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호‧간병 통합서비스, 질환‧재활 특성 반영 못해
충분한 재활치료 못 받아…'경증환자 선호' 부작용
[세종=뉴스핌] 신도경 기자 = 건강보험공단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중증재활병원 입원 인정기준을 놓고 엇박자를 내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병원 입원료를 평가하는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재활병원에 적용하는 입원료 체감 제도와 복지부와 건강보험공단이 재활병원 간호‧간병 통합서비스에 적용하는 입원료 체감 제도가 서로 다른 기준을 적용해 혼선을 주고 있는 것.
<뉴스핌> 취재 결과, 이 같은 정부의 입원료 체감 제도 엇박자로 재활을 통해 일상 회복이 가능한 환자는 재활을 더 받지 못하고 퇴원해야 한다. 간호·간병 통합서비스를 운영하는 병원이 입원 기간이 오래 걸리는 중증 환자보다 경증 환자를 선호하는 현상도 나타난다.
입원료 체감제는 입원 기간이 오래될수록 건보공단이 병원에 주는 입원료를 삭감하는 제도다. 불필요한 입원 환자를 막기 위해 도입됐다. 정부가 병원에 인정하는 입원 인정 기간이 짧을수록 병원은 복지부와 건보공단으로부터 100% 지원을 받기 위해 기존 환자를 퇴원시키고 신규 환자를 받는다.
심평원은 2017년부터 재활의료기관 대상으로 입원료 체감제 적용을 늦추는 시범사업을 했다. 뇌 또는 척수를 다친 중추신경계 환자, 근 골격계 환자, 그 외로 환자를 나눈다. 뇌‧척수 환자가 입원하면 180일까지 병원은 수가 100%를 적용받는다. 근골격계 환자는 중 발병일이 30일 이내인 경우는 30일을 인정한다. 근골격계 환자 중 절단 환자는 60일 이내로 입원 적용 기간을 인정한다.
반면 간호‧간병 통합서비스 재활 의료기관 통합서비스는 심평원 인정한 재활 병원 입원 기간과 다르다. 입원 15일까지만 간호‧간병료 100%를 산정한다. 16일부터 30일까진 90%, 31일 후부터 85%를 산정한다. 심평원이 인정한 재활병원 입원 인정 기간보다 짧다. 질환별 회복 기간이 다른 특성도 반영되지 못했다.
심평원은 지난 6월 '재활의료기관 수가 3단계 시범사업'에서 입원료 체감제 적용을 늦춘 이유에 대해 "환자 특성에 맞는 재활 서비스와 급성기 치료 후 회복기 환자의 기능 회복으로 인한 사회복귀가 필요하다"고 했다.
[세종=뉴스핌] 신도경 기자 = 아이엠 재활병원이 간호간병통합서비스 병동을 운영하고 있다. 2023.08.16 sdk1991@newspim.com |
질환의 특성과 재활의 특성을 반영하지 못한 재활병원 간호‧간병료 체계로 인해 일상 회복 능력이 있는 환자는 요양 기관으로 보내진다. 35년 차인 김미란 간호사는 "재활이 더 필요한데 어쩔 수 없이 퇴원하는 환자가 가장 안타깝다"며 "간호‧간병 통합서비스에서 퇴원한 분들이 보통 요양병원을 가게되면 일상생활 능력이 있는 환자도 장시간 침대에 누워 지내 와상환자로 변한다"고 했다.
병원이 정부로부터 입원료 100%를 지원 받기 위해 15일 이내로 퇴원 가능한 경증 환자를 받는 일도 생겨난다. 간병이 필요한 중증 환자를 지원하겠다는 간호‧간병 통합서비스 취지와 어긋나는 현상이다.
건보공단은 입원 인정 기간이 다른 이유에 대해 "간호‧간병통합서비스 입원료 체계는 2016년 만들어졌는데 심평원의 재활의료기관 시범사업은 이보다 늦은 2017년 10월 도입됐다"는 입장이다. 또 "재활병원 입원료 체감제 검토를 몇 년간 논의했지만 간호‧간병통합서비스 경우 수가가 높은데 체감제까지 유예할 경우 일반 병원에 대한 수가 체계와 형평성 문제가 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복지부 관계자는 "하반기 발표될 간호‧간병 통합서비스 제도 개선안에 심평원과 같은 방식으로 재활 간호‧간병 통합서비스 입원료 체계를 맞출 예정"이라고 밝혔다.
sdk1991@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