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서경환 대법관 후보 인사청문회
"과도한 압수수색 문제 되고 있어"
동물 소송 당사자 능력 부여 '공감'
[서울=뉴스핌] 김신영 기자 = 서경환(57·사법연수원 21기) 신임 대법관 후보자가 12일 '가족 비상장주식 보유 논란'에 대해 "오해를 불식시키기 위해 인사청문회 전에 주식을 취득 원가에 모두 처분했다"고 밝혔다.
서 후보자는 이날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가족 일이라 잘 몰랐는데 이번에 청문회를 준비하면서 이야기를 들어보니 실제 주식 소유 비율에 비해 평가액이 늘어났더라"며 이같이 말했다.
[서울=뉴스핌] 이형석 기자 = 서경환 대법관 후보자가 1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선서를 하고 있다. 2023.07.12 leehs@newspim.com |
서 후보자의 배우자와 장남은 비상장 주식회사 '한결'의 주식을 각각 15만주, 5만주 보유했는데 당시 매입가가 각각 1억5000만원, 5000만원인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 3월 공개된 서 후보자의 보유 재산을 내역에서 장남이 보유한 주식 평가액은 3억8715만원으로 4년 만에 7배 상승해 논란이 제기됐다.
그는 "공직자 재산 등록을 할 때마다 평가액이 늘어나 언젠가는 이 부분을 털고 가려고 했다"며 "대주주가 소개해 준 사람에게 주식을 매각했다"고 설명했다.
한결은 부동산임대업 회사로 특정 보육지원재단이 운영하는 어린이집의 건물과 토지 등을 보유하고 있다. 서 후보자 배우자도 해당 보육지원재단에서 근무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서 후보자는 "일산어린이집이 임대차 기간이 만료된 뒤 폐업 위기에 놓여 한결이라는 회사에서 돈을 모아 건물 하나를 사자는 제안을 했고 배우자와 아들이 주식을 받는 조건으로 2억원을 투자했다"고 밝혔다.
이날 청문회에서는 최근 대법원이 추진 중인 압수수색 영장 사전심문제도에 대한 질의도 이어졌다.
서 후보자는 "과도한 압수수색으로 국민을 겁주고 움츠리게 만드는 현상이 일어나지 않고 있느냐"는 김회재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질문에 "국민들의 우려가 커지는 걸로 알고 있다"며, 스마트폰 압수수색이 큰 문제가 있다고 생각하지 않냐고 하자 "요즘 그게 많이 문제가 되고 있다"고 답했다.
이어 같은 취지의 민형배 민주당 의원의 질의에도 "특히 스마트폰 압수수색으로 인한 국민의 불안이 가중되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회생법원장을 지낸 후보자가 파산·회생 분야 전문가인 만큼 관련 질문도 잇따랐다.
김병욱 민주당 의원은 "후보자의 서면 답변서 보면 회생 신청하는 개인과 기업에 대한 금전 지원이 필요하다고 했는데, 어떤 방식의 지원이 필요하다고 보느냐"고 물었다.
서 후보자는 "회생법원 입장에서 안타까운건 채무를 탕감해줄 수는 있는데 지원해 줄 돈은 가지고 있지 않다는 것"이라며 "자산관리공사나 신용회복위원회가 협업해 여러 플랜을 만들었다. 회생법원과 간담회를 통해 (내용을) 공유하고 있다"고 답했다.
[서울=뉴스핌] 이형석 기자 = 서경환 대법관 후보자가 1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질의에 답하고 있다. 2023.07.12 leehs@newspim.com |
우리나라 파산제도가 너무 엄격해 개인들이 파산을 주저하고 있다는 장혜영 정의당 의원의 주장에는 공감을 표하며 "미국은 파산이 70%, 회생이 30% 비율을 차지한다"며 "우리나라의 경우도 파산 신청이 더 많이 들어와야 하는 게 맞다고 생각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최근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와 관련해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민변)이 헌법소원을 제기하면서 청구인에 '고래'를 포함시킨 가운데 동물에게 소송 당사자 능력을 부여하는 것에 대한 인식을 묻는 질문도 나왔다.
장 의원은 "동물의 법적 지위를 물건과 다르게 하는 법 개정 취지에 공감하느냐"고 물었고, 권 후보자는 "민법 개정 시도 움직임에 대해 알고 있다"고 했다. 이어 동물이 감각을 가진 생명체라고 규정하는 민법개정안에도 공감한다고 답했다.
서 후보자는 도산 전문 법관의 필요성에도 공감한다는 의견을 냈다. 그는 "회생법원장 할 때 대법원장님께 건의사항으로 계속 제안을 드렸다"며 "법관 인사 정책의 구조상 문제 등 탓에 받아들여지지 않는 상황 같다"고 전했다.
전날 권영준 대법관 후보자 청문회에 이어 이날 청문회에서도 김명수 사법부의 정치적 편향성을 지적하는 질의가 쏟아졌다. 특히 특정 연구회 소속 법관들의 편향 논란도 언급됐다.
서 후보자는 "법관이 특정 연구회 소속이라는 이유로 재판에 영향을 미치는 경우가 있냐"는 김병욱 민주당 의원의 질문에 "연구회 자체는 순수한 연구회로 알고 있다"고 답했다.
sykim@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