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이지은 기자 = 지난 2016년부터 시작된 중국 내 한국 콘텐츠 금지령인 한한령(限韩令)이 풀리지 않고 있다. 하지만 국내 엔터업계는 중국 내 K팝 공연이 가능해질 긍정적인 신호를 포착, 공연과 행사를 준비하고 있다.
◆ 中 외국 상업 공연 접수 및 허가 재개…한한령 풀리나
중국 국무원 문화관광부는 '위드 코로나' 전환으로 지난달 20일부터 외국의 상업 공연 접수 및 허가를 재개했다. 지난 2016년 시작됐던 중국 내 한류 콘텐츠 금지령으로 인해 2015년 그룹 빅뱅의 공연 이후 K팝 공연은 막혔다.
이후 오랜 시간 이어져 왔던 중국의 한한령은 좀처럼 해제될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이전에도 몇차례 한한령 해제에 대한 기대가 있었지만, 중국 본토 내 K팝 공연은 쉽지 않았다. 하지만 이번 공연 접수 허가 및 재개로 인해 중국 공연 빗장은 일단 풀린 셈이다.
[서울=뉴스핌] 이지은 기자 = 지난해 6월 일본 돔 투어를 진행한 NCT 127 [사진=SM엔터테인먼트] 2023.03.31 alice09@newspim.com |
K팝 시장에서 중국은 빼놓을 수 없는 곳이다. 한류로 시작했던 K팝이 전 세계로 퍼지면서 지난해 음반 수출액 또한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지난해 한국 음반을 가장 많이 수입해 간 국가는 일본으로 8574만9000달러(약 1065억원)을 기록했다. 이어 중국이 5132만6000달러(약 637억원), 미국 3887만7000달러(약 483억원) 등이 뒤따랐다.
세 국가의 비중은 2021년 71.7%에서 지난해 75.5%로 3.8%P 상승했다. 특히 중국의 경우 '한한령'으로 K팝 스타들의 현지 공연이 막혔지만 수출액은 꾸준히 늘고 있는 추세이다. 또 관세청 수출입 무역통계에 따르면 작년 음반 수출액은 2억311만3000달러(한화 약 2896억원)으로 전년 대비 5.6%가 증가했다. 우리나라 음반 수출액은 2017년 처음으로 4000만 달러를 넘긴 이래 매년 성장을 거듭해 2020년과 2021년에는 각각 1억달러와 2억달러를 돌파한 바 있다.
한한령이 풀릴 조짐도 있다. 이에 중국에서도 K팝에 대한 관심이 점차 확대되고 있다. 세븐틴이 지난 24일 발매한 미니 10집 'FML'은 초동 판매량은(발매 후 일주일간 음반 판매량) 399만8373장을 기록했다. 이 기록에는 중국의 앨범 공동구매 규모가 대폭 확장됐다. 정규 4집 '페이스 더 선(Face the Sun)' 공동구매량은 34만장이었다면, 이번 미니 10집은 215만장이 판매됐다.
◆ K팝 공연 준비 중인 엔터계…"오프라인 사인회 요청 들어와"
음악뿐 아니라 중국 베이징에는 한국 영화 전용관이 개관했다. 영화진흥위원회 중국사무소는 지난 24일 오후 베이징 주중 한국문화원 지하 1층에 107석 규모의 한국 영화 상영관을 마련하고 개관식을 열기도 했다. 한국 문화에 대한 규제가 풀려가면서 엔터계 역시 이에 발맞춰 움직이고 있다.
중국 베이징에 개관한 한국 영화 전용관. 한국배우 200인의 사진전 모습 [사진=영화진흥위원회] |
현재 블랙핑크, 트와이스, 그리고 4세대 그룹들은 글로벌 시장을 무대로 한 월드투어를 진행 중이다. 한한령으로 인해 중국 공연은 2015년 빅뱅 이후로 막혀 있었지만 이번을 계기로 중국 시장이 추가가 될 경우 수익은 기하급수적으로 확대될 수 있다.
실제 QQ뮤직, 쿠거우뮤직 등 중국의 대표 음원 플랫폼을 운영하는 텐센트 뮤직엔터테인먼트 고위 관계자가 방한해 국내 주요 가요 기획사와 미팅을 진행하기도 했다.
이에 대형 엔터 기획사 관계자는 "타 엔터 아티스트들도 그렇고 현재 중국쪽에서 공연 및 행사 요청이 많이 들어오고 있다. 중국 시장 내에서도 외국 상업 공연 접수 및 허개를 재개했지만, 공식적으로 이야기가 나온 건 없어 조심스러운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며 "현재 오프라인 사인회 이야기가 오가고 있는데, 이는 공연 비자와 다르기 때문에 공연까지는 상황을 조금 더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한류가 한창 유행이었을 때는 중국에서도 K팝 아티스트를 섭외하기 위해 많은 자본을 투입했는데 자국에도 콘텐츠가 많기 때문에 지금은 그렇게까지 하는 분위기는 아니다. 그럼에도 중국은 K팝 시장에서 절대 빼놓을 수 없는 시장"이라며 "중국에서 공연이나 프로그램에 출연하면 그로 파생되는 수익 효과가 많다. 그렇기에 엔터 산업이 정말 '산업화'가 될 거라고 생각한다. 중국 시장이 풀리면 시장 규모가 금방 커질 거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이번 공연 허가를 모두 긍정적으로 보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alice09@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