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심·2심·대법 전부 원고 승소
[서울=뉴스핌] 배정원 기자 = 세월호 참사 당시 해경 구조작업을 비판하는 내용의 인터뷰를 한 홍가혜 씨가 자신을 '허언증'이라고 표현한 기사를 보도한 디지틀조선일보를 상대로 한 손해배상 청구소송에서 최종 승소했다.
대법원 3부(주심 안철상 대법관)는 14일 원고 홍씨가 디지틀조선일보를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청구소송에서 피고의 상고를 기각하고 원고에게 위자료 6000만원 지급을 명령한 원심을 확정했다.
[서울=뉴스핌] 윤창빈 기자 = 서울 서초구 대법원의 모습. 2020.12.07 pangbin@newspim.com |
재판부는 "이 사건 기사의 상당 부분은 '해경의 구조가 제대로 이루어지고 있는지'라는 공적인 관심사에 대한 것이 아닌 '원고가 자신의 사생활에 대해 거짓말을 한 전적이 있다'는 취지의 사적인 영역에 속하는 내용에 집중하고 있다"고 판단했다.
그러면서 "이 사건 기사는 상당 부분 인터넷 게시판에 등록된 글이나 스포츠 매체 기자의 SNS글을 근거로 작성됐는데 피고가 참조한 자료들은 그 내용의 진위가 불명확함은 물론 궁극적 출처도 특정하기 어려운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이어 "피고는 이 사건 기사를 게재하기 전 적절하고도 충분한 조사를 하였는지, 어떠한 근거나 자료를 토대로 이 사건 기사의 내용이 진실이라고 믿었는지 등에 관하여 구체적인 정황을 소명하지 못하고 있다"고 질책했다.
재판부는 "원고가 세월호 관련 인터뷰를 통해 자발적으로 공적인 여론 형성의 장에 뛰어들었다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원고가 광범위하게 국민의 관심과 감시의 대상이 되는 공적 인물이라고 보기는 어렵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고는 원고의 세월호 관련 인터뷰가 이슈화된 시점에 이 사건 기사를 반복적으로 게재하여 원고 인격에 대한 공격을 시도했고 이로 인해 원고는 극도의 불안과 우울 증세를 겪는 등 심각한 피해를 입게됐다"고 판단했다.
앞서 홍씨는 세월호 참사가 발생했던 지난 2014년 당시 한 언론 인터뷰에서 "잠수부 중에 생존자와 대화를 한 사람이 있다", "해경은 민간잠수부를 지원하는 대신 오히려 대충 시간만 때우고 가라는 식으로 말했다"는 발언을 한 적이 있다.
이후 홍씨에 대한 여론이 집중되자 디지틀조선일보는 홍씨에 대해 '허언증 환자'라고 지칭하는 등 인터넷에 떠도는 소문이 마치 사실인 것처럼 기사화했다. 그러자 홍씨는 디지틀조선일보의 보도로 정신적 피해를 입었다며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제기했다.
앞서 1심 재판부는 해당 보도로 인해 홍씨의 명예가 훼손되고 인격권이 침해됐다고 인정하며 피고로 하여금 6000만원을 배상하라고 판결했다. 2심 역시 항소를 기각하며 원고의 손을 들어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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