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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TX 사태, 코인시장 제도권 편입 '지름길'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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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TX 파산으로 가상화폐 시장 '투기판' 이미지 각인
가상화폐 신뢰도 추락으로 제도권 편입 지연 예상
규제 강화로 옥석 가려지면 주류 금융자산 인정될 수도

[시드니=뉴스핌] 권지언 특파원 = 세계 3위 암호화폐 거래소 FTX의 파산 보호 신청이 가상화폐 시장 전반에 거센 후폭풍을 일으키는 가운데, 이번 사태로 코인시장의 제도권 진입 전망에 변화가 생길지 주목된다.

지난 2일(현지시각) FTX 계열사인 알라메다의 위태로운 대차대조표 상태를 지적한 코인데스크의 보도가 나온 뒤 바이낸스의 인수 의사 철회, 11일 FTX의 파산보호 신청까지 열흘이 안 되는 시간 동안 이번 사태는 암호화폐 업계를 넘어 금융시장 전반에 큰 충격을 주고 있다.

FTX 사태가 터지기 직전 2만달러 위로 올라서며 상승 분위기를 이어가려던 비트코인은 1만6000달러선으로 고꾸라졌고, 암호화폐 대출업체 블록파이의 대출 중단에 이어 제네시스와 제미니거래소의 거래 중지 소식이 잇따르는 등 충격파는 날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FTX의 위법행위에 대한 전방위적인 조사가 진행 중인 가운데, 개인 투자자를 비롯 최악의 투자 피해가 발생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가상화폐 시장에 대한 규제 필요성을 강조하는 목소리도 점차 고조되는 상황이다.

다만 FTX 사태로 가상화폐를 비롯한 금융시장 전반에 단기적인 충격은 불가피하나 이번 일을 계기로 적절한 규제가 마련돼 부실 거래소 및 기업들이 퇴출되고 나면 장기적으로는 가상화폐가 주류 자산으로 인정받을 계기가 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 '투기판' 이미지 각인시킨 FTX 사태

'투명성'과 '분산화'를 내걸고 기존 금융시스템과의 차별성을 내세우던 가상화폐 시장은 지난 5월 테라·루나 사태에 이어 이번 FTX 파산까지 겹치면서 비도덕적인 거래가 횡행하는 투기판이라는 이미지를 굳히게 됐다.

올해 이미 셀시우스와 보이저디지털 등 여러 암호화폐 관련 기업들이 가상자산 가격 폭락과 이에 따른 유동성 위기로 파산한 사례가 속출한 상황에서 FTX는 그중에서도 가장 큰 규모의 파산 사례 중 하나로 기록될 전망이다.

이번 FTX사태를 두고 업계에서는 '코인판 리먼 사태', '코인판 엔론 사태'라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FTX가 법원에 제출한 서류에 따르면 이 업체의 부채 규모는 최소 100억달러(약 13조원)에서 최대 500억 달러(약 66조원)이며, 파산신청 대상에는 130개가 넘는 FTX의 계열사가 포함됐다.

특히 캐나다 온타리오 교사 연금, 싱가포르 국부펀드 테마섹, 일본 소프트뱅크의 비전펀드 등 기관 투자자들을 포함해 전 세계 FTX 채권자만 최대 100만명 이상일 것으로 추산되는데 이들이 자금을 회수하지 못할 위기에 놓인 것이다.

뿐만 아니라 FTX로부터 투자받은 핀테크 업체 로빈후드 주가가 폭락했고, FTX 그룹에 투자나 대출을 해준 블랙록과 세쿼이아캐피탈 등도 줄줄이 피해를 보고 있다. 이번 일로 인한 충격파가 기존 금융시스템을 위협한다는 점에서 리먼 사태에 비견된다.

FTX는 코인 벤처 투자에 실패한 알라메다의 빚을 갚기 위해 고객 계좌에 있던 FTT 코인 100억달러 어치를 고객 동의 없이 알라메다에 무단으로 대출해 준 것으로 알려졌는데, 경영진이 짜고 저지른 범죄라는 점에서 엔론 사건에 가깝다는 지적도 나온다.

미국 재계 서열 7위였던 석유기업 엔론은 13억달러 규모의 고의적인 분식회계 끝에 결국 2001년 파산, 전 세계를 충격에 빠트렸다.

래리 서머스 전 미국 재무장관은 FTX 파산에 심각한 모럴 해저드(도덕적 해이)가 존재한다면서, 이번 일이 엔론 사태와 더 닮은꼴이며 "재정적인 오류가 아니라 똑똑한 사람이 만든 사기의 냄새가 난다"고 지적해 눈길을 끌었다.

블룸버그통신은 가장 우량한 거래소 중 한 곳으로 꼽히던 FTX 파산은 테라 붕괴나 셀시우스 파산 이상의 충격을 시장에 던졌다고 평가했다.

코인베이스 주가(왼쪽)와 비트코인 가격(오른쪽) 한달 추이 [사진=구글차트] 2022.11.18 kwonjiun@newspim.com

◆ 등돌리는 기관들

FTX 사태가 터지기 전까지 가상화폐 시장의 제도권 편입 움직임은 점차 가속하고 있었다.

비트코인 역대 최고가 랠리가 이어지던 작년에는 미국 최대 암호화폐 거래소 코인베이스가 나스닥에 상장됐고, 페이스북처럼 자체 가상화폐를 도입하는 곳도 늘었다.

특히 비트코인은 사기라며 가상화폐에 부정적 의견을 보이던 JP모간마저 관련 서비스를 제공하는 등 가상화폐 시장은 제도권에 점차 가까워지고 있었다.

하지만 FTX 사태를 계기로 이러한 가상화폐의 제도권 편입 움직임에 상당한 차질이 예상되고 있다.

지난 14일 블룸버그통신은 다수의 펀드 매니저들이 포트폴리오 다각화 혹은 디지털 금으로써 비트코인 투자는 실패했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고 전했다. 투자 손실이 막대하고 시장 구조가 너무 위험하다는 것이다.

통신은 기관들을 중심으로 가상화폐 투자를 꺼리는 경향이 더욱 커지면서, 기관들의 자산 포트폴리오에 가상화폐가 편입될 가능성이 완전히 닫힐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파인브릿지 인베스트먼츠의 자산 포트폴리오 매니저인 하니 레다는 "한때 투자자들 사이에서 (가상화폐를) 전략적 자산 배분에 편입할 만한 잠재적 자산 클래스로 검토하던 때가 있었다"며 "이는 이제 완전히 논외가 됐다"고 말했다.

◆ 규제 도입 '속도'

한편 이번 사태로 가상화폐 시장에 대한 규제 도입에는 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인다.

우선 바이낸스를 시작으로 해외 거래소들은 잇따라 준비금 증명 움직임에 나서며 자체 규제를 강화하는 모습이다.

창펑자오 바이낸스 대표는 지난 9일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모든 가상자산 거래소는 머클트리 준비금 증명을 진행해야 한다"면서 "은행은 부분적으로 준비금으로 운영되나 가상자산 거래소는 그렇지 않아 바이낸스는 조만간 완전한 투명성을 위해 준비금 증명을 시작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후 게이트아이오, 쿠코인, 폴로닉스, 비트겟, 후오비, OKX, 비트맥스, 크립토닷컴, 데리빗, 바이비트 등 10개 거래소가 준비금 증명에 동참하겠다는 성명문을 발표했다. 준비금 증명이란 사용자가 자신이 사용하는 거래소의 보유 자산을 실시간으로 감사할 수 있는 기술이다.

규제 당국이 무법지대인 가상화폐 시장의 고삐를 바짝 좨야 한다는 '정부 역할론'에도 힘이 실릴 전망이다.

과거 미국에서 엔론 회계부정 사건이 터진 뒤 2002년 '사베인-옥슬리법'이라고 부르는 회계감사를 대폭 강화한 법이 생겼는데, 마찬가지로 미국에서 가상자산에 대한 규제를 대폭 강화한 법이 생겨날 것이란 관측이다.

선진국에서 이미 예치금이나 스테이블 코인에 관한 규제 법안들이 진행 중이었는데, 이번 일을 계기로 법 제정이 더 가속화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 14일 레이얼 브레이너드 연방준비제도 부의장은 "가상화폐 기업들이 고도로 집중돼 있고, 상호 연결돼 있으며 도미노 효과가 크다"면서 "한 플랫폼의 실패가 다른 곳으로 확산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기존 금융 체계에 대한 규제처럼 레버리지, 유동성, 소비자자산 보호 부문 규제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구로다 하루히코 일본은행(BOJ) 총재도 "주요 7개국(G7) 권고사항에 따라 가상화폐 규제에 속도를 내야 한다"고 말했다.

비트코인 등 암호화폐 [사진=블룸버그]

◆ 단기 악재·장기 호재?

이번 일이 시장 전반에 단기 악재임은 확실하나 업계와 정부가 이번 일로 어떤 개선점을 내놓을지에 따라 장기적으로는 가상화폐가 투기상품이 아닌 금융자산으로 인정받을 수 있는 계기가 될 수도 있다.

디지털 자산 관리 회사인 비트와이즈 최고정보책임자(CIO) 맷 휴건은 FTX 사태 수습까지는 오랜 시간이 걸리겠지만, 궁극적으로는 코인 시장이 제도권으로 편입하기 위해 필요한 명확한 규제가 마련되는 계기가 된다는 점에서 오히려 기회일 수 있다고 주장했다.

FTX 사태로 가상화폐 시장 전체가 위축되기보다는 업계 내 옥석이 가려지고 투명성도 강화될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캐시 우드 아크인베스트 최고경영자(CEO)는 "가상자산산업은 앞으로 하나의 거래소로 압축될 것이고, 그 하나만 남는 자리를 차지하기 위해 거래소들은 더 강해질 것"이라고 전망하기도 했다.

물론 가상화폐 시장 자체에 대한 비판도 적지 않다.

다만 파이낸셜타임스(FT)는 대형 거래소인 FTX의 갑작스러운 붕괴는 가상화폐 에코시스템에 대한 심각한 의문을 제기한다면서, 이에 중대한 변화들이 생기지 않는 한 가상화폐 시장이 기존의 주류 금융 시스템에 편입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지적했다.

경기 침체 예고로 유명한 '닥터 둠' 누리엘 루비니 뉴욕대 교수는 트위터에 "바이낸스 창업자가 FTX 창업자보다 더 수상하다"면서 "가상화폐 거래소들은 투자금을 위험 자산과 섞고 불투명하게 운영해 전형적인 '뱅크런의 어머니' 모습이며 결국 모두 붕괴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사이버안전 전문가인 조세핀 울프 터프대 교수는 가상화폐는 정부에 의해 보장되지가 않는다면서, 누구든 가상화폐를 매수할 수는 있으나 본질적으로 모든 가치를 잃을 수 있는 매우 불확실한 것에 투자하는 것이며, 만약 그렇게 한다면 거기에는 어떤 보호도 없다고 경고했다.

 

kwonjiun@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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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출구조사 "유권자 65% '인플레 트럼프 탓'" [서울=뉴스핌] 최원진 기자= 3일(현지시간) 치러진 미국 중간선거 출구조사에서 유권자의 절대다수가 현재 미국 경제 상황을 비관적으로 평가하고 있으며, 고물가와 경제 난국의 책임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게 돌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NBC, CNN, CBS 등 미국 주요 방송사의 의뢰로 여론조사기관 SSRS가 실시해 이날 발표한 출구조사 결과에 따르면, 전체 응답자의 75%가 "현재 미국 경제 상황이 악화됐다"고 답했다. 3일(현지시간) 미국 일리노이주 시카고에 있는 윌리엄 C. 가우디 기술 아카데미의 중간선거 투표 현장. [사진=로이터 뉴스핌]   특히 유권자의 65%는 "트럼프 대통령의 정책이 경제를 더 악화시켰다"고 응답했으며, 62%는 고물가의 책임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있다고 지목했다. 유권자의 44%는 "2년 전 트럼프 대통령 취임 당시보다 가계 재정 상태가 악화됐다"고 답한 반면, 좋아졌다는 응답은 18%에 그쳤다. 이번 출구조사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국정 수행 지지율은 38%에 그쳐, 1기 임기 당시 치러진 2018년 중간선거 지지율(45%)보다 7%포인트(P) 하락했다. 유권자 10명 중 4명 이상인 43%는 "트럼프 대통령에게 심판표를 던지기 위해 투표소에 나왔다"고 답했다. 이는 상원 승패를 결정지을 4대 핵심 경합주(조지아, 오하이오, 미시간, 텍사스)에서도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부정 평가가 과반을 넘어서며 공화당 후보들에게 악재로 작용한 것으로 분석됐다. 유권자들이 꼽은 가장 중요한 선거 이슈는 경제(39%)였으며, 민주주의 수호(32%)가 뒤를 이었다. 체감 물가 상승률과 관련해서는 ▲유가 및 경유 가격(87%) ▲식료품 가격(88%) ▲공공요금(86%) ▲의료비(85%) 등 삶의 질과 직결된 전 분야에서 80%가 넘는 유권자가 불안감과 생활고를 호소했다. 지난 2024년 대선에서 트럼프 대통령 승리의 견인차 역할을 했던 핵심 유권자층의 이탈 징후도 포착됐다. 히스패닉(라틴계) 유권자 중 민주당 지지층 비율은 2024년 39%에서 올해 43%로 반등했다. 이로써 민주당의 라티노 우위 격차는 2024년 10%P에서 이번에 16%P로 크게 확대되며 우상향 곡선을 그렸다.  흥미롭게도, 유권자들은 양당 모두에 대해 높은 불만을 드러냈다. 민주당에 대한 비호감도는 54%(호감 46%), 공화당에 대한 비호감도는 59%(호감 41%)로 양당 모두 과거 두 차례 중간선거 대비 비호감도가 크게 상승했다. '양당 모두 비호감'이라고 답한 유권자 비율도 20%에 육박한 것으로 나타났다.  주요 이슈별 정당 신뢰도 조사에서는 민주당이 경제, 외교 정책, 의료, 공직 부패 등 다수 분야에서 공화당보다 우수한 평가를 받았다. 공화당은 이민 문제에서만 유일하게 우위를 점했으며, 인공지능(AI) 정책과 세금 이슈에서는 양당이 팽팽히 맞섰다. wonjc6@newspim.com   2026-11-04 0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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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제2금융·증권사 등 보안 모두 뚫렸다 은행을 시작으로 증권사와 카드사 뿐 아니라 저축은행 등 제2금융권까지 해킹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난공불락으로 여겨졌던 금융사 보안 체계는 외부 공격과 내부 관리 부실 앞에서 허점을 드러냈고 사고를 사전에 탐지하거나 피해를 신속히 차단하는 대응 역량도 도마 위에 올랐다. 뉴스핌은 총 4편의 기획을 통해 업권별 사고 원인과 보안 실태를 규명하고 인공지능(AI) 기반 보안체계 구축과 망분리 규제 개선 및 실질적인 제도 개선 방안 등을 모색한다. [서울=뉴스핌] 김양섭·김가희 기자 = 국내 금융권이 한 달 넘게 이어진 연쇄 해킹에 업권을 가리지 않고 뚫렸다. 지난달 1일 신한은행의 고객정보 유출 공개 이후 시중은행과 저축은행, 캐피탈사, 새마을금고중앙회로 번진 침해사고는 지난달 말 대신증권과 미래에셋자산운용, 미래에셋생명, 빗썸으로 이어졌고 한양증권에서도 유출이 확인됐다. 금융당국이 지난달 14일 집계한 침해 금융사만 16곳, 유출 정보는 약 10만건이었다. 뚫린 곳은 대부분 핵심 뱅킹망이 아닌 외곽 시스템이었다. 금융당국은 지난달 4일 사고를 세 유형으로 나눴다. 본인확인 없이 대출신청 내역 등을 조회할 수 있던 정보조회 서비스, 기기 접근통제가 빠졌거나 웹 취약점이 있던 프라이빗뱅커(PB)·기업금융 담당자(RM) 등 직원 업무지원 서비스, 이미 알려진 취약점으로 악성코드가 심어져 고객정보가 담긴 로그파일이 빠져나간 홈페이지다. 금융당국이 금융회사 555곳의 자체 보안점검 결과를 공개한 지 2주 만에 증권·보험업권에서 추가 사고가 나오면서 체크리스트 방식 점검의 실효성에도 의문이 제기된다. [AI 일러스트= 김가희 기자] ◆ 모집인 조회서비스 뚫리자 고객 정보까지…신한 2만5729명·국민 2210명 유출 4일 금융권에 따르면 이번 연쇄 해킹에서 가장 먼저 드러난 신한은행 사고는 모바일 홈페이지 'M신한'의 대출모집인용 조회 서비스에서 시작됐다. 아이디와 비밀번호만 있으면 들어갈 수 있는 서비스였다. 신한은행이 국회에 제출한 자료를 보면 공격자는 9월 28일 저녁부터 고객번호 등 입력값을 무작위로 바꿔 넣으며 조회를 반복했고 휴대전화 인증 우회도 시도했다. 8개국 인터넷 프로토콜(IP) 주소를 바꿔가며 들어왔고, 은행은 15시간26분 뒤에야 이상을 알아챘다. 유출 고객은 2만5729명이다. 이름·전화번호와 연소득, 산출 대출한도 등이 빠져나갔고 주민등록번호 66건과 연계정보(CI) 97건도 포함됐다. 금융당국은 지난달 4일 은행 4곳과 예가람·웰컴저축은행, 현대캐피탈 등 7개사 사고 가운데 여러 곳에서 동일 공격자로 추정되는 IP가 발견됐고 인공지능(AI) 도구를 활용한 정황이 있다고 밝혔다. 비슷한 접근 시도를 받은 우리은행과 NH농협은행에서는 유출이 확인되지 않았다. 우리은행은 대출모집인이 지정 태블릿에서 별도 인증서와 생체인증을 거쳐야 업무시스템에 들어갈 수 있고, 농협은행은 모집인에게 내부망 접속 권한이나 별도 업무시스템을 주지 않는다. KB국민은행은 직원용 모바일 업무지원 시스템 'RM 에이전트'와 'PB 에이전트'가 뚫렸다. 지난달 2일 고객 119명 유출을 밝혔다가 26일 재조사에서 고객 1631명과 임직원 460명을 추가로 확인해 피해가 2210명으로 늘었다. 하나은행은 영업지원시스템(ODS)에서 고객 89명의 주민등록번호·주소·직장명 등이 유출됐다. 최병호 고려대 휴먼인스파이어드AI연구원 교수는 이번 사고를 개별 회사가 아닌 금융권 전반의 구조적 취약점 문제로 봤다. 그는 "이번 사고는 본사가 아닌 외곽 조직이 털린 것이어서 망분리와는 관계가 없다"며 "외곽 조직은 업무 편리성이나 직원 복지, 매출 때문에 보안 등급을 의도적으로 낮춰온 곳"이라고 말했다. 이어 "과거 인간 해커는 목표를 정해 오래 준비했지만 AI 에이전트는 수천 개가 금융권 전체를 실시간으로 훑다가 취약점을 찾으면 바로 공격한다"며 "관행처럼 해오던 부분을 AI 에이전트가 간파한 것"이라고 진단했다. [AI 일러스트= 김가희 기자] ◆ 자체점검 '적정' 대신증권도 뚫려…협력사 연계서버서 3만8490명 유출 대신증권은 지난달 17일 투자일임 비대면 계좌개설 연계서버에서 비정상 접근을 포착했다. 고객 3만8490명의 이름·이메일·주소와 암호화된 계좌번호 등 8개 항목이 유출됐다고 지난달 28일 밝혔다. 대신증권은 당국의 12개 항목 자체점검에서 미흡사항이 없다고 보고한 것으로 전해졌으며, 뚫린 연계서버는 당시 점검 대상에 들어 있지 않았다고 밝혔다. 같은 날 미래에셋자산운용도 업무용 웹 시스템에 외부 IP가 비정상 접근해 일부 업무 정보가 유출됐다고 밝혔다. 고객정보 유출은 없었다고 했다. 한양증권도 지난달 29일 외부 그룹웨어에 대한 비정상 접근으로 고객정보 15건을 포함한 개인정보 31건이 유출된 사실을 확인했다. 주민등록번호가 포함된 건은 3건이다. 한 자산운용업계 관계자는 "운용업계는 개인 고객 정보를 직접 다루는 일이 적어 그동안 보안 투자 우선순위가 은행·증권·카드보다 낮았던 게 사실"이라며 "중소형사는 자체 보안 인력을 꾸리기 어려워 전산을 외주에 의존하는 곳이 많은데, 외주업체가 뚫리면 같이 피해를 입는 구조적 위험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대신증권과 미래에셋자산운용 사고가 알려진 뒤 점검 수위가 한 단계 더 올라갔다"며 "외부에 노출된 시스템을 전수 파악해 접근통제를 다시 확인하고 점검 범위를 외주·연계 구간까지 넓히고 있다"고 전했다. 빗썸은 사내 모바일 그룹웨어가 뚫려 고객 6444명과 임직원·협력사 직원 715명의 정보가 유출됐다고 지난달 29일 밝혔다. 고객 844명분은 암호화되지 않은 채 노출됐고 주민등록번호·신분증 사본 등이 포함됐다. 빗썸은 당국 자체점검 때 최신 보안패치 적용이 미흡하다고 보고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보험사 가운데 처음 해킹 유출을 신고한 미래에셋생명은 지난달 25일 이상 징후를 발견했다. 홈페이지와 청약시스템 일부가 침해돼 이름·주민등록번호·계좌번호 등 홈페이지 서비스 관련 정보가 빠져나갔다. 유출 규모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 10년 된 데이터베이스 쓰던 예가람 4만3246명 유출…웰컴·현대캐피탈은 닷새 뒤 인지 예가람저축은행에서는 고객 4만3246명의 정보가 유출됐다. 규모가 공개된 사례 가운데 가장 많고 상반기 말 거래자(16만2731명)의 4분의 1이 넘는다. 이 중 320명은 주민등록번호·계좌번호·거래내역 등 다른 항목까지 빠져나갔다. 해커는 9월 16일 고객정보 서버에 접근했지만 은행은 14일 뒤에야 이를 알아챘다. 국정감사에서는 침해 관련 시스템에 2016년 출시된 구버전 데이터베이스(DB) '레디스(Redis) 3.0.7'이 쓰였고 1년 전 공개된 취약점도 패치되지 않은 상태였다는 지적이 나왔다. 예가람저축은행은 사고 당시 금융보안원 회원사도 아니었다. OK저축은행은 지난달 11일 대출신청 웹페이지, 15일 모바일 수신서비스 홈페이지가 잇따라 뚫려 고객 250명의 연소득·대출금액 등과 268명의 계좌번호·잔액 등이 유출됐다. 웰컴저축은행과 현대캐피탈은 9월 27일 공격을 받고도 닷새 뒤 금융보안원이 공유한 공격 IP로 접속 기록을 살피다 침해를 확인했다. 웰컴저축은행에서는 법인 인터넷뱅킹 아이디·대표자 이름 등 2370건(중복 포함)이 유출됐다. 현대캐피탈은 주택대출 모집인 조회페이지가 공격받아 모집인 146명의 주민등록번호가 노출됐다. 새마을금고중앙회 공제 홈페이지에서도 회원 400여명의 정보가 빠져나갔고, 중앙회는 약 60시간 뒤 금융보안원이 전달한 의심 IP를 분석하고서야 이를 알았다. 김명주 인공지능안전연구소(AISI) 소장은 최 교수와 달리 뚫리지 않은 회사도 있는 만큼 개별 회사의 문제로 봐야 한다고 했다. 그는 "기업마다 부가서비스로 했거나 보안을 등한시했던 부분이 계속 뚫리고 있다"며 "금융권도 보안을 비용으로 보기 때문에 사고가 안 나면 아까운 돈이다 보니 몇 년씩 사고가 없자 늘려야 할 투자를 계속 줄이다가 이번에 터진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금융권 정보보호 인력 비중은 수년째 10%를 밑돈다. 금융감독원이 강민국 국민의힘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를 보면 올해 6월 말 7개 업권의 정보기술(IT) 인력 2만7508명 가운데 정보보호 인력은 2654명(9.6%)으로, 은행(8.8%)과 증권(9.5%)은 평균에도 못 미쳤다. ◆ 555곳 중 130곳 '미흡'…패치·인증·관제 기본 항목서 구멍 금융위원회가 지난달 14일 공개한 긴급 자체점검에서 금융회사 555곳 가운데 130곳(23.4%)이 보안패치 미적용, 기술지원이 끝난 노후 시스템 관리 미흡, 24시간 보안관제 미구축, 대외시스템 인증·인가 누락, 다중인증(MFA) 미도입 등 미흡사항을 보고했다. 나머지 425곳은 '적정'으로 보고했다. 신진창 금융위 사무처장은 지난달 14일 "수 차례에 걸쳐 전수점검과 관리 강화를 주문했음에도 금융회사에서 기본적인 부분이 잘 지켜지지 않는 사례가 발견된 것은 매우 뼈아픈 부분"이라고 말했다. 금융감독원도 금융권의 이행이 충분하지 않다고 판단했다. 사고 전부터 기본 보안 통제 보완과 외부 접점 악용 주의 등을 전파했고, 긴급 체크리스트 점검 때 필수적인 경우를 빼고 외부 접근을 원칙적으로 차단하도록 했지만 가시적인 변화가 나타나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찬진 금감원장은 전날 임원회의에서 "사고 회사가 유의사항과 자체점검을 제대로 이행했는지 살피고, 종합금융투자사업자·보험사 등 대형 금융회사도 은행권과 같이 CEO 등 경영진 책임까지 엄중하게 물으라"고 지시했다. 대부업·가상자산업·온라인투자연계금융업 등 전자금융거래법 미적용사를 포함한 전 금융권의 외부 접점을 전수 점검하고, 형식적 점검에 그친 곳은 엄중 조치하라고도 했다. 오는 5일에는 이억원 금융위원장이 5대 시중은행장·금융협회장 등과 간담회를 열고 AI 해킹 대응 방안을 논의한다. 최 교수는 미국·유럽처럼 외부 공격을 가정해 취약점을 찾는 '레드팀' 점검을 상시화해야 한다고 했다. 그는 "그동안은 체크리스트로 점검하거나 자기 보고에 의존해 보고할 때는 문제가 없다고 했을 것"이라며 "정부가 보안 품질을 평가하거나 보안 성과를 공시해 주가에 반영되도록 하면 기업이 돈을 쓸 수밖에 없는 구조가 된다"고 말했다. 김 소장은 보안을 투자로 보는 인식과 CEO가 책임지는 구조를 개선 과제로 꼽았다. 그는 "지금은 CEO가 아니라 개인정보·정보보호 담당자가 책임을 지고, 사고가 나면 그 사람을 잘라버리면 끝"이라며 "갈수록 AI를 쓴 공격이 늘어날 텐데 이전 보안 시스템으로는 막을 수 없는 만큼 은행도 AI 시스템을 갖춰 미리 방어에 신경 써야 한다"고 말했다. [사진=금융위원회] ssup825@newspim.com 2026-11-04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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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이 내용에 포함된 데이터와 의견은 뉴스핌 AI가 분석한 결과입니다. 정보 제공 목적으로만 작성되었으며, 특정 종목 매매를 권유하지 않습니다. 투자 판단 및 결과에 대한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주식 투자는 원금 손실 가능성이 있으므로, 투자 전 충분한 조사와 전문가 상담을 권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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