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도감 갖고 한일 당국 간 긴밀한 협의중"
[서울=뉴스핌] 이영태 기자 = 일제강점기 강제징용 피해자들에 대한 배상 문제의 해법을 마련하기 위한 공개토론회(가칭)가 이달 설 연휴 이전에 열릴 전망이다.
3일 외교소식통에 따르면 외교부는 설 연휴가 시작하는 오는 21일 이전에 강제징용 해법 마련을 위한 확장된 형태의 공개적인 의견 수렴 절차를 거치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외교부는 조만간 구체적인 공개토론회 일정을 확정해 발표할 방침이다.
박진 외교부 장관이 6일 한일관계와 강제징용 피해자 배상 문제 해법을 논의하는 '현인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2022.12.6 [사진=외교부] |
외교부 당국자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정부가 이달 중 강제징용 해결책을 일본 측에 제시하기로 했다는 일본 산케이신문 보도 내용이 사실이냐는 질문에 "아직까지 우리 정부가 해결책을 발표하는 데 있어서는 구체적인 시점을 사전에 정해 놓거나 한 건 아니다"며 "한일 양국 간에 계속 외교적인 노력을 기울여 나가고 있다"고 답했다.
이 당국자는 "정해진 시기를 놓고 해법을 모색하기보다는, 속도감을 갖고 한일 외교당국 간 긴밀한 협의를 해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공개토론회 이후 추가적인 의견 수렴 가능성에 대해선 "확장된 형태의 의견 수렴 과정을 보아 가면서 검토할 것으로 보인다"고 언급했다.
일본 산케이신문은 전날 "한국 정부가 이르면 이달 중 강제징용 해결책을 발표하겠다는 의향을 일본 측에 전달했다"고 보도했다. 해법 마련과 관련해 구체적인 시기가 언급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신문은 "지난달 26일 도쿄에서 열린 한일 국장급 회담에서 서민정 외교부 아시아태평양국장이 후나코시 다케히로(船越健裕) 일본 외무성 아시아대양주국장에게 '공개토론회에서 각계 의견을 들은 후 결론을 신속히 내리겠다'는 뜻을 전했다"고 했다.
한편 일제강제동원피해자지원재단은 전날 정관에 '피해자 보상' 내용을 추가해 행정안전부에 정관 변경안 신청을 완료한 것으로 확인됐다. 재단 관계자는 정관 변경안이 심규선 이사장 결재를 받아 행안부에 발송된 상태라고 말했다.
재단이 정관 변경안에 피해자 '배상'이 아닌 '보상'이란 내용을 추가한 이유는 금전을 지급하는 주체가 강제징용 가해자가 아닌 피해자들을 지원하는 기관이기 때문이다. 현재 재단 정관에는 희생자에 대한 유해 발굴·봉환 사업, 추도 기념 등 11가지 사업이 명시돼 있지만 피해자에 대한 금전 지원 관련 사업은 없다.
이 때문에 외교가에서는 재단의 정관 변경이 곧 그동안 한일 양국이 유력하게 검토해온 '병존적 채무인수안'으로 가는 신호탄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병존적 채무 인수'는 일본제철이나 미쓰비시중공업 등 일본 측 가해 기업을 대신해 제3자, 즉 일제강제동원피해자지원재단이 강제징용 피해자들에게 보상금을 지급하는 방식이다.
다만 재단 측과 외교부는 이번 정관 변경이 정부 요청에 따른 것은 아니며 앞으로 재단의 역할이 필요해질 때를 대비한 '사전준비' 차원이라고 강조했다.
한일 외교당국 간 강제징용 해법 도출은 임박한 것으로 보이나, 피해자 측은 일본기업의 사죄와 참여가 없는 해법은 수용할 수 없다며 반발하고 있어 앞으로도 강제징용 문제 해결을 둘러싼 진통은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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