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ICT 상황에 대한 의도적 왜곡 경계해야"
[서울=뉴스핌] 조수빈 기자 = 한국통신사업자연합회(KTOA)와 유럽의 통신사업자협회(ETNO)는 빅테크의 망 무임승차 방지와 투자에 대한 공정한 분담을 위한 정책 마련을 촉구하는 공동성명서를 발표했다고 31일 밝혔다.
넷플릭스 로고 [사진=로이터 뉴스핌] |
시장조사업체 샌드바인에 따르면 대형 빅테크 기업들은 올해 기준 전 세계 인터넷 트래픽의 절반이 넘는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양 협회는 "공공 인터넷의 기반이 되는 네트워크의 유지와 진화를 위해 빅테크 기업이 공정하고 비례적인 분담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협회 측은 "국가적 차원에서도 빅테크 기업의 망 무임승차에 대한 문제의 심각성을 인지하고 있다. 유럽은 빅테크가 대규모 트래픽을 유발하면서도 망 투자에 대한 부담은 회피하고 있는 문제가 심각하다고 비판해 왔다"고 했고 "한국은 세계최고 수준의 인프라 구축을 가능케 했던 인터넷 생태계가 빅테크들의 무임승차로 붕괴할 위험에 처하게 될 것이라는 문제를 제기해왔다"고 부연했다.
한국에서는 SK브로드밴드와 넷플릭스 간의 망 이용료 다툼이 지속되고 있다. 2019년 SKB가 방송통신위원회에 넷플릭스와의 망 사용료 협상을 중재해달라는 재정 신청을 냈고, 지난 2021년 6월 1심 재판부는 SK브로드밴드의 손을 들어줬다. 넷플릭스가 이에 불복해 항소를 제기했고 이에 SK브로드밴드가 넷플릭스에 부당이익반환 청구 반소를 제기하며 법적 공방이 이어지고 있다.
인프라 투자 비용에 대한 공정한 분담 요구는 인도, 호주, 브라질, 미국 등에서도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양 협회는 성명서를 통해 빅테크의 망 투자 분담 논쟁 과정에서 한국의 정보통신기술(ICT) 상황에 대해 의도적인 왜곡이 심각하여 관련 통계를 통해 사실이 아니라고 반박했다.
양 협회는 성명서에서 "한국인의 콘텐츠 및 온라인 서비스 이용률이 낮다거나, 혁신적인 온라인 비즈니스가 부족하다는 주장이 있지만 한국은 5세대 이동통신(5G), 가정내광케이블(FTTH) 보급률 등의 통신 인프라가 세계 최고 수준으로 유럽보다 훨씬 앞서 있다"며 "인터넷 이용률, 데이터 사용량, 소셜미디어 이용률 등 인터넷 이용 지표에서도 유럽보다 우수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빅테크의 정당한 대가 지불을 위해 각국 정책 입안자의 합리적인 정책 마련을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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