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스턴=뉴스핌] 고인원 특파원= 미국에서 파생상품 관련 규제 위반 혐의로 제소당한 세계 최대 암호화폐 거래 바이낸스가 호주에서 파생상품 사업 관련 라이선스를 취소했다.
호주 증권투자위원회(ASIC)는 6일(현지시간) 성명을 통해 "바이낸스의 요청에 따라 호주 내 파생상품 사업 라이선스를 취소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오는 14일부터 바이낸스 호주 사용자들은 바이낸스에서 파생상품 포지션을 새로 구축하거나 늘릴 수 없다"면서 "오는 21일까지 기존의 모든 파생상품 포지션을 청산해야 한다"고 전했다.
바이낸스 로고. [사진=블룸버그] |
이어 ASIC는 관련 라이센스 취소 후에도 바이낸스의 파생상품 거래로 인한 고객들의 피해 등 관련 조사를 이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와 관련 바이낸스의 대변인은 "최근 ASIC의 조사 등으로 바이낸스는 호주에서 파생상품 사업을 중단하고 보다 집중된 접근법을 택할 것"이라고 밝혔다. 바이낸스 측에 따르면 현재 호주에 남아있는 파생상품 거래 고객은 100여명이다.
ASIC는 지난 2월부터 바이낸스가 소매 투자자에게 파생상품을 판매했다며 관련 조사에 나섰다. 호주는 투자자를 거래 경험이 많고 자금력이 우수한 '도매 투자자'와 그렇지 않은 '소매 투자자'로 구분하고, 소매 투자자들에대한 파생상품 판매를 금지하고 있다.
이와 관련 바이낸스는 일부 소매 투자자를 도매 투자자로 잘못 분류했다고 인정, 이를 바로 잡고자 투자자 500명의 포지션을 즉각 청산했다고 밝혔다. 또 이에 따른 투자자 손실에 대해선 보상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최근 몇 달 바이낸스를 대상으로 한 각국의 규제 수위도 높아지고 있다. 미국 상품선물거래위원회 (CFTC)는 지난달 27일(현지시간) 파생상품 등에 관한 규정 위반 혐의로 바이낸스와 자오창펑 최고경영자(CEO)를 시카고 연방법원에 제소했다. 미연방법은 미국인이 상품을 거래할 수 있는 플랫폼에 대해 관련 기관에 등록하도록 정하고 있는데, 바이낸스는 이를 고의로 회피했다는 게 소송 이유다.
로스틴 베남 CFTC 위원장은 당시 성명에서 "바이낸스가 단순 실수나 누락으로 규정을 위반한 게 아니라 고의적으로 규정 위반을 위해 노력했다"면서 "이번 제소는 미국 법을 고의로 회피하는 것을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는 경고"라고 지적했다.
리서치 기업 카이코에 따르면, 암호화폐 시장 침체와 각국의 규제 압박 속에 바이낸스의 시장 점유율은 최근 몇 주간 16% 줄었다. 다만 여전히 거래 규모로만 놓고 보면 세계 최대 거래소다.
미 동부시간 6일 오전 기준 비트코인 가격은 24시간 전보다 0.77% 내린 2만7940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koinwo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