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 유지하며 유가 급등 가능성·11월 美 FOMC 주시
[서울=뉴스핌] 한태희 기자 = 국내 경기 회복이 더디고 중동 지역 정세 불안이 이어지자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6회 연속 동결했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는 19일 오전 통화정책방향결정회의를 열고 현 3.50%인 기준금리를 유지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통화정책방향결정회의를 열지 않은 지난 3·6·9월을 제외하고 지난 2·4·5·7·8월에 이은 6회 연속 기준금리 동결이다.
한국은행은 지난 9월 국내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2%대에서 3.7%로 치솟았으나 당장 기준금리를 인상이 필요한 수준은 아니라고 판단한 것으로 분석된다. 한국은행은 물가 상승률은 10월부터 둔화 흐름을 보이고 연말에는 3% 안팎으로 수렴한다고 예상하고 있다.

국내 경기 회복이 불투명하다는 점도 기준금리 동결 요인으로 꼽힌다. 최근 수출 부진이 단소 완화했으나 소비자심리는 둔화했다. 통계청이 발표하는 산업활동동향을 보면 지난 8월 소비는 승용차, 의류 등에서 줄며 전월대비 0.3% 감소했다.
안재균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정체되는 민간소비 흐름 추가 지속 가능성을 고려하면 향후 국내 경기에 대한 우려가 높아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가계부채가 매달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다는 점도 기준금리 유지 배경으로 분석된다. 지난 9월 은행권 가계부채는 1079조8000억원으로 전월대비 4조9000억원 늘었다. 기준금리 인상 시 가계 부담 증가 및 취약차주 부실 등으로 경기 회복에 악영향을 줄 수 있는 상황이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간 무력 충돌로 인한 국제 유가 급등 가능성 등 경기 불확실이 커진 상황에서 한국은행은 선제적으로 기준금리를 조정하기보다는 숨 고르기를 하며 향후 통화정책 선택 폭을 넓힌 것으로 분석된다.
한국은행은 약 열흘 뒤 열리는 미국 금리 결정까지 지켜보고 향후 기준금리 조정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판단한 것으로 분석된다. 한국은행 이번 결정으로 한국과 미국(5.25~5.50%) 간 금리 격차는 2.00%포인트(p)가 유지됐다.
미국 연방준비제도는 오는 31일부터 11월1일까지(현지시각)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결정한다. 금융시장에서는 미국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을 낮게 보고 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패드워치에 따르면 11월 FOMC 회의에서 금리를 올릴 확률은 10%를 기록 중이다.
시장 관심은 금통위원 기준금리 동결 결정 만장일치 여부다. 중동 정세와 가계부채 등 국내 경제 상황과 향후 통화정책 방향에 대한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발언도 주목된다.
이창용 총재 이날 오전 11시10분 기자간담회를 열고 금통위 회의 결과를 설명한다.
ace@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