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포털 '다음'서 중국 응원 비율 91%
"국민 자부심에 대한 조롱과 모욕"
"댓글 국적 표기법 등 관련 법안 처리 서둘러야"
[서울=뉴스핌] 김가희 기자 =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5일 포털서비스 다음·카카오의 아시안게임 응원 조작 논란에 대해 "그동안 드루킹 사건을 비롯해 수차례 매크로 논란이 있었음에도 우리나라 주요 포털이 불순한 여론 조작 공작에 무방비 상태에 있다는 것은 한국 민주주의에 대한 중대한 위협"이라고 지적했다.
윤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이런 식으로 손쉽게 응원 조작이 이뤄진다면 얼마든지 선거 조작의 길도 열릴 수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 [사진=뉴스핌 DB] |
해당 논란은 지난 1일 진행된 한국과 중국의 항저우 아시안게임 남자축구 8강전 당시 다음 응원 페이지에서 중국 응원 비율이 91%로 압도적으로 높게 나타나며 불거졌다.
방송통신위원회가 이를 긴급 분석한 결과 해외 세력이 가상 망인 VPN을 악용해 국내 네티즌인 것처럼 우회접속 하는 수법과 컴퓨터가 같은 작업을 자동 반복하게 하는 매크로 조작 수법을 활용해 중국을 응원하는 댓글을 대량 생성했음이 드러났다.
이를 두고 윤 원내대표는 "그동안 풍문으로 떠돌던 해외 세력의 국내 여론조작 가능성을 수면 위로 드러낸 중요한 사건"이라며 "축구 국가 대항전이 가지는 상징성에 비추어 볼 때 이러한 조작을 실제로 해외 세력이 행했다면 우리 국민의 자부심에 대한 조롱과 모욕임이 틀림없다"고 맹폭했다.
그는 "국내의 반민주 세력은 물론 해외 반국가세력으로부터 우리 인터넷 공론장을 지키지 못한다면 우리의 주권도 지킬 수 없다"면서 "이번 사태의 배후가 철저히 밝혀져야 하는 것은 물론이고 배후가 누구이든 포털 사이트가 여론 조작에 취약하다는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로 드러났기 때문에 당장 내년 총선을 앞두고 관련 대책을 시급히 마련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방통위, 문화체육관광부, 국회 과방위 등 관련 기관들이 협업해서 뉴스포털, 온라인 플랫폼, SNS 등을 통한 선거 여론 조작을 원천 차단하는 제도적 방지책을 강구하고 댓글 국적 표기법 등 관련 법안 처리도 서둘러야 한다"고 덧붙였다.
윤 원내대표는 '댓글 국적 표기법이 표현의 자유를 침해한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댓글 등을 통한 여론 조작이야말로 표현의 자유를 침해하고 민주주의 그 자체를 파괴하는 행위"라고 반박했다.
그는 "포털 사이트를 운영하는 기업들도 더 이상 책임을 방기하지 말고 관련 데이터를 정부와 공유하고 대책 마련에 협조해야 한다. 야당에서도 사안의 위중함을 감안해서 관련 조사와 논의에 적극적으로 참여해 주고 국익의 관점에서 필요한 입법에도 적극 협력해 주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강민국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회의를 마친 뒤 기자들을 만나 "지금은 단순한 응원 클릭 조작일 수 있지만 향후에 특수한 목적을 가진 세력의 포털진입이 가능해졌다는 점이 분명해졌기 때문에 거기에 대해 큰 우려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강 수석대변인은 "드루킹 사건이라든지 뉴스타파 허위 조작 보도 사건을 저희가 실제로 겪어왔기 때문에 여기에 대해 향후 철저한 대책이 있어야 한다"고 부연했다.
그는 "나중에 총선, 대선에 가면 국기문란 사건이 될 수 있다"며 "지금은 작은 규모일 수 있지만 댐이 무너질 수 있는 위험성을 내포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언제 어디서든 여론조작이 가능해졌다는 위험성이 버젓이 증명됐기 때문에 비단 6개월 남은 총선뿐만 아니라 국민 여러분이 피해자가 될 수 있다"면서 "철저한 진상규명이 필요하다"고 거듭 강조했다.
rkgml925@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