젤렌스키 "러 장병들, 매달 3만5000명 죽거나 중상"
[런던=뉴스핌] 장일현 특파원 = 러시아 군이 극단적인 소모전을 펼치면서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사망하거나 부상을 당하는 장병들이 급증하고 있다고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가 10일(현지 시간) 보도했다.
이에 따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원하는 수준의 혁혁한 최전선 돌파가 어려울 수도 있다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고 한다.
군사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일부 지역 전투의 경우 1차 세계대전 당시 프랑스 북부 솜강(江) 유역에서 펼쳐졌던 '솜 전투'를 연상시킨다는 말도 나오고 있다.
솜 전투는 영국·프랑스의 연합군과 독일군이 1916년 7월부터 약 4개월 동안 양측이 엄청난 병력 손실을 입으면서도 전선의 이동은 극히 미미했던 대표적인 참호전·소모전이다.

보도에 따르면 러시아 군이 막대한 보상금과 급여를 내걸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최근 모병 작업이 순탄치 않다고 한다.
우크라이나 군도 병력 부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사정은 러시아도 마찬가지라는 분석인 것이다.
이에 따라 러시아 군은 범법자나 수형자들의 모병을 늘리려 하고 있으며, 의무 복무를 마친 병사들에게 복무 연장 계약을 압박하기도 하며, 부상자들을 전장에 재투입하고 있다.
우크라이나 분석 그룹 '프론텔리전스 인사이트'에 따르면 최근 러시아 군의 탈영률은 전쟁 발발 이후 최고 수준에 이르렀다.
카네기 국제평화재단의 선임 연구원 마이클 코프먼은 "푸틴의 판단은 전선 전반에 걸친 지속적인 압박이 결국 우크라이나 측 붕괴로 이어질 것이라는 것이지만, 러시아 군의 전투 방식은 작전적으로 의미 있는 돌파를 만들어내지 못할 것"이라고 했다.
그는 "최근 모병 추세를 보면 러시아가 공세 압박을 지속하기 점점 더 어려워질 것임을 보여준다"고 했다.
푸틴은 지난해 12월 러시아 지휘관들과의 회의에서 우크라이나 동남부 4개 지역을 완전 장악하는 목표가 "계획대로 진행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실제로는 러시아 군이 최전선 전반에서 그 어느 때보다 느린 속도와 더 큰 비용을 치르며 진전을 이루고 있다는 진단이 제기된다.
미국의 싱크탱크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가 지난달 발표한 보고서를 통해 러시아 군의 전진 속도는 하루 15~70m에 불과했으며, 이는 "지난 100년간 거의 모든 전쟁과 비교해도 매우 느린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CSIS는 "이번 전쟁에서 러시아 군의 사망자는 최소 32만5000명에 달한다"며 "이는 제2차 세계대전 이후 러시아와 소련이 치른 모든 전쟁의 사망자 수를 합친 것보다 5배나 많고, 우크라이나 측 사상자의 최소 두 배에 해당한다"고 말했다.

올렉산드르 시르스키 우크라이나 군 총사령관은 "러시아가 매달 약 3만5000명의 병사를 모집하고 있지만 이 중 최대 90%는 손실 병력을 대체하기 위해 투입되고 있다"고 말했다.
러시아 군의 병력 손실은 최근 몇 달 사이에 더욱 늘어나고 있다고 한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지난주 "매달 3만~3만5000명의 러시아 군인이 사망하거나 중상을 입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러한 병력 손실은 결국 러시아의 모병에 더 큰 어려움을 초래하게 될 것"이라며 "이런 상황이 계속된다면 몇 달 만에 전선 병력 10만~12만명을 잃게 될 것이고, 그 공백을 쉽게 메우지 못할 것"이라고 했다.
지난 1년간 더욱 격화된 드론전이 희생자를 더 양산한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라트비아 외교정보국이 지난달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현재 양측 사상자의 70~80%가 드론에 의해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프론텔리전스 인사이트를 운영하는 전직 우크라이나 장교는 "수십 대의 드론이 상공에서 감시하거나 직접 공격하는 상황에서, 후송이 극도로 위험해지면 부상병은 순식간에 부담이 된다"고 했다.
러시아 군은 초기 기계화 부대 중심의 전략에서 벗어나 그 이후에는 보병 도보 전투, 경량 차량을 이용한 공격, 침투 전술을 통해 우크라이나 방어선을 뚫고 있다.
코프먼은 "본질적으로 러시아 군은 이전의 장비 손실을 훨씬 더 큰 인명 손실로 바꾸고 있는 셈"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