠다고 발표하면서 사우디가 '단독 입찰국'으로 유치하게 됐다.
사우디는 2002년 월드컵을 공동 개최한 한국과 일본, 2022년 월드컵을 연 카타르에 이어 월드컵 개최에 성공한 네 번째 아시아 국가가 됐다.
사우디 체육부 장관은 "2034 월드컵 개최는 전 세계 스포츠 선도국이 되겠다는 꿈을 이루는 데 도움이 될 것이며 국가 변혁에 중요한 이정표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 왕세자(오른쪽)와 인판티노 FIFA 회장. [사진 =로이터] |
사우디 대회는 중동의 무더운 더위를 피해 2022년 카타르 대회처럼 11~12월에 열릴 가능성이 커 보인다. 기존에 6~7월에 열린 월드컵이 연말에 열리게 되면서 각 나라 리그 일정에 적잖은 혼란을 줬던 카타르 대회의 사례가 2034년에도 반복될 가능성이 크다.
사우디는 '오일 머니'를 앞세워 유럽 5대 리그에서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와 카림 벤제마 등 스타 선수들을 대거 영입해 자국 리그의 규모를 키우고 있다. 뉴캐슬 유나이티드 등 구단을 인수하면서 세계 축구계에 지각 변동을 일으켜왔다. 여성 인권, 언론 탄압 문제로 국제사회의 비판을 받는 사우디가 축구를 '스포츠 워싱'에 활용한다는 비판은 더욱 거세질 전망이다.
psoq1337@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