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스턴=뉴스핌] 고인원 특파원= 뉴욕증시의 대표적 비관론자로 꼽히는 모간스탠리의 마이크 윌슨 전략가가 최근 스탠더드앤푸어스(S&P)500 지수가 박스권을 돌파했지만, 이를 강세장의 신호로 봐서는 안 된다고 경고했다.
윌슨 전략가는 지난주 S&P500 지수가 일시적으로나마 지난 6개월간 머물던 박스권 3800~4200포인트를 넘어서며 지난 2월 고점을 돌파했지만, 이를 강세장의 신호로 보기에는 충분하지 않다고 말했다. 지난 19일 S&P500 지수는 4204.15로 장을 시작해 4191.98에 장을 마쳤다.
S&P500지수 지난 6개월 차트 [자료=CNBC] 2023.05.23 koinwon@newspim.com |
그는 상승장에서 얼마나 많은 종목이 같이 뛰는지를 보여주는 '시장 폭'(market breadth)이 넓지 않고 시장의 주도권이 경기 방어주로 넘어간 점, 지역 은행주·스몰캡·유통업체 등 경기 순환주들이 상대적으로 '언더퍼폼'(시장 평균 수익률 하회) 하고 있다는 점을 강세장의 시작으로 보기 어려운 이유로 꼽았다.
그는 "결론적으로 기술적 측면에서 지난주 매수세는 패닉 바잉의 신호로 보였다"며 "숏 스퀴즈(가격이 상승할 때 매도 포지션을 걸었던 투자자들이 손실을 줄이기 위해 매수로 전환하는 것)보다는 강세장이 시작한 것으로 보이며, 이를 놓치기 두려운 참가자들이 시장에 뛰어들며 소수의 종목 주도로 지수가 오른 것"이라는 설명이다.
그러면서 "이번 랠리가 지난해 여름과 마찬가지로 '헤드 페이크 거래'(주가가 한 방향으로 움직이다가 방향을 바꿔 반대 방향으로 움직이는 것)로 판명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지난해 8월 S&P500 지수는 4300도 넘어서며 본격 강세장이 시작될 것이라는 기대를 키웠으나, 4325.28로 고점을 찍은 후 급격한 하락세로 돌아서며 4000포인트 아래로 밀렸다.
윌슨은 이번 강세장에 대해 회의적인 또 다른 이유로 높은 밸류에이션을 꼽았다. 그는 현재 S&P500지수의 12개월 선행 PER(주가수익배수)이 18.3배 수준인데 이는 지난 1990년 중반 이후 역사적 평균과 비교해 상위 15% 수준으로 현재 주가 밸류에이션이 매력적이지 않다는 지적이다.
최근 강세장을 주도한 기술주를 제외하더라도 S&P500의 선행 PER이 18배로 여전히 역사적 평균과 비교해 상위 15% 수준으로 결코 낮지 않다는 것.
이어 그는 시장에서는 올 하반기 기업들의 실적이 나아지며 지수 상승을 견인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지만, 모간스탠리는 월가의 2023 회계연도 기업들의 실적 전망 추정치가 20% 하향 조정될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또한 미·중 갈등,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등 높아지는 지정학적 불확실성, 미국의 부채 한도를 둘러싼 갈등, 지역 은행들의 대출 기준 강화에 따른 유동성 악화 가능성,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 행보 역시 시장에 예상치 못한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그러면서 경기에 민감한 기술주의 주가가 전고점에 가까워진 상황에서 경기 순환주 성격의 은행주·원자재·유통 관련주는 부진한 수익률을 보이는 것도 이상한 일이라면서, 앞으로 기업들의 실적 성장세가 예상을 하회하며 통신서비스, 기술, 산업재 관련 기업들의 주가가 특히 큰 낙폭을 보일 수 있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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