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당국이 마이크론 제재 결정을 짤막하게 공지했다.[사진=중국국가인터넷정보판공실 캡처] |
[베이징=뉴스핌] 조용성 특파원 = 중국이 미국의 메모리반도체 업체 마이크론의 제품구매를 중단시키는 제재를 부과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물론 중국 로컬 메모리반도체 업체인 YMTC와 CXMT의 수혜가 예상된다.
중국 국가인터넷정보판공실 산하 인터넷안보심사판공실은 21일 밤 8시(현지시간) 자체 홈페이지를 통해 마이크론에 대한 제재부과 결정 사실을 공지했다. 앞서 지난 3월 31일 판공실은 마이크론에 대한 조사착수 사실을 공개한 바 있다.
판공실은 "조사결과 마이크론 제품에는 중국 정보 인프라 공급망에 중대한 보안위험을 초래하는 심각한 네트워크 보안 위험이 존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마이크론 제품은 보안심사를 통과하지 못했으며, 관련 법규에 따라 중국의 주요 정보인프라 운영자는 마이크론 제품 구매를 중단해야 한다"고 공시했다.
판공실은 "이는 국가 안보를 유지하는데 필요한 조치"라며 "중국은 높은 수준의 대외개방을 확고히 추진하고 있으며, 중국 법률을 준수하는 한, 다양한 국가의 기업과 플랫폼이 중국시장에 진입하는 것을 환영한다"고도 밝혔다.
◆ 최악 적자 마이크론 '설상가상'
이로써 마이크론의 제품은 사실상 중국에서 판매될 수 없게 됐다. 마이크론의 전체 제품중 16%가 중국과 홍콩에 판매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다만 제3국을 통한 간접 판매량까지 합하면 중국 판매 비중은 더 높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반도체 수요부진으로 인해 어려움을 겪고 있는 마이크론은 더 힘든 곤경에 처할 것으로 예상된다. 마이크론의 1분기(지난해 12월2일~올해 3월2일) 매출액은 전년대비 53% 감소한 36.9억달러를 기록했다. 순손실은 20년만의 최악인 23억달러를 기록했다.
마이크론은 메모리반도체 분야에서 세계 3위권 업체다. 지난해 D램분야에서 글로벌 점유율 23%를 차지해, 삼성전자(45.1%), SK하이닉스(27.7%)에 이은 3위를 기록했으며, 낸드플래시메모리 시장에서도 삼성전자(31.4%), SK하이닉스(18.5%)에 이어 12.3%의 점유율을 기록했다.
◆ 삼성 하이닉스 수혜...中업체들 파괴력은 지켜볼 일
마이크론의 시장공백은 삼성전자, SK하이닉스의 제품이 우선 대체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와 함께 중국 로컬 업체들의 수혜도 예상된다.
마이크론 제품을 구매하는 대표적인 중국업체는 스토리지 업체인 장보룽(江波龍, LONGSYS)이다. 이 업체는 이미 마이크론 구매비중을 대폭 낮춘 것으로 알려졌다. 업체는 "메모리 반도체 공급 안정성을 위해 YMTC(칭화유니, 長江存儲)와 CXMT(허페이창신, 合肥長鑫)과의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다른 구매업체인 바이웨이(佰維)메모리 역시 이번 건과 관련해 "공급업체 다변화를 준비해 왔으며, 안정적으로 메모리를 공급할 수 있다"고 발표했다.
현지 업계는 낸드플래시메모리를 생산하는 YMTC의 파괴력을 주목하고 있다. YMTC는 미국의 제재로 인해 식각기 등 외국산 장비 수입이 막히자, 이를 돌파하기 위해 중국 로컬업체들의 생산장비를 사용하는 대안을 만들고 있다. 하지만 중국 장비만으로 양산에 성공할지는 아직 미지수다.
D램을 개발하고 있는 CXMT는 YMTC만큼의 성과를 보이지 못하고 있다. 이 업체 역시 미국의 제재에 기술 및 설비 업그레이드가 차단된 상태다.
YMTC가 제작한 낸드플래시메모리 이미지[사진=YMCT 홈페이지 캡처] |
ys1744@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